대한 국제 리젠트화재 등 3개 부실손보사의 공개입찰 결과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무려 15개사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인수경쟁 과열이 우려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부실 3개 손보사를 모두 인수하겠다고 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국내기업인 대한시멘트와 삼애인더스를 비롯 외국기업인 로열 앤 선얼라이언스(영국), 라자드 아시아(싱가포르), 코넬 인베스트먼트 LLC(호주), 푸본 그룹(대만) 등 6곳이다.
또 대한화재에 대해 인수의향서를 낸 곳은 동양화재와 LG화재, 청화ITL, 에이스월드벤처캐피탈 등 국내기업과 베이직 인터내셔널(미국), 크로닌 펀딩 그룹(미국) 등 6개사이다. 근화제약과 효성은 국제화재를, 미르셋은 리젠트화재를 인수하겠다고 인수의향서를 각각 제출했다.
이중 청화ITL은 제조 및 부동산개발회사이며, 상장회사인 삼애인더스는 前 삼애실업으로 봉제의복제조 회사다.
에이스월드벤처캐피탈의 경우 대한화재에 지분참여를 시도했던 곳으로 유사금융회사이며, 미르셋은 벤처기업으로 인공위성방송수신회사이다.
외국계의 경우 로열 앤 선얼라이언스사는 영국 유수의 보험회사이며 푸본 그룹은 대만의 대형 금융그룹이다. 라자드는 세계 7~8위의 투자금융회사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머지 회사들은 어떤 회사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예보는 이들 회사에 메일을 보내 회사소개서를 보내줄 것을 요구한 상태다.
이처럼 국내외 15개 업체가 부실 손보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자 인수전이 자칫 과열돼 가격이 올라가는 기현상이 벌어져 유찰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손보업계 전문가들은 당국이 인수의향서를 낸 곳 가운데 보험사 경영에 뜻이 있는 곳인지, 아니면 단순한 기업사냥꾼인지를 정확히 구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외자유치라는 명목으로 외국기업에 회사를 헐값에 넘겼다가 국내 기업이 비싸게 되사는 상황이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인수자의 경영의지와 자본력, 준비상황 등을 고려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해야 한다”며 “인수가 과열되면 가격이 올라가 인수한 회사가 동반부실화할 수도 있고 인수의지가 강한 기업이 물러날 수도 있으므로 당국의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조건 높은 가격을 부른다고 그 기업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예보측도 인수의향서를 낸 곳이 많다보니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에 다소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예보 관계자는 “과거에 포드사처럼 우선협상대상자로 한 곳을 지정했다가 매각에 실패할 경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경우 보완책에 대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보는 인수의향서 제출자에 대해 회사 관련자료를 배포하고 오는 30일까지 투자제안서를 받을 계획이지만 현재 부실3사에 대한 자산부채 실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제출기한은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김성희 기자 shfre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