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은행권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인터넷은행은 여러 제약조건과 수익원에 대한 의문으로 대부분 유보 내지는 포기하고 있다.
다만 은행의 복잡한 의사결정 체계와 경직된 문화로부터 탈피해 보다 자유롭게 인터넷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은행권이 인터넷은행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있는 것은 적절한 수익모델 창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기업들에 대한 거품론도 이와같은 입장정리에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더라도 기존 브랜드를 넘어서는 이미지 심기가 쉽지 않고 은행권이 아직 구조조정의 과정에 있다는 점도 제약으로 작용했다. 물론 현실적으로 제도적인 여건도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국민은행은 ‘인터넷 파이낸싱서비스’ 를 위한 별도 사이트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씨티은행의 ‘씨티FI닷컴’을 모델로 홈페이지와는 별도의 사이트를 통해 오프라인의 금융서비스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조흥은행도 홈페이지와는 별도의 사이트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기본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한 금융포털사이트 구축에 주력하면서도 제휴기관이 계속 늘어나고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회사홍보와 실제 인터넷사업을 분리하는 별도 사이트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빛은행은 e-커머스 전문자회사 설립으로 전략의 방향이 모아지고 있다. 인터넷은행 설립이 아직 어려운 만큼 전자상거래 전문자회사 설립을 통해 인터넷은행을 준비하면서 인터넷관련 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한빛은행은 이미 기존 조직을 해체하고 자회사 설립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감독당국의 허가문제가 변수로 남아있다.
신한은행은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신한종합금융그룹화를 추진함에 따라 그룹차원의 금융포털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터넷뱅킹 추진전략’을 통해 인터넷은행 설립을 백지화한 바 있는 주택은행은 자체 홈페이지의 확대개편을 통해 금융포털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최초의 인터넷사업본부 내에서 벤처회사나 신기술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는 별도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닷컴기업’들에 대한 위기론과 함께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은행권은 제도적인 여건이 개선되고 확실한 수익모델이 개발되면 언제든지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따라하기 식’ 투자는 지양해 무분별한 투자는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인터넷에 대한 창조적이고 능동적인 접근과 함께 가장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은행 고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익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