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공동으로 증권거래소 증권업협회 예탁원 선물거래소 등 증권유관기관에 지출하는 매매 제비용을(약정액의 0.0135%)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사이버 트레이딩의 활성화로 거래 수수료율이 90년대에 비해 5배 이상 줄어든 만큼 증권유관기관들의 매매제비용도 인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매년 증권유관기관들의 연간 운영비를 산출, 각 증권사가 규모에 따라 출현하는 정액제로 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사이버 트레이딩의 대중화로 거래 수수료가 평균 0.12% 수준(36개사의 수수료 평균)으로 낮아짐에 따라 증권유관기관에 지출하는 0.0135%의 매매제비용이 증권사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증권유관기관들이 비영리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증권시장에서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불만도 증권사들의 공동대응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유관기관 매매제비용 인하 문제를 놓고 최근 증권사들이 현황조사에 들어갔으며 조만간 공식적으로 각 기관에 수수료 인하 요청을 할 계획이다. 현재 증권사가 증권유관기관에 지출하는 매매제비용은 0.0135%이며 증권거래소 증권업협회 예탁원이 각각 0.008%, 0.0015%, 0.004%를 받아가고 있다. 지난 한해 증권유관기관이 거둬들인 비용은 대략 2200억원에 이른다. 그나마 이 비용도 지난해 증권거래소와 협회가 증권사들의 요청에 따라 10~12월까지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면제해줬기 때문이며 실제로는 3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사이버 트레이딩이 전체 약정에서 65%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매제비용을 90년대 오프라인 거래 수준으로 받는 것은 불합리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수수료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최저 수준의 거래 수수료를 받고 있는 일부 증권사의 경우 거래소 코스닥의 위탁수수료 수익중에서 40% 이상을 매매제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 같은 비용부담으로 인해 증권사 수익원 확보와 고객 서비스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증권유관기관이 지난해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면제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각 기관의 수수료를 최대한 축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증권사들은 증권업협회와 예탁원이 매매제비용 인하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 기관의 경우 증권사 약정과는 무관하고 자금결제기능 회원사 관리 등의 한정된 기능만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수백억원의 수수료 징수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증권사들의 매매제비용 인하 움직임과 관련, 증권업협회는 회원사들과 논의를 통해 장기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현재 사이버 거래 수수료가 증권사들의 과다한 수수료 경쟁으로 비현실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증권사의 수수료 체계와 매매제비용을 함께 개선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문제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