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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될까...증권산업 구조조정

문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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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1-05-10 01:25

“무풍지대는 없다”...돌풍 일으키려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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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임박하면 결국 흐지부지될것” 전망도

무풍지대에 때 아닌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 정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증권산업 구조조정 논의가 40여개의 회사가 난립해 있는 증권가를 휩쓸고 있다. 97년 IMF 구제금융전 2102개에 달했던 금융기관중 485개(23.1%)가 문을 닫은 터라 몸으로 느껴지는 불안감은 이제서야 구조조정 논의의 첫 단추가 꿰졌음에도 불구하고 꺼질 줄 모른다. 게다가 485개의 금융기관이 문을 닫은 상황에서도 증권사는 36개사에서 42개사로 오히려 늘어나 구조조정의 무풍지대로까지 불려지는 등 개편론의 당위성을 자연스레 제공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과연 정부의 의지대로 증권산업 구조조정이 성공할 수 있을까. 세계적인 통합·대형화 바람과 사회적 비용 감축을 구조조정의 이유로 대고 있지만 증권산업 분석가들은 현실에 대한 보다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은행 및 종금사들과 판이하게 다른 증권산업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다면 이같은 구조조정 논의가 얼마나 어불성설인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주로 용두사미론, 원교근공론, 주가 부양론 등 3가지 이유를 들어 정부의 실정을 비난했다.



▶용두사미論 = 은행 구조조정의 결과가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윤곽이 드러난 것처럼 증권사 구조조정도 최소한 3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앞으로 3년 안에는 국내 정치권에 큰 영향을 주는 두 가지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있고 국회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다. 용두사미 정책을 예상하는 H증권 애널리스트는 “결국 금융 구조조정 정책의 마무리가 될 것으로 보이는 증권산업 개편은 정권 교체기임을 감안하면 올해나 내년 쯤에 가서는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짙다”고 말했다. 선거 기간중 현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이었던 기업·금융 구조조정 작업에 대한 뜨거운 공방전이 펼쳐지는 와중에 누가 책임지고 구조조정 작업을 지휘하겠냐는 것이다.

D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3년간의 금융 구조조정 결과와 공적자금 투입 결과에 대한 청문회가 열릴 지도 모르며 책임자에 대한 정책판단의 失效를 추궁하는 과정이 벌어질 것인데 이에 대한 우려감도 증권산업 구조조정을 더디게 할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원교근공論 = 먼나라와 사귀어 가까운 나라를 치는 전략. 경쟁사와 힘을 합쳐 덩치를 키우기 보다는 외자와 합작해 경쟁 증권사를 무너뜨리는 전략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증권산업 구조조정론의 핵심이 자발적 또는 인위적 인수합병을 유도해 외세가 거칠게 몰려오는 상황에서 대형 증권사를 탄생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는 논리를 정면으로 배격하고 있다.

D증권 기획팀 관계자는 “주식중개 수수료로 먹고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고, 기업여신이 없어 부실화 문제가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덜한 증권사가 왜 M&A에 나서야 하느냐”며 “오히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대부분 증권사는 외자 합작으로 자본유치를 하고 이후 경쟁사 보다 우월한 지위를 갖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정부의 자발적 M&A유도 계획은 종금사와 증권사를 결합시키려는 의도가 잠복해 있다. 증권사 자체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구조조정을 하는 게 아니라 정치권의 골치거리로 남아있는 종금사 처리를 위해 증권사가 희생양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증권사도 이러한 함정에 말리기 보다는 외자를 도입해 ‘칼 바람’을 비켜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주가부양論 =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이 구체적인 정확성을 갖고 있지 않은 데에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특히 某연구소에 의뢰한 용역은 해당 연구원이 제대로 증권산업을 이해하고 있는 지도 의구심을 낳고 있다. 또한 종금사와의 합병시 메리트를 제공하고 M&A기업에 대한 ‘당근’을 쥐어주는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느냐는 의문도 나온다. 이 때문에 단순히 주가부양을 위해 정부가 구조개편론을 흘리고 있다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H증권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증시통합과 증권사 구조조정론에 힘입어 증권주가 약진하고 이에 따라 매수세가 전 증시로 확산됐다”며 “증시가 침체할 때면 정부의 증권업 구조조정 발언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도 했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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