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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금융관련 협회 체제

문병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05-03 00:27

13개 증권사 선물협회 가입거부 ‘파장’

중복되는 금융활동 규제 사실상 어려워져

금융관련 협회 체제에 구멍이 생겼다. 금감원-금융관련 협회-금융기관으로 이어지는 자율규제 흐름이 삐걱거리고 있다. 13개 증권사가 코스닥50 지수선물 시장에 참여하지만 선물협회에는 가입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부터다. 증권사가 선물협회 미가입 상태에서 선물시장에 참여하면 기존에 가입했던 6개 증권사마저 선물협회 가입을 취소할 움직임이다.

이는 증권사와 선물협회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금융관련 협회의 시스템 문제로 불똥이 튀고 있다. 방카슈랑스등 금융권역별 고유 기능이 오버랩하는 상황에서 오버랩된 부분을 규제할 협회의 영역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선물협회는 최근 증권사의 강수에 마땅히 대항할 묘수를 못찾으며 ‘무용지물론’에 시달리기 까지 한다.

3일 증권 및 선물업계에 따르면 감독당국의 방치 속에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13개 증권사와 선물협회간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며 장기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11일 증권사의 코스닥50 지수선물 매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에도 해결이 안된다면 ‘금융협회 미가입 상태에서의 시장참여’라는 초유의 현상을 보게 된다는 점이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가 선물협회에 가입하지 않고 코스닥50 지수선물을 중개하기 시작하면 은행이 증권업 겸영을 할 때에는 은행 또한 증권업협회에 가입하지 않고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사의 선물협회 미가입이 하나의 전례로 작용해 권역간 중복되는 기능에 대해 협회의 손이 닿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현재 우리나라 금융협회체제는 기능별로 증권업, 은행업, 보험업, 선물업 등으로 나누어진다. 금융기관은 시장에 뛰어들기 전에 협회 가입이 전제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강제조항이 아니고 자율조항에 속한다. 이 때문에 타금융기관과 중복되는 금융권역에 대해서는 마땅히 규제할 협회도 없으며, 개별 금융기관도 굳이 여러 협회에 중복가입을 꺼리고 있다.

감독원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팔짱만 끼고 있다. 감독원 관계자는 “협회 가입은 강제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므로 가입을 하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해당 기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증권사의 선물협회 가입 거부 때에도 감독원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선물협회 가입을 보이코트한 증권사들은 “선물협회가 선물사의 이익을 대변해주며 증권사에는 특별한 혜택을 안주는 상황에서 협회가입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이유를 밝힌다. 이러한 사태는 당장 금융관련 협회 체제에 문제점으로 등장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전체 금융감독의 시스템을 변화시킬 만한 명분을 준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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