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최초로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신상품을 개발했다가 금감원으로부터 인가 보류를 받은 삼성화재가 결국 80세로 낮춰 재인가 신청에 들어가기로 해 생·손보 영역파괴와 관련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제3분야보험은 양업계가 공동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한만큼 고유영역 고수는 시대착오적이며 의미가 없다는 주장과 생·손보산업이 엄연히 다르므로 고유영역은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양립하고 있는 상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달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을 새로 개발, 금감원에 인가 신청을 냈으나 생보 고유영역인 종신보험 성격을 띠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 금감원으로부터 인가를 보류받은 것과 관련 보장기간을 80세로 낮춰 재인가 신청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현재 손보사의 장기보험상품은 보험기간이 15년으로 돼 있으나 순수보장성일 경우 보험기간에 제한이 없다. 따라서 삼성화재는 순수보장성인 이 상품의 만기를 100세로 연장, 금감원에 인가신청을 낸 것.
그러나 금감원은 100세까지 보장하는 것은 실제로 생보의 종신보험과 다를게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이 상품의 인가를 보류하고, 삼성화재측에 이를 보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최근 삼성생명도 손보 고유영역인 실손보상을 적용한 신상품을 개발, 인가 신청을 냈다가 역시 금감원의 제지를 받은 바 있어 제3분야보험의 생·손보 영역은 당분간 허물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는 “그동안 제3분야 보험시장을 놓고 생·손보업계간 자존심 경쟁이 치열했다”며 “그러나 생보업계는 실손보상이 봉쇄돼 있고 손보업계는 보험기간이 짧다는 점 때문에 상품개발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손보업계는 장기보험의 경우 보험기간이 한정돼 있는 것을 생보와 같이 무한으로 해주길 요구해왔고, 생보업계는 정액보상으로 돼 있는 것을 실손도 가능토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에 따라 양 업계의 리딩 컴퍼니인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각각 이 영역을 허물기 위한 1차 시도를 했던 것. 이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그대로 고유영역을 고수하자는 입장과 영역철폐를 주장하는 쪽으로 양분되고 있다. 일단 금감원이 생·손보 영역에 대한 선을 확실히 그음에 따라 당분간은 양업계의 영역다툼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나, 업계 일각에서는 조만간 영역이 철폐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김성희 기자 shfre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