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신년특집/증권업계 ‘윔블던’ 현상

문병선 기자

webmaster@

기사입력 : 2001-01-03 22:10

외국금융기관 증시 점유율 20% 육박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 아직도 수그러들지 않는 기세



IMF이후 다국적 금융기관들은 한국시장에 대거 상륙했다. 아직도 이들 기관의 기세는 수그러들 줄 모른다.

대다수 국내 금융기관의 내부 경영전략 보고서에는 ‘외자유치 관련 검토 요망’이라는 문건이 빠지지 않고 올라있다. 한국시장은 초국적자본의 전략적 보고가 되고 있다는 한 외국증권사의 보고서까지 뒤따를 정도다.

증권가에도 지난 3년동안 유럽 미국 홍콩 등 세계 각지의 펀드가 국내 증권사에 지분참여를 하거나 경영권을 양도받으면서 지각변동 조짐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쌍용증권이 H&Q AP로 넘어가면서 굿모닝증권으로 명패를 갈았고, 서울증권은 대림산업에서 조지소로스 계열인 퀀텀펀드에 매각됐다.

한진증권은 모회사였던 한진그룹의 구조조정 여파로 푸르덴셜파마에 경영권이 넘겨져 메리츠증권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외에도 대유증권이 리젠트증권으로, 조흥증권이 KGI증권으로 변신하며 증권가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현대증권까지 AIG에 매각된다면 증권시장의 20%를 외국기관이 잠식하게 된다.

한국 증권시장을 조금씩 잠식해 들어가는 이들 금융기관의 ‘바람’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굿모닝증권이 굿모닝투신운용을 설립해 펀드운용업에 적극 뛰어들 예정이고, 서울증권은 ‘Z캐피탈펀드’를 만든다.

이 펀드는 다국적 기업들의 출자를 받아 국내 증시에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은 국제부와 리서치부를 강화시키며 상위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KGI증권은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지를 연결해 아시아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의 ‘바람’이 ‘태풍’으로 돌변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언제나 상존하고 있다. 이미 굿모닝 서울 메리츠 KGI 리젠트증권의 실적은 예상치를 능가한다는 평가다.

지난 10월기준 외국업체의 지분율이 높은 5개증권사의 약정고를 합산한 법인부문 점유율은 14.55%를 기록해 1위로 뛰어올랐다. 국제부문 점유율도 17.62%로 3위까지 올라섰다. <표1 참조>



◎ 합작증권사 도매부문 시장잠식



법인부문에서 급성장이 가능했던 이유는 상대적으로 국내 재벌그룹이 해체되거나 규모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삼성 현대 LG를 제외하곤 대우 쌍용 한진 한라 등의 대기업은 대부분 구조조정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그룹이 쪼개지거나 해체되는 비운을 겪어야 했다.

무주공산이 돼버린 법인시장을 이들 외국금융기관이 각개 약진한 결과 법인시장은 이제 ‘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우수한 금융기법과 투자수익률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은 글로벌시장에서도 부인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국제부문에서는 외국계 증권사로 주도권이 넘어간 지 오래다. 해외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외국기관의 국내 주식매매 중개 등의 부문에서 5개 증권사의 약진은 눈부실 만큼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굿모닝증권은 전체 국제부문 시장에서 11.70%를 차지하며 일약 4위로 뛰어올랐다. 부동의 1위였던 대우증권이 그룹해체로 주춤한 틈을 타 몇 계단을 한꺼번에 뛰어넘은 것이다.

국제부문은 이들 5개 증권사 말고도 메릴린치 UBS워버그 살로먼스미스바니 ING베어링 등 외국증권사의 국내 지점이 ‘싹쓸이’ 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한 증권사 사장은 “국제업무 시장에서 어느 순간 외국업체에 국내기관들은 손을 들어버린 상태”라고 개탄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금융기관이 국제시장에서의 위상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 직접진출 외국증권사 경계해야



증권거래소는 지난달 13일 ‘2000년 증권산업의 변화’라는 보고서를 통해 외국계 증권사의 국내 시장잠식 현상이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소매부문은 우리나라에 직접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IMF이후 증권거래소에 회원으로 신규 가입한 외국계 증권사는 모두 10여 기관. HSBC(영국), Credit Lyonnais(스위스), CSFB(영국), UBS Warburg(영국), Merrill Lynch(미국), Goldman Sachs(홍콩), Indosuez W.I.Carr(홍콩), SG(영국), Kleinwort Benson(영국), Nomura(일본) 등이다.

이들은 모두 국내증권사에 지분참여나 경영권 인수를 통한 간접진출을 하지 않고 지점을 설립하거나 법인체를 만들어 직접 진출한 사례들이다.

외국계 증권사를 거쳐 매매가 이뤄지는 거래대금의 비중은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총매매대금의 10.09%다. 국내 증권사가 79.81%를 차지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국내 증권사들을 거쳐 거래되는 주식이 975조원어치로 전년 동기대비 31.55%

감소한 반면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거래되는 주식은 모두 123조원어치로 그 비중이 전년 동기대비 18.57% 급증했다.

<표2 참조>

이같은 성장세를 보인 이유로 증권거래소는 우리나라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매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증권사의 주요 고객인 개인투자자의 매매비중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본격적으로 소매 뛰어들어



최근에 외국계 증권사는 국내 개인투자자 대상 소매영업까지 강화하려는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메릴린치가 내년부터 컨설턴트형랩 상품을 국내시장에서 판매하려는 계획을 세웠고, 지점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해 여러 국내 금융기관과 제휴를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릴린치는 또 프라이빗뱅킹(Private Banking) 전담팀을 구성해 외국계 은행 출신 직원을 이미 채용한 상태로 내년부터 거액고객 유치를 위한 영업에도 나선다.

이외에도 노무라를 비롯한 16개 외국계 증권사는 그동안의 단순한 법인영업과 외국인 주식중개 업무에서 탈피, 본격적으로 소매영업에 뛰어들기 위해 국내 증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경력직원 100여명을 뽑을 것으로 알려졌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