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이와 같은 지원실적 상황을 지난 8일부터 매일 보고토록 했다.
하지만 대다수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국가적 위기 상황인 것은 인정하지만 금감원이 은행장의 일거수 일투족까지 매일 점검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은행이 기업을 지원함에 있어서 정확한 시장상황 판단과 이에 따른 대책 수립에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현재 대기업 자금난이 심각한 상황으로 판단, 52개 주채무계열의 내년 상반기까지의 일일 만기 도래 자금상황을 점검해 금감원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일명 ‘기업자금 지원 실적 보고’라 불리는 이 보고서에는 총수신, 기업대출, CP 할인 및 매입, CLO발행 실적, 기업 구매자금 대출 실적, 그리고 기업자금지원 관련 은행장 활동상황을 보고토록 돼 있다.
은행 실무자들은 이들 업체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일일 점검이라는 구태의연한 형태를 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기업자금 지원과 관련 은행장의 활동까지 매일 점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자금지원을 하라는 것인지 실적 보고를 하라는 것이지 모르겠다”며 “상황의 긴박함은 잘 알지만 다그쳐서 될 일이 있고 시기를 두고 지켜봐야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대기업 부실에 따른 하청업체들의 자금난과 연쇄 도산 등의 문제점은 누구보다 은행들이 절감하고 있다”며 “금감원이 감독기구로서 임무에 충실한 것은 이해하지만 일방적인 지시형태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