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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3년...금융기관 퇴출 그리고 변화

문병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12-03 22:43

2102개 금융기관중 485개社 사라져

97년 IMF 구제금융 신청전에 2102개에 달했던 금융기관중 불과 3년새 485개(23.1%) 기관이 문을 닫았다. 이중 리스 금고 신협을 제외하고 은행 종금 증권 투신 보험 등 총 180개 주력 금융기관 중에서는 58개(32.2%) 회사가 퇴출됐다. <표참조>

금융기관의 생존전쟁은 퇴출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대형화의 거센 물줄기가 금융권에 밀려오며 同기업간 합종과 異기업간 연횡을 강요하고 있다. 금융기관끼리 서로 돕지 않으면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 금융권에도 대형화 겸업화 집중화 경향이 뚜렷하게 일고 있다.

지방은행 포함 22개 은행기관은 정부주도의 금융지주사 아래로 편입이 추진되거나 자율적인 합병에 나서고 있다. 한빛 평화 광주 제주 경남은행이 하나로 통합되는 안이 정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한미 하나은행은 조만간 합병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택 국민은행등 우량 금융기관도 금융지주사 또는 은행간 합병을 위해 다각적인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42개 증권사는 자율적 합병을 위한 물밑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이미 공개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다고 밝힌 KGI증권, 산업은행 주도의 금융지주사로 재편되는 대우증권, 내년 중반쯤 코리아온라인(KOL)의 자회사로서 합병될 리젠트증권과 일은증권, 지난 1일자로 합병한 삼성증권과 삼성투신증권 등이 그 선두주자이다.

IMF이전 30개에 달했던 종금사는 21개(70.0%)사가 사라지며 금융기관중 가장 큰 시련의 세월을 보냈지만 아직도 일부기관은 추가 퇴출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 한스 중앙 영남종금이 예금보험공사 자회사인 하나로종금으로 계약이전됐다. 반면 동양 금호 현대울산종금은 자율합병이 사실상 무산되며 진로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보험사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 삼신생명 등 4개 보험사가 금감위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는 등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신동아화재 국제화재 등 일부 손보사는 외국금융기관으로 매각이 추진중이다.

금융기관의 변화와 함께 금융시스템과 금융인력의 체질개선도 시도됐다. 부실발생 요인을 원천 봉쇄하는 리스크 관리 제도가 강화 또는 신설됐고, 기업여신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신FLC제도를 도입했다. 금융기관에 종사하는 인력에 대한 업그레이드 또한 단행됐다. 서열중심의 조직문화에서 능력위주의 인사고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부작용도 속출했다. 수많은 금융맨들이 명예퇴직하거나 강제 퇴사룰 당하며 거리로 내몰렸다. 은행권 합병 등으로 인력 구조조정은 아직도 진행중이지만 노조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일부 금융기관은 공적자금이 투입됐지만 형평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고, 부실에 대한 책임공방이 가열되기도 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모럴해저드도 심각한 수준에까지 다다랐다. 내 뱃속만 챙기면 된다는 인식이 퍼지며 대형 금융사고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정현준 진승현씨 등 금고를 인수한 벤처 졸부들은 금융기관의 돈을 제멋대로 꺼내 쓰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부작용을 해결하지 못하면 금융권 구조조정은 물건너 간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권 구조조정이 구호만 요란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지속적이고 강하게 추진돼야 할 금융 구조조정이 정치권의 싸움으로 중심축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내수가 위축되면서 구조조정을 지휘할 내적 동력원이 모두 꺼지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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