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IMF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지난 98년 1조3500억원 적자에서 99년 1883억원 흑자, 올해는 사상 최대인 4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거래 중소기업들에게 ‘위기때 진정 도움이 되는 은행’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이익의 원천이 됐다.
기업은행은 IMF 이후 모든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과 영세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을 기피할 때 오히려 대출을 과감하게 늘렸고 이러한 영업전략은 외환위기를 넘기고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지금에 와서는 은행의 이익으로 돌아오고 있다.
특히 기업은행은 무수익여신과 순고정이하 여신비율이 9월말 현재 각각 3.40%와 2.53%를 기록하는 등 자산건정성 부분에 있어서 특수은행임을 감안해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97년 이후 급증했던 중소기업 부도와 이에 따른 부실을 98년말 1조원 이상 순손실로 반영해 상각하고 ABS발행 등 클린화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또한 4개 자회사에 대한 청산과 합병을 꾸준히 진행한 것도 자산건전성 향상과 수익 제고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기업은행은 이와 관련 국책은행이 자회사를 정리하는데 따른 국내외의 비난을 무릅쓰고 과감하게 부실 자회사를 정리했다.
지난해 3월 한국리스여신과 자산부채이전계획을 체결해 청산했고 같은해 4월에는 기은개발과 기은할부금융을 합병해 기은캐피탈을 만들었다. 내년 상반기중에는 기은상호신용금고를 청산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이 지금과 같은 우량은행이 된 데는 고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고객중심의 업무처리를 강조하는 이경재 행장의 경영방침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이행장은 신규고객을 늘리고 각 영업점별로 점주 실정에 맞는 자체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는 현장 위주의 ‘자율경영체제’를 정착시키는 등 내실과 수익중심의 경영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기업은행은 아더앤더슨의 컨설팅을 받아 새로운 금융환경에 대응한 비전 및 경영전략안을 마련했다.
기업은행이 마련한 새로운 비전은 중소기업과 개인고객에게 디지털화된 네트워크를 통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기업과 개인고객을 위한 종합금융 네크워크은행’이다.
주요 경영목표로는 2005년에 총자산 80조원 이상, ROA 1.2%, ROE 20%, 당기순익 9000억원, BIS자기자본비율 12%를 달성해 재무구조가 건실하고 내실있는 초우량은행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비전 및 경영목표의 달성을 위한 전략방향으로는 중소기업지원 역량의 지속적인 확충을 통해 중소기업 전문은행으로서의 포지셔닝을 강화함으로써 중소기업시장에서의 리딩뱅크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개인 고객 기반 구축을 통해 시장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기업은행은 이같은 장기계획과 최근의 업적신장을 바탕으로 제2차 금융구조조정기를 재도약의 계기로 활용하고자 내부 경영혁신운동인 ‘IBK 점프 2000운동’을 추진해 당초 업무계획보다 한 단계 높은 경영관리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밖에도 영업성과 개선, 경영 인프라, 조직 변화, 미래 성장성 부문에서 12대 전략과제를 도출해 이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