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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證-AIG 외자유치 ‘새 국면’

문병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10-09 06:07

공적자금 지원등 요구에 정부는 난색

현대증권의 AIG로부터의 외자유치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AIG가 정부에 요청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외자유치 자체가 파기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현대투신에 들어올 예정이던 10억달러가 협상 파기로 백지화된다면 국내 금융계는 ‘포드쇼크’에 이어 ‘AIG태풍’에 휘몰릴 공산이 크다. 증시뿐 아니라 금융권에서도 이같은 파장 때문에 현대증권과 정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AIG와 정부의 줄다리기

금감위와 재경부 어느 쪽에서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AIG가 정부 고위층과 협상에 나섰다는 추측이 무성하다.

지난 9월말 방한해 출국전 청와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WLR펀드의 윌버로스 회장의 행보는 이같은 추측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현재까지 금융계에 알려진 것은 공적자금 지원 또는 舊한남투신을 인수할 때 현대투신이 증권금융으로부터 5년만기 6.625% 이율로 2조원을 담보대출 받았던 증금채(비실명채권)에 대한 부담을 덜어달라고 AIG가 정부에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중 공적자금 요청說은 재벌개혁을 추진중인 정부의 노선과 정면 배치돼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금융계는 관측하고 있다. 나머지 비실명채권 관련 내용은 꽤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이 또한 해결할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증금채 부담완화 요구는 두가지로 나눠진다.

첫째는 담보대출의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다. 98년 10월 증권금융은 2조원의 증금채를 6.5%의 이율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발행, 이 자금을 현대투신에 저리(6.625%)로 대출했다. 한남투신을 인수하는 대가였다. 만기는 2003년까지 5년. 문제는 만기를 연장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만기를 연장하게 되면 2003년에 2조원의 비실명채권 원금을 일반인에 상환하는 일에 차질이 생긴다”며 “굳이 만기를 연장한다면 증권금융이 2조원을 미리 채권자에게 상환하고 다시 정부가 2조원을 현대투신에 빌려주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공적자금 투입과 방식만 바뀌었지 내용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는 것이다.

둘째는 담보대출의 이율을 낮추는 것이다. 이 또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증권금융은 6.5%로 자금을 조달해 6.625%로 현대투신에 대출했는데, 0.125%P의 차이는 증권금융의 채권 발행에 들어간 비용이었다.

따라서 이율을 AIG가 요구한 대로 3%로 낮춘다는 것은 정부가 또 다시 부담을 안게 된다는 얘기가 된다.

▶속내는 현대와 정부의 싸움

AIG와 정부가 직접 협상을 벌이는 상황으로 현대증권은 한발 뒤로 빠진 형국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들도 “현대증권을 거쳐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다이렉트로 정부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내용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대소 과장해서 말한다면 현대증권은 AIG와 정부의 샅바싸움을 느긋하게 즐기는 모양새다.

그러나 AIG와 현대가 10억달러 외자유치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을 때부터 뭔가 이면협상이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무성했다. 부실 투신사에 10억달러를 출자할 기업이 우리나라도 아닌 미국에 있겠냐는 것이 골자였다. 이러한 추측은 현대의 완강한 주장으로 잠시 수면아래로 잠복해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을 보면 ‘정부 책임론’에 관한 일련의 과정이 이미 MOU 체결때부터 현대와 AIG사이에 논의가 이뤄진 일로 비춰지고 있다. 외자유치가 파기되면 정부가 모든 책임을 지게 되고,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功은 현대가 갖게된다. AIG는 이 과정에서 ‘메신저’ 역할만 할 뿐이다.

이러한 와중에 이익치씨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행이 결정됐는데, 이번 외유는 과거처럼 업무상 이유가 아니라 일신상 이유라고 현대증권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이익치씨가 다시한번 주목받게 된 것은 AIG와 정부의 줄다리기 협상이 벌어지며 외자유치 본계약이 10일에서 20일로 연기된 와중에 나온 때문이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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