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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총파업 무엇을 남겼나

송훈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7-12 23:15

“은행 경영진이 못한 일 노조가 해결한 셈”

사상 초유의 은행 총파업이 정부와 금융산업노조간의 타협으로 파업 시작 하룻만에 끝을 맺었다. 정부와 노조는 몇 차례 협상을 거쳐 금융지주회사법 제정 및 구조조정, 관치금융 근절, 정부가 은행에 떠넘긴 부실 및 여신 정리 등에 대해 합의했다.

<관련 표 참조>

이번 파업을 통해 정부와 노조가 합의한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우선 은행 경영진이 하지 못한 것을 노조가 나서 해결했다는 점이다. 노조가 일관되게 주장한 것은 관치금융을 근절해 은행 경영을 정상화하고 나가서 더 이상의 인위적인 부실을 막아 구조조정 등 인원감축의 피해를 줄이자는 것이었고 결국은 이를 관철시켰다.

한편 정부는 의사들의 폐업에 이어 금융노조의 파업을 대하면서 많은 부분을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금융지주회사를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기존 의도를 노조가 수용하게 한 성과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 정부는 이러한 면을 정치적으로 보상받기 위해서도 구조조정에 더욱 더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업결과 가장 중요한 것은 은행 구조조정안이 더욱 구체화된 점이다. 정부와 노조는 2차 금융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 8인 정도로 구성된 ‘경영평가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평가는 6월말 기준으로 자체 경영정상화가 어려운 은행들과 한빛 조흥등 공적자금 투입 은행들이며 평가기준은 은행의 잠재부실을 반영한 6월말 BIS비율이 될 전망이다. 이들 은행들은 자체 경영정상화 계획을 마련해 금감원에 제출하고 이를 토대로 경평위가 독자 생존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해당은행이 철저히 자구노력을 하고 주주와 경영진 등이 부실 책임을 분담하는 것을 전제로 BIS비율 10%를 맞추는 수준까지 공적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공적자금이 투입되면 정부 주도하에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돼 경영정상화를 강력하게 추진토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 입장에서는 앞으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우선 잠재부실을 반영한 후 BIS 자기자본비율이 8% 밑으로 떨어지는 은행들에 대해서는 후순위채 인수나 증자등을 통해 BIS비율을 10% 이상으로 높여야 하고(3조~4조원 예상) 러시아 경협차관(이자포함 13억달러), 종금사 지원분(4조5000억원), ㈜대우 수출 채권(4500억원등)등도 해결해 줘야한다. 이 경우 정부가 앞으로 부담해야 할 공적자금은 총 10조원에 육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노조측에 이 부분을 약속해 줬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는 이번 파업을 종결시키면서 금융노조 측에 대해 앞으로는 ‘관치’의 오해를 살만한 행동들을 자제하고 이를 총리령이나 국무회의 보고 등을 통해 문서화하기로 약속했다. 금융기관들 입장에서는 크게 환호할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감독권 행사와 관치의 구분이 모호한 현실에서 통상적인 감독행위 마저 여의치 않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단적으로 채권전용펀드의 조성이 관치임이 분명하지만 이같은 조치가 없었다면 금융시장이 안정될 수 있었을 까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앞으로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좀 더 세련된 정책 집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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