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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생보산업을 진단한다] ①끝나지 않은 구조조정

이양우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6-12 09:34

“시장규모 비해 아직도 공급 과잉…17~18개사 적정”

2000년 생보산업을 얘기할 때 그 첫번째 화두는 역시 구조조정이다.

IMF로 촉발된 생보산업의 구조조정은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5개사를 포함, 모두 9개사가 퇴출되거나 타사에 흡수합병됐다.

한때 33개사에 달했던 생보사수가 2년새 10여개가 줄어든 23개사로 축소된 셈이다. 절대수로 보나 타금융권과 비교해보더라도 그 폭이 결코 작지 않다. 그러나 결론부터 앞세운다면 생보사 구조조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년내에 경영인프라가 취약하고 특성화돼 있지 못하면서, 규모의 경제에도 도달하지 못한 생보사중 4~5개사가 시장에서 추가로 축출되는 비극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추가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첫째 이유는 무엇보다 시장규모에 비해 아직도 생보사 숫자가 절대적으로 많다는데서 찾을 수 있다.

물론 이같은 수급불균형은 지난80년대말 생보시장 자유화를 빌미로 정부가 신설생보사를 무더기로 양산한데 따른 후유증이다. 당시 6개사에 불과했던 생보사는 합작, 내국, 지방사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일거에 33개사 체제로 전환됐던 것.

삼성생명산하 삼성금융연구소는 국내생보시장 규모에 맞는 적정생보사수를 17~18개사로 분석했다.

IMF직후에 한번, 그리고 지난 2월 또 한번 두번에 걸쳐 같은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생보협회도 지난91년 17~18개사가 적정한 것으로 분석했다. 생보협회는 그후 94년에는 20여개로 다소 늘려잡았다.

그러나 이는 다분히 업계에 미칠 파장등을 의식한 ‘다소 조정된’ 숫자로 봐야할 것같다.

아무튼 국내생보시장에 비해 아직 생보사수가 너무 많다는데 대한 이론이 별로 없고, 이것이 추가구조조정의 개연성을 높여주는 첫번째 이유로 꼽힌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물론 이같은 분석이 만능은 아니다.

여러가지 가정과 실측모델을 사용한 분석이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예측치일뿐이다. 모든 예측이 그렇듯이 얼마나 실증적이냐하는 점에서는 한계 또한 있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는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을 절대적 근거는 못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시장규모를 중심으로 한 이같은 분석에다 현재의 ‘시장상황’ 변수까지를 감안할 경우 추가구조조정의 개연성은 오히려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시장규모에 비해 생보사수가 다소 많다고 하더라도 개별생보사들이 특화등을 통해 자생력을 확보하고 있다면 추가구조조정은 없을 수도 있으며, 적어도 그 시기가 다소 늦어질 수 있다.

이론상 시장규모에 맞는 적정생보사수가 17~18개사라고 하더라도 현실에서는 20여개사가 공존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생보사들이 처한 현실이 그렇지가 못하다는데 있다.

상당수의 생보사들이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인데다 전산등 경영인프라 또한 취약하며, 무엇보다 전문화나 특성화돼 있지 못하다.

이런가운데 거대재벌과 외국자본의 집중적인 공략대상에 노출된 것이 현재의 시장상황이다. 자금력까지 취약한 이들이 자생력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은 전문화나 특화뿐인데 문제는 시간이 없다.

이미 시장은 완전 개방체제를 맞고 있어 대응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특히 아직도 상당수 생보사들이 특화전략에 대해 ‘가야할 길’이라는 막연한 판단만하고 있을뿐 추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경영역량이 취약한 실정이다. 위기의식만 있고 실천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같은 상황이라면 1년내에 재무구조가 취약한 몇몇 생보사들의 추가퇴출이 불가피하다. 어디가 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지목할 수는 없지만 시장상황을 감안할때 추가구조조정대상은 사실 이미 윤곽이 드러나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추가구조조정은 그 양상이 과거와는 다르게 진행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주도의 구조조정이 아니라 자발적인 인수합병등 철저하게 시장원리에 지배받을 것이라는 중론이다.



이양우 기자 su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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