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 현재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평균 3%대를 유지해 양호한 상태지만 대출 담당자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관리를 조금만 소홀히 해도 급증하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 연체율은 낮을수록 좋지만 회수율을 높이다 보면 고객의 불만이 커지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연체율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한미은행은 초기연체관리시스템(ACS)을 통해 연체고객을 단계적이고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한미은행은 98년 3월 ACS를 첫 도입한 후 99년 12월부터는 카드연체고객도 함께 관리하고 있다.
한미은행은 연체고객을 연체기간에 따라 초기·단기연체관리반 2단계로 나누어 관리한다. 초기연체반에서는 이자·원금 연체 5일 이후부터 1주일에 한번씩 확인 전화를 한다. 25명의 상담원이 통화시간, 내용, 입금약속 기간을 코드화해서 입금이 끝나는 시점까지 관리한다. 단기연체관리반은 초기 연체시점부터 입금시까지 관리한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ACS는 개인의 연체정보가 코드화됐기 때문에 관리의 효율성 증대는 물론 앞으로 CSS 운영과 접목시켜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말 1.7%에서 올 4월말 2.2%로 가계대출 연체율이 0.5%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시중은행 중에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모점운영을 통해 영업점이 신규고객 확보에 충실할 수 있게 했고 연체고객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업점에서는 신규대출 고객 영업에 집중하고 모점과 본점의 사후관리반이 연체고객 관리를 전담함으로써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
외환은행은 연체고객에 대한 정보를 본점과 모점, 그리고 영업점에서 공유토록 해 고객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계대출 비중이 큰 국민은행은 지난해 연체율도 높았다. 12월말 4.2%로 시중은행중 연체율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올 4월말 현재 3.4%로 0.8%포인트 낮췄다. 지난 3월 기존 연체금중 800억원을 대손상각한 게 연체율을 크게 낮춘 주요인이다.
국민은행은 영업점 업적평가에 있어 대출 사후관리에 높은 평점을 부과해 직원들의 연체고객 관리를 강화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민은행은 신규대환 특례를 5월말까지 시행했으나 다른 은행에 비해 연체고객 감소폭이 커짐에 따라 6월부터는 시행을 중지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