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장에 몰아친 리눅스 열풍을 보면서도 한동안 이리 재고 저리 재던 벤처캐피털 회사들이 마침내 ‘흐름을 따라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예상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투자하게 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주당 6만원이라는 가격은 자이언시스템의 지난해 매출이 거의 없고, 올해도 하반기나 돼야 본격적으로 실적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가격이라고 봐도 된다.
물론 자이언시스템이 삼성물산의 판매망을 이용하고 삼성전자 알파칩사업과도 연결돼있는 등 대기업과의 안정된 제휴기반이 있다는 점이 ‘플러스 알파’로 작용하기도 했다.
특히 이 회사가 단순히 리눅스 관련 소프트웨어업체가 아니라 서버를 설계까지 하고 애플리케이션도 취급하는 토털솔루션업체라는 장점도 고려됐다는 후문.
이번 딜의 또다른 관심은 벤처캐피털업계를 대표하는 메이저들이 여기서도 한판 승부를 벌였다는 데에도 모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투자를 주도한 것은 KTB가 되고 말았지만, 당초 KTIC가 끼어있었다. KTIC는 가격협상을 하는 과정의 갈등으로 인해 결국 스스로 투자참여를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KTB와 KTIC의 자존심을 건 주도권 다툼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KTB가 ‘판정승’을 거둔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투자참여를 포기한 KTIC대신 아시아벤처금융이 들어오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투자건에는 삼성벤처투자도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밝혔는데, 뒤늦게 들어와 결국 후일을 기약하게 됐다고 한다. 자이언시스템은 상반기중 2차 증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삼성벤처는 ‘세컨 라운드(Second Round)’에라도 참여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성화용 기자 shy@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