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탐구’는 최근의 이러한 정황을 배경으로, 주요 금융기관의 전산담당 최고 책임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조명해보는 시리즈로 기획됐다. 은행 증권 보험사등 금융기관 CIO들의 신상명세와 이력, 개성을 꼼꼼히 조명해 보기로 한다. 편집자
舊 장은 지점장서 합병 국민은행 CIO로 승진
고집·추진력 있는 영업통…전산업무는 처음
최종욱 본부장은 47년 경북 정도生이며 대구상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대학 졸업후 상업은행에 입행해 금융계와 인연을 맺었으며, 신용보증기금을 거쳐 장기신용은행에 들어간 것이 지난 79년. 장은에 입행할 당시에는 某 기업체에 근무, 비교적 젊은시절 경력이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은에서는 주로 영업통으로 경력을 쌓았다. 88년부터 명동지점장, 대구지점장, 충부로 지점장, 중앙지점장등 대형 점포를 잇따라 맡았으며, 91~94년 사이에 외환업무부장, 영업지원부장등의 본부 부서를 맡았는데, 역시 영업과 직접 관련된 부서였다.
따라서 옛 장기신용은행 사람들은 최 본부장에 대해 ‘장은 출신으로 보기 드문 영업통’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최 본부장이 국민은행 전산정보본부장으로 CIO역할을 맡게된 것은 국민은행과 장기신용은행의 합병이 계기가 됐다. 舊 장은 출신 가운데 국민은행 임원급으로 넘어온 사람은 최 본부장을 포함해 3명 뿐이다. 그 중에서도 최 본부장은 ‘지점장’에서 ‘본부장’으로 승진한 케이스다. 장은의 다른 임원들이 합병 국민은행에 합류하지 못한 채 자회사로 옮겨 가거나 아니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승진까지 해서 CIO를 맡았다는 것은 매우 파격적인 일이다. 특히 당시 임원 인선을 했던 송달호 국민은행장과 오세종 舊 장기신용은행장은 최후까지 많은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치열한 경합끝에 경영진이 확정됐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최 본부장은 이미 장은에서도 지난 97년부터 임원승진 물망에 오르던 인물이다. 국민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경영진 대열에 올랐지만, ‘3修’끝에 승진한 셈이라고도 볼 수 있다.
최 본부장은 전산관련 부서의 경험이 없다. 비전문가여서 CIO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지만, 합병후 ‘남의 살림’을 맡았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CIO로서 제기능을 발휘하려면 적어도 조직을 장악하거나 업무를 확실히 알거나, 둘 중의 하나는 갖춰져야한다. 아직 CIO로서 위상이 애매해 보인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처음부터 국민은행 경영진의 역할 분담에 문제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최 본부장은 장은 시절에도 ‘시중은행 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노련한 영업통이었다. 임원들에게 바른말을 잘하는 스타일로 알려졌고, 고집과 추진력도 있는 인물. 대구상고와 고대 인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생명의 이수빈 회장과 동서사이. 부인 정현숙씨와 사이에 1남1녀.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