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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주號 국민은행, 채용부터 배치까지 ‘직무형 은행’ 전환…PB·RM·AI 특화 모델 [은행원의 진화]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15 07:00

이환주 “RM·PB가 미래핵심직무”…KB, ‘직무전문가’로 체질 전환
신입 110명부터 기업금융·자산관리 분리…하반기엔 회계사·AI도 세분화
7월 ‘KB AI Dev 센터’ 출범, AI 업무 종합 지원 체계 구축

이환주 KB국민은행장 / 사진제공 = KB국민은행

이환주 KB국민은행장 / 사진제공 = KB국민은행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이환주닫기이환주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이끄는 KB국민은행은 ‘만능 행원’ 대신 기업금융 RM(Relationship Manager)과 자산관리 PB(Private Banker), AI·IT 등 직무별 전문가를 키우는 방향으로 인력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채용 단계부터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AI·플랫폼개발 등을 별도 트랙으로 나누고 기존 직원에게도 직무 전환과 전문성 강화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해당 방식은 영업점과 인력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택한 방향은 은행원 한 사람이 여러 업무를 두루 처리하는 ‘제너럴리스트’ 모델보다 특정 분야에서 깊은 전문성을 갖추는 ‘직무형 은행원’에 가깝다. 단순 업무는 모바일과 AI에 넘기고, 사람은 기업 분석과 자산관리, 기술개발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환주 “RM·PB가 미래핵심직무”…직무 전문성 강조

이 행장이 올해 들어 가장 분명하게 제시한 인사 방향은 ‘직무 전문성’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직원들에게 기업금융 RM과 자산관리 PB 분야에서 최고의 직무전문가로 성장할 것을 주문했다. RM과 PB를 단순히 여러 영업직무 중 하나로 언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은행의 미래가 달린 ‘미래핵심직무’로 규정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국민은행이 오랫동안 강점을 보여온 리테일 중심 사업구조에서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비중을 한층 끌어올리려면 이를 실제 현장에서 수행하는 직원의 전문성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금융 RM에게는 기업의 재무제표만 읽는 능력보다 산업 자체를 이해하는 역량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반도체와 AI, 바이오 등 신산업으로 자금 공급의 무게중심이 옮겨갈수록 해당 산업의 사업모델과 성장성, 기술 경쟁력 등을 함께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PB 역시 예·적금이나 펀드를 판매하는 역할을 넘어 고객의 금융자산과 부동산, 세무, 상속·증여 등을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방향으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고액자산가를 둘러싼 은행·증권사 간 WM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PB 한 명의 역량이 은행의 고객 유지와 수수료 수익을 좌우하는 구조다.

이 행장이 신년사에서 직원들의 직무전환과 역량개발을 위한 장기적인 지원체계를 함께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필요한 인력을 외부에서 뽑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직원을 RM과 PB 등 고부가가치 직무로 이동시키는 리스킬링·업스킬링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의미다.

110명 채용, 기업금융·자산관리부터 구분

국민은행 채용 트렌드 변화 추이

국민은행 채용 트렌드 변화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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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은 상반기 신입행원 약 110명을 모집하면서 UB 직군을 기업고객금융과 고객자산관리 분야로 구분했다. UB는 국민은행 영업 현장의 기본 축이지만 기업고객금융과 고객자산관리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부여했다. 기업고객금융 인력은 향후 기업금융 RM으로, 고객자산관리 인력은 PB 등 WM 전문가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어 하반기 채용에서는 직무 세분화가 더욱 뚜렷해졌다. 국민은행은 신입행원 약 160명과 경력직 약 20명 등 총 180명 안팎을 채용하면서 신입 모집부문을 UB뿐 아니라 전문자격, ICT 등으로 나눴다. 전문자격 부문에서는 공인회계사를 별도로 선발하고 ICT 역시 IT와 AI·플랫폼개발로 구분했다.

같은 국민은행 신입행원이라도 기업을 상대할 인력과 고액자산가를 관리할 인력, 회계전문가, IT 개발자와 AI 인재가 서로 다른 경로로 입행하는 셈이다. 은행의 채용 단위가 ‘은행원’이라는 하나의 직업에서 구체적인 ‘직무’로 잘게 쪼개지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환주 체제에서 주목되는 것은 기존의 직무별 채용을 기업금융·WM 강화라는 경영전략과 더욱 직접적으로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RM과 PB를 은행장이 직접 ‘미래핵심직무’로 규정하고, 실제 채용과 육성의 방향도 이들 분야에 맞추면서 직무 전문성을 인사전략의 중심에 올려놓는 모습이다.

AI가 단순업무, 사람은 상담·판단…PB·RM도 ‘AI와 일하는 직업’으로

은행원의 전문성이 중요해지는 또 다른 배경은 빠르게 진행되는 AX(AI Transformation)다.

국민은행이 그리고 있는 미래 영업점에서는 사람이 모든 업무를 직접 처리하지 않는다. 자료 검색과 정리, 보고서 작성 등 AI가 할 수 있는 업무는 AI에 넘기고 직원은 고객을 만나 판단하고 솔루션을 설계하는 역할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구조다.

이 행장 역시 올해 신년사에서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직원들이 단순·반복 업무에 쓰는 시간을 줄이고 고가치 전문상담과 고객관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국민은행은 이미 PB와 RM 업무에도 AI를 결합하고 있다. PB 업무에서는 고객과 시장 정보를 분석하고 투자정보를 찾거나 포트폴리오 제안을 준비하는 과정을 AI가 보조할 수 있다. RM 역시 거래기업 관련 자료 수집과 분석, 영업 준비 등 반복적으로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업무를 AI와 나눌 수 있다.

전문화의 범위는 영업직군에 그치지 않는다. AI가 본격적으로 은행 시스템 개발 과정에 들어오면서 IT 인력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달라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7월 ‘KB AI Dev 센터’를 출범시키며 AI 기반 개발 체계를 본격화했다. AI가 개발자의 단순 코딩만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서비스 기획과 요구사항 분석, 설계, 코드 생성, 빌드, 테스트 등 개발 과정 전반을 지원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사용자가 자연어로 필요한 기능을 설명하면 AI가 이를 해석해 실제 개발 작업을 지원하는 식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직접 모든 코드를 작성하는 능력뿐 아니라 금융 업무를 이해하고 AI에 정확한 업무 요구사항을 전달한 뒤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검증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은행이 하반기 채용에서 ICT를 IT와 AI·플랫폼개발로 세분화한 것도 이러한 변화와 맞닿아 있다. AI 시대 은행 IT조직에 필요한 인력이 기존 전산 개발자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은행원의 전문화가 PB와 RM 등 영업 현장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AI 개발과 데이터, 회계 등 은행 내부 직군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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