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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조·자산 1조ʼ 삼립, 낮은 수익성에 가동률까지 ‘뚝ʼ [저PBR 숨은그림찾기]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07 00:00

외형 성장 이면에 가려진 ‘저효율’
안전사고 여파에 가동률 반토막
美 수출로 고정비 부담 털어낼까

‘매출 3조·자산 1조ʼ 삼립, 낮은 수익성에 가동률까지 ‘뚝ʼ [저PBR 숨은그림찾기]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삼립이 저PBR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3조 원대 매출과 1조 원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삼립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최근 5년간 줄곧 하락세다. 실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바라보는 가치가 줄어든 배경에는 2%대에 정체된 영업이익률과 가동률 하락에 따른 저조한 자산효율성이 자리하고 있다.

PBR 1.71배→0.72배로 감소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삼립의 PBR은 0.72배 수준에 그치고 있다. PBR은 주가를 회사의 장부상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1배 밑이면 시장이 회사 가치를 장부가보다 낮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삼립의 PBR은 최근 5년간 하락세를 보였다. 각 연말 기준 삼립의 PBR은 2021년 1.71배에서 2022년 1.49배, 2023년 1.21배로 낮아졌다. 2024년에는 0.85배를 기록하며 1배 아래로 떨어졌으며 2025년에도 0.87배에 머물렀다. 지난 2일 기준으로는 0.72배까지 낮아졌다.

주가 흐름도 비슷하다. 삼립의 연말 종가 기준 주가는 2021년 7만800원, 2022년 7만1300원으로 7만 원선을 유지하다 2023년 6만2600원, 2024년 5만300원까지 밀렸다. 이후 2025년 5만1900원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올 들어 다시 내리막을 타며 이달 4일 기준 4만100원으로 하락했다.

실적은 사뭇 다른 양상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삼립의 최근 5년간 연결 기준 매출은 2021년 2조9466억 원에서 2022년 3조3145억 원으로 올라선 이후 2023년 3조4333억 원을 거쳐 2024년 3조4279억 원, 2025년 3조3704억 원으로 3조 원대 외형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1년 661억 원에서 2022년 895억 원, 2023년 917억 원, 2024년 949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다만 2025년 387억 원으로 크게 준 바 있다.

자산총계는 2021년 1조2229억 원에서 2022년 1조2953억 원, 2023년 1조2937억 원, 2024년 1조2407억 원, 2025년 1조2448억 원을 기록하며 1조2000억 원대에서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장부상 자산이 쌓이고 이익 규모가 우상향하던 시기에도 PBR 및 주가가 하락한 배경에는 삼립의 저조한 영업이익률 및 자산효율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삼립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2.2%, 2022년 2.7%, 2023년 2.7%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던 2024년조차 2.8%에 머무르며 내내 2%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이는 원가 부담이 커 타 업종 대비 이익률이 낮은 편에 속하는 식품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약 5%)과 비교하더라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1조2000억 원대에 달하는 거대한 자산 규모와 3조 원대 매출을 굴리고도 기업이 손에 쥐는 실질적인 이익은 부족했다는 의미다.

시장은 단순한 외형 성장보다는, 2%대에 머물러 있는 이익 창출력의 한계를 기업가치 재평가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2%대 안팎의 마진 구조는 원가 상승이나 고정비 부담 등 작은 변수에도 이익이 흔들릴 수 있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난해에는 매출 3조3704억 원에 영업이익 387억 원을 거두면서 영업이익률이 1.1%대로 떨어졌다. 나아가 올 들어서는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이 1조66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지만, 영업손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248억 원 흑자에서 42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 1%대로 축소…사고 여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 수익성이 타격을 받은 배경에는 시화공장 사고 등 ‘안전 리스크’ 여파가 작용했다.

2025년 5월 발생한 컨베이어 끼임 사망 사고를 시작으로 올해 초 화재에 따른 재고 소실, 여름철 안전사고까지 불과 1년여 사이에 굵직한 악재가 연발했다.

이로 인해 수시로 생산라인이 멈춰 섰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시설 투자와 인력 재배치, 교대 근무 체계 개편 등 부수적인 비용이 수익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생산 차질과 수익성 둔화 흐름은 곧바로 핵심 제조시설의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지며 삼립의 전체 자산효율성을 갉아먹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립의 주요 생산시설의 상반기 가동률은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빵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대구센터 가동률은 지난해 상반기 45.0%에서 올해 상반기 22.1%로 반토막 났다. 사고의 진원지였던 시화센터 가동률 역시 59.2%에서 53.3%로 하락했으며, 육가공품을 제조하는 서천센터가 43.1%에서 37.5%로, 신선편의식품을 생산하는 청주센터는 49.5%→41.7%로 떨어지는 등 핵심 생산 거점의 가동률이 일제히 꺾였다.

제조업 특성상 대규모 생산시설은 가동 여부나 제품 생산량 증감과 관계없이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가 꾸준히 발생한다. 삼립이 올해 상반기에 비용으로 인식한 감가상각비는 448억 원 규모다.

1조 원대 자산 규모를 짊어진 가운데 주요 공장 가동률이 20~50%대로 떨어지면, 제품 단위당 배분되는 고정비 부담이 커져 보유 자산을 이익으로 전환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이러한 대규모 설비의 비효율이 자산효율성 지표를 떨어뜨려 저PBR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수익성 악화와 가동률 하락을 타개하기 위해 삼립은 해외 대형 유통채널로 시선을 돌렸다. 삼립은 지난해 9월 미국 서부 코스트코 100여 개 매장에 치즈케이크 56만 봉을 공급했다. 물량은 3주 만에 다 팔리며 인기를 끌었고, 이후 올해 4월 말까지 1000만 봉을 추가 공급했다.

이 같은 인기에 삼립은 지난 5월 ‘보름달’ 빵을 미국 50개 주 코스트코 400여 개 매장에 투입했다. 첫 수출 물량만 1175만 봉으로 치즈케이크 초도 물량의 약 21배다.

이는 단순히 해외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의미를 넘어, 20%대까지 떨어졌던 공장 라인에 활기를 불어넣고 고정비 부담을 덜어내 얇아진 이익률을 방어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무적 의의가 크다.

삼립 관계자는 “회사는 지속적인 실적 개선과 수익성 회복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다양한 주주환원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에 공시 등을 통해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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