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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해상노조, 본사 부산 이전 반대 가세…"동료 외면할 수 없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25 13:15 최종수정 : 2026-03-25 15:06

전정근 위원장 "노사정 합의 없는 밀실 압박 중단하라" 비판
5월 셋째 주 본점 소재지 '서울→부산' 정관 변경 추진 관측

전정근 HMM해원연합노동조합 위원장(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25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혜주 기자

전정근 HMM해원연합노동조합 위원장(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25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혜주 기자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대표이사 최원혁) 본사 부산 이전을 둘러싼 노사정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그간 침묵을 지켰던 해상노조가 육상노조와 연대하며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랜드마크 건의가 본사 이전으로 와전"

사무금융노조 HMM지부(이하 육상노조)는 25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HMM 본사 강제 이전 시도를 강력히 규탄했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전정근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이하 해상노조) 위원장이었다.

전 위원장은 "그간 해상노조는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니라는 판단에 말을 아껴왔으나, 50년간 함께 회사를 이끌어온 동료들의 문제를 더 이상 나 몰라라 할 수 없어 연대하게 됐다"고 참여 배경을 밝혔다.

특히 전 위원장은 지난해 본사 이전에 직원들이 동의했다는 정치권의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부산 유세 현장에서 부산을 북극항로 시대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HMM 등 해양 물류 기업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는데, 당시 본사 이전에 HMM 직원들도 동의했다는 주장에 파장이 일었던 바 있다.

그는 "과거 부산을 모항으로 둔 만큼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나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같은 '랜드마크급 사옥'을 짓자는 아이디어를 낸 적은 있다"며 "이러한 제안이 정치적 이슈와 맞물리며 '본사 이전 찬성'으로 와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사정 충분한 합의 과정을 거칠 수 있음에도 왜 물밑 압박만 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5월 정관 변경' 속도전 전망…노조 "국가 물류 마비 초래할 것" 경고

정성철 HMM 육상노조 지부장(왼쪽)이 청와대 행정관에게 'HMM의 미래와 대한민국 해운사업을 위한 호소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신혜주 기자

정성철 HMM 육상노조 지부장(왼쪽)이 청와대 행정관에게 'HMM의 미래와 대한민국 해운사업을 위한 호소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신혜주 기자


육상노조는 대주주인 정부가 지위를 악용해 노사 합의 없이 일방적인 본사 이전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26일 정기주주총회에 맞춰 계획했던 기자회견을 하루 앞당겨 개최한 것과 관련해, 정성철 육상노조 지부장은 "내일은 정기주총에 참석해 사외이사 수 한 명을 축소한 것 등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MM은 이번 정기주총에서 기존 사외이사 4인을 3인으로 축소하고, 안양수 전 KDB생명 사장과 박희진 부산대 경영대학 부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안양수 전 사장은 산업은행이, 박희진 부교수는 해양진흥공사가 추천한 인물로 알려졌다. 현재 HMM 최대주주는 지분 35.42%를 보유한 산업은행과 35.08%를 가진 해양진흥공사다.

정 지부장은 "내일 정기주총에서 신임 사외이사들이 선임되면 4월 10일 전후 이사회 의결을 거쳐 5월 셋째 주경 정관 변경을 위한 임시주총이 열릴 것으로 예측된다"며 사측의 속도전을 우려했다.

현재 HMM 정관상 본점 소재지는 서울특별시로 명시돼 있어, 부산 이전을 위해서는 정관 변경을 위한 주주총회 승인이 필수적이다.

노조 측은 정부와 사측에 '공개 정책 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본사 이전이 진정 국가 해운 발전을 위한 길이라면 해수부, 기업, 노동자, 전문가가 모여 논의하자는 취지다.

정 지부장은 "논리적 근거 없이 선거용 표심만을 위해 기업과 노동자의 삶을 흔드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노조는 다음달 2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향후 대응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만약 정부가 이전을 강행할 경우 헌법상 보장된 최후 수단인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국가 수출입 물류 네트워크 마비와 글로벌 해운동맹 내 지위 박탈 등 수조 원대 국부 유출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가 대화의 장으로 나와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육상노조는 지방이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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