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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그룹과 새만금이 ‘윈윈ʼ하는 길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23 05:00

지방선거 겨냥한 ‘기업유치ʼ 공약
정치권 균형발전 의지 의심케 해
정부·기업·지방 파트너십 절실

▲ 김재훈 기자

▲ 김재훈 기자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새만금에 약 9조 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로봇, 인공지능(AI), 수소 에너지 혁신성장 거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이번 현대차그룹 투자는 착공 이후 약 35년 동안 별다른 활용 방안과 미래 비전을 찾지 못했던 새만금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무엇보다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방 균형 발전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특별자치도의 경우 군산 GM 공장 철수 이후 인재 유출 등 지역 소멸 위기가 언급될 정도로 제조업, 첨단 산업 발전 방안이 더 절실하다는 점에서 관심이 크다.

현대차그룹 새만금 투자는 로봇·AI 기술 혁신 및 수소 에너지 생태계 대전환을 이끌고, 신규 일자리 창출과 지역 균형 발전 촉진 등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경제적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투자가 유발하는 경제효과는 한국은행 등 산업 연관표 기준으로 약 16조 원에 이르며, 직·간접적으로 7만1,000명 수준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산·학 협력 강화 등을 통해 유입되는 우수 인재들은 서남해안권 지역에 중장기적 혁신 역량을 뿌리내리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투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민간 투자 유치를 위해 정부 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유치 플랜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치권은 지역 균형 발전을 범국가적 과제로 내세워 민간 기업의 지역 투자 유치와 이전을 추진해왔다. 현재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적·인적 역량을 지역으로 분배하는 것은 당연히 추진돼야 할 정책이라는 점에 이견은 없다.

하지만 정부가 민간 기업에 일방적으로 추진을 강요하거나,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방식은 또 다른 갈등을 부추겨 왔다. 심지어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해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는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균형 발전을 명분으로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의 민간 기업에 대한 압력이 더 커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HMM 부산 이전 문제가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다시 쟁점화한 HMM 부산 이전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민적 관심 사안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정작 HMM 노조와 회사 내부에서는 불만이 제기되며 현재 기업 리스크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도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에는 지방 단체장 후보들이 삼성전자와 SK그룹이 용인에 구축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자신들이 출마한 지역으로 이전시키겠다는 발언까지 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외치는 정치권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말들이다.

기업은 본질적으로 이익을 추구한다. 대규모 투자나 사업장 이전은 당연히 하루 아침에 결정할 수 없고, 사업성·적합성을 오랜 시간 검토해야 한다.

정부의 일방적인 기업 유치가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사실 새만금도 현대차그룹 투자 이전에 2011년 삼성전자가 약 7조 원 투자를 발표했지만 지지부진하다 2016년 전면 백지화한 전례가 있다. 당시에도 정부와 지자체의 섣부른 기업 유치가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이번 현대자동차그룹 투자에서는 같은 실패가 반복돼선 안 된다. 기업은 물론 정부와 지자체도 지원 등 체계적 플랜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실제로 이번 현대차그룹 새만금 투자와 관련해 정부와 전북특별자치도는 현대차그룹 새만금 혁신 거점 설립을 위해 인허가 등 행정 절차, 로봇·AI 및 수소 에너지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과 인프라를 지원하고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상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새만금 지역과 직접 관련된 전북특별자치도, 새만금청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정부 부처도 각각 관할 사업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 지역 균형 발전은 국가 미래 생존을 위한 중대 과제다. 민간 기업과 정부 간 ‘기브 앤드 테이크’가 확실한, 동등한 파트너십으로 진행돼야 비로소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이번 현대차그룹 새만금 9조 원 투자가 올바른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기업과 정부 역할의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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