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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저평가 굴레, AI로봇 아틀라스가 끊을까 [Z-스코어 : 기업가치 바로보기]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16 05:00 최종수정 : 2026-04-10 09:07

역대급 실적에도 ‘1점대’ Z스코어
대규모 투자·車금융 등 발목 잡아
로봇플랫폼으로 ‘게임체인저’ 도전

현대차 저평가 굴레, AI로봇 아틀라스가 끊을까 [Z-스코어 : 기업가치 바로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객관적 평가를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금융신문은 ‘알트만 Z-스코어’를 통해 기업이 현재 처한 상황과 대응, 재무건전성 등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현대자동차가 올해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선보이며 ‘로봇 플랫폼’ 전환을 본격 선언했다. 전통 완성차 기업으로서 밸류업에 박차를 가하며 글로벌 미래 사업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절박함이 보인다.

위기감은 7년째 1점대에 머무르고 있는 현대차 알트만 Z스코어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완성차 사업 특유의 저마진 재무 구조 때문으로 해석되긴 하지만, 위험 구간에 가까운 게 사실이다.

실적은 매년 역대급인데...

한국금융신문은 기업 데이터 플랫폼 딥서치를 활용해 현대차 최근 7년간 알트만 Z스코어를 산출·분석했다. 알트만 Z스코어는 재무제표 항목을 기반으로 기업 파산 가능성과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제조업 기준 3점 이상이면 안정권, 1.8점 미만이면 위험 구간으로 평가된다.

현대자동차 Z-스코어는 2019년 1.37, 2020년 1.32, 2021년 1.34, 2022년 1.34, 2023년 1.46, 2024년 1.30, 2025년 1.27로 매년 1점대를 기록 중이다.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이자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현대차 상황을 고려하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결과다. 현대차는 최근 몇 년간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와 글로벌 시장 점유율 상승에 힘입어 매년 실적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지 않은가.

연결기준 현대차 매출은 2019년 105조7,464억 원에서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해 지난해 186조2,545억 원까지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조6,055억 원에서 11조4,679억 원으로 약 3.5배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023년 15조1,269억 원으로 역대 최고점을 찍은 뒤 2024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미국 관세 영향으로 하락세에 빠졌지만 3년 연속 10조 원을 돌파하는 등 가이던스를 초과 달성했다.

이런 놀라운 실적을 보이고 있음에도 Z스코어가 낮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완성차 산업은 대표적 자본집약 산업이다. 대규모 생산 공장, 설비 투자, 글로벌 판매망 구축, 연구·개발(R&D) 투자 등이 동시에 필요하다. 최근에는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로 산업 구조가 빠르게 전환되면서 투자 규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 플랫폼 개발, 배터리 기술 확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등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가 급증하면서 자동차 기업들은 자산 규모와 투자 지출이 동시에 증가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글로벌 생산 확대, 배터리 협력 체계 구축 등 전동화 전략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자산 규모가 빠르게 증가했고 이는 단기적으로 자본 효율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 금융 사업 역시 Z스코어를 낮추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완성차 기업들은 차량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할부와 리스 등 금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금융 계열사가 차량 구매 자금을 지원하면서 금융 자산과 금융 부채가 동시에 크게 늘어난다.

현대차 역시 계열사 현대캐피탈 등 글로벌 자동차 금융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 금융은 안정적 수익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차량 판매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회계적으로는 총부채 규모를 크게 늘리는 구조를 만든다.

이러한 산업 구조는 Z스코어 산식과 일정 부분 충돌한다. Z스코어는 운전자본, 이익잉여금, 영업이익 등 자본 효율성과 재무 안정성 중심 지표를 기반으로 기업 건전성을 평가한다.

실제 현대차 총자산은 2019년 194조5,122억 원에서 2025년 368조8,450억 원으로 6년만에 90%나 급증한 반면 이익잉여금은 같은 기간 68조2,496억 원에서 101조3,120억 원으로 약 48% 증가에 그쳤다. 총부채는 2019년 118조1,465억 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241조1,970억원으로 104%나 증가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기업은 대규모 생산 설비와 재고 자산을 유지해야 하는 산업 특성상 자산 규모가 크게 나타난다”며 “생산과 판매 사이 시간차로 완성차 재고와 부품 재고가 일정 수준 유지되는 것도 운전자본 효율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완성차 산업 구조는 현대차 주가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현대차 시가총액은 2020년 첫 40조 원을 돌파한 뒤 전기차 판매 증가, 북미 판매 톱3 등극 등 다양한 긍정 요인에도 지난해까지 약 5년간 45조 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아틀라스’ 효과

현대차가 완성차 기업으로서는 밸류 성장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미래 전략으로 제시한 로봇 플랫폼 기업 전환은 참신한 시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는 로봇 상용화에 대한 투자가 당분간 더 필요한 만큼 기존 완성차 기업의 구조적 한계가 단기적으로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수익 구조 개선 등 점차 밸류 전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1년 미국 로봇 전문 개발사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약 1조6,000억 원에 인수하며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로봇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전환을 선언했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과 물류 로봇 등 로보틱스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 축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전략은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가 공개되면서 더 구체화됐다. 현대차와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아틀라스를 2028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현대차·기아 로틱스랩에서 개발한 자율주행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 등 다양한 산업용 로봇들 상용화도 시작했다.

로봇 사업은 기존 자동차 산업과는 다른 수익 구조를 가진다. 자동차 산업이 대규모 설비 투자 중심 제조업이라면, 로봇 산업은 소프트웨어와 기술 플랫폼 기반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생산 단가 대비 부가가치가 높고, 서비스·데이터 사업과 연결될 수 있는 특징도 있다.

로봇 사업은 특히 물류 자동화, 스마트 팩토리, 서비스 로봇 등 다양한 산업과 연결되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현대차도 아틀라스 등 산업용 로봇을 기반으로 제조, 물류 현장부터 점차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보다 앞서 생산 시설에 로봇을 도입해 자동화 설비를 구축한 테슬라는 좋은 비교 대상이다. 테슬라는 글로벌 주요 거점에 자동화 공정을 도입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등 기존 전통 완성차 업체들과 다른 산업 구조를 띠고 있다.

현대차도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로봇을 활용한 생산 자동화 등을 구축한다면 장기적으로 자본 효율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면서 Z스코어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주가가 아틀라스 공개 이후 박스권을 돌파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현대차 주가는 올해 시작가 약 20만 원에서 아틀라스 공개 이후 급증해 1월 22일에는 장중 최고가인 59만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재도 현대차 주가는 5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목표주가를 최대 80만 원까지 상향하는 등 로봇 플랫폼 기업으로서 밸류 전환에 성공할 것을 전망하고 있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 로봇 상용화 로드맵은 올해부터 본격 가시권에 접어들 것”이라며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 내에서 가장 가시성 높은 미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게임 체인저로 거듭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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