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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과천 2만가구 공급 발표 직후 확산되는 ‘절대반대’…왜?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03 14:20 최종수정 : 2026-02-10 10:40

용산국제업무지구 전경./사진제공=용산구

용산국제업무지구 전경./사진제공=용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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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정부가 서울 용산과 경기 과천에 총 2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직후, 지자체와 주민 반발이 동시에 터져 나오며 공급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정책 발표와 동시에 ‘절대반대’ 목소리가 분출되면서, 첫 삽을 뜨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 용산구민 2206명, 1만 가구 산출근거 정보 공개 청구

반발의 중심에 선 곳은 용산구다. 정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공급 물량을 기존 6000가구에서 1만 가구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용산구와 서울시는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용산구는 “자치구와 주민, 유관기관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계획”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약 46만2000㎡ 부지에 국제업무·상업·컨벤션·문화·숙박 기능을 집적해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조성하는 국가전략사업이다. 용산구는 이 같은 성격의 부지에 1만 가구를 배치할 경우, 국제업무 기능이 약화되고 주거 위주의 고밀 개발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구는 주거 비율을 최대 40% 이내, 약 8000가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서울시에 전달해 왔지만, 정부안에는 이 같은 현장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서울시 역시 대책 발표 당일 “글로벌 기업과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해서는 35평형대 중심 공급이 필요하다”며 “20평형대 비중 확대는 사업 취지와 맞지 않고, 각종 영향평가 재실시로 전체 사업 기간이 2년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용산구는 학교·교통·생활 SOC 확충 방안이 빠진 ‘물량 중심 접근’이 난개발과 갈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민 반발은 집단행동으로 이어졌다. 용산구에서 활동 중인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출신 조상현 변호사는 지난 1일 주민 2206명과 함께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접수했다. 청구 대상에는 ‘1만 가구’ 산출 근거가 된 용적률 상향 시뮬레이션, 교통 유발량 예측 자료, 서울시·서울시교육청과의 협의 내역 등이 포함됐다.

조 변호사는 “정부 발표 자료에 ‘추가 유발학생 배치방안을 협의 중’이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며 “이는 서울시와 교육청을 사실상 패싱한 채 공급 대책 발표부터 강행했음을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학교 부족과 교통 대란이 뻔한 상황에서 주민 삶이 달린 문제를 ‘선 발표, 후 수습’으로 처리하려는 것은 전형적인 행정 편의주의”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와 합의 없는 공급 대책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희망 고문에 불과하다”며 “정보공개청구 결과를 토대로 절차적 하자나 재량권 일탈·남용이 확인될 경우, 행정소송 등 모든 법적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이번 청구를 시작으로 온라인 공동청구인을 추가 모집하고, 필요 시 2차·3차 정보공개청구 등 조직적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왼쪽부터 과천시의회 윤미현·황선희·하영주·우윤화·김진웅 의원이 정부 발표를 철회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제공=과천시의회

왼쪽부터 과천시의회 윤미현·황선희·하영주·우윤화·김진웅 의원이 정부 발표를 철회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제공=과천시의회

◇ "교통·교육·환경 수용능력 한계" 과천시·의회도 반대

과천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과천시는 정부의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대해 “기반시설 확충 계획이 선행되지 않는 한 수용할 수 없다”며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과천에는 지식정보타운, 주암지구, 과천지구, 갈현지구 등 4개 대규모 개발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어 교통·교육·환경 수용 능력이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설명이다.

과천시의회도 지난 2일 임시회를 열고, 과천 경마공원과 국군방첩사 부지를 이전·통합 개발해 9800가구를 공급하는 정부 계획의 전면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시와 의회는 이전 비용과 교통·교육 대책, 재정 부담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없이 물량부터 제시한 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 ‘선 공급·후 대책’ 논란을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전문가들은 공공 주도 공급과 규제만으로는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의 핵심 물량인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시와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됐다. 서울시는 기반시설 한계를 이유로 8000호를 상한선으로 제시하고 있어, 향후 물량 축소나 사업 지연 가능성이 거론된다"며 "이번 대책은 실현 가능성과 핵심 입지 공급 측면에서 한계가 있으나, 중장기 파이프라인 가시화와 소형 주택 다변화 방향 등에서 정책적 진전을 보인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은형닫기이은형기사 모아보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정부가 가용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메시지로 보면 긍정적"이라면서도 "유휴부지 만으로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는 유휴부지를 활용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도심정비사업 등과 연결되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며 "개발·정비사업 등 기본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사업추진과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점진적인 진행이 올바를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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