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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QN바닥 다진 LG생활건강, 탄탄한 재무체력으로 반등 시동 [Z-스코어 기업가치 바로보기]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22 05:00 최종수정 : 2026-02-10 08:59

화장품 부문 적자, 위기의 한 해
재무안정 토대로 내년 반등 기대

[DQN] 바닥 다진 LG생활건강, 탄탄한 재무체력으로 반등 시동 [Z-스코어 기업가치 바로보기]이미지 확대보기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객관적 평가를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금융신문은 ‘알트만 Z-스코어’를 통해 기업이 현재 처한 상황과 대응, 재무건전성 등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최근 LG생활건강의 실적만 놓고 보면 ‘국내 1위 생활용품·화장품 기업’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다. 화장품 부문이 올해 2분기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알짜 사업’으로 평가받던 음료 사업부 매각설까지 흘러나왔다. 5년 전 25조 원에 달하던 시가총액은 현재 4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급변하는 글로벌 뷰티·소비재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이 부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한 해를 기점으로 LG생활건강 실적이 바닥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격적인 사업 효율화와 최고경영자(CEO) 인사 조기 단행, 해외법인 투자 확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뷰티 디바이스 사업 강화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올해 실적은 부진했지만, 중장기 반등을 염두에 둔 전략적 전환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특히 탄탄한 재무체력은 향후 반등의 기반으로 꼽힌다. 실적은 흔들렸지만 재무 안정성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투자와 사업 재편을 뒷받침할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LG생활건강의 위기는 차석용닫기차석용기사 모아보기 전 부회장이 물러난 뒤부터 본격화됐다. ‘차석용 체제’ 기간인 18년간 매년 성장을 이어오던 LG생활건강은 2022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21년 매출 8조915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은 후 2022년 7조1858억 원, 2023년 6조8048억 원으로 잇따라 미끄러졌다. 2024년 6조8119억 원으로 소폭 오름세를 보이긴 했으나 보합 수준에 그치면서 정체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1년 1조2896억 원에서 2022년 7111억 원, 2023년 4870억 원, 2024년 4590억 원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결국 올해 2분기 LG생활건강의 핵심 사업인 뷰티(화장품) 부문이 적자로 돌아섰다. 뷰티 부문이 적자 전환한 것은 약 20년 만이다. 이어 올 3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 LG생활건강에 ‘위기’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이처럼 실적만 놓고 보면 ‘부진’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만, 재무지표를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LG생활건강은 수익성 하락 국면에서도 탄탄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률 5%로 여전히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총차입금/EBITDA는 0.4배에 불과하다. 부채비율도 24.9%로 낮은 수준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순차입금 구조다. LG생활건강의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8335억 원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더 많은 구조로,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도 재무 리스크가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2025년 9월 말 기준 보유 현금 및 금융상품은 약 1조1000억 원에 달하며,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자산 여력도 1조7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투자나 사업 재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재무적 완충 장치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음에도 재무체력엔 별 타격이 없는 모습이다. 이익잉여금은 2021년 약 5조4000억 원에서 지난해 5조6900억 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5조7700억 원으로 더 늘었다.

재무 안정성은 기업의 위기 대응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알트만 Z-스코어에서는 LG생활건강의 ‘하락과 안정’을 동시에 보여준다. LG생활건강의 Z-스코어는 2020년 10.60에서 2021년 7.80, 2022년 6.24, 2023년 4.46, 2024년 4.12로 점진적으로 낮아졌다.

알트만 Z-스코어는 투자자와 금융기관 등이 기업 신용위험을 판단하거나 투자·대출 여부를 결정할 때 활용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다. Z-스코어가 3점 이상이면 안정적, 1.8점 미만이면 부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업종, 업황, 시기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기업 경쟁력의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LG생활건강의 Z-스코어는 전성기 대비 수치가 크게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재무위험 구간과는 거리가 있다. 급격한 실적 악화 국면을 지나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0월 LG생활건강은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 출신의 이선진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하며 경영 쇄신에 나섰다. 통상 LG그룹 정기 임원인사는 11~12월에 발표되는데, LG생활건강만 이례적으로 빨리 인사를 단행했다. LG생활건강의 위기 의식과 전략 변화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단기간에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하는 건 어렵지만 탄탄한 재무체력을 기반으로 점진적 회복을 이뤄나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일회성 비용과 사업 구조조정 등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2026년 재도약의 해가 될 것이란 기대다.

한국신용평가는 “내년 상반기 이후 화장품 부문 사업 재편이 마무리되면서 점진적인 수익성 회복세가 예상되나 회복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다각화된 사업 및 제품 포트폴리오, 우수한 브랜드 인지도 및 안정적인 원가구조를 기반으로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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