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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주고 떠나는 '푸바오', 용인 푸씨로 태어나 1155일의 이야기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4-03 10:52 최종수정 : 2024-04-03 10:59

푸바오, 2020년 7월 국내 첫 자연 번식 판다
중국, 2016년 아이바오·러바오 국내로 보내
멸종 위기종 판다, 푸바오도 번식 위해 중국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한국에서 나고 자란 ‘용인 푸씨’. 우리의 국민 판다 푸바오가 3일 중국으로 떠난다. 푸바오는 지난 2020년 7월 용인 에버랜드에서 국내 첫 자연 번식으로 태어났다. 그리고 이듬해 1월부터 에버랜드 내 ‘판다월드’에서 관람객을 맞기 시작했다. 푸바오의 탄생에 우리 국민은 진심으로 축하했다. 작명에만 5만명이 참여할 정도였다. 푸바오(福宝)에는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속뜻이 있다. 이름처럼 푸바오는 온 국민을 웃고 울게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사진은 지난 6일 찾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비타민캠프' 활동 모습. /사진=손원태기자

사진은 지난 6일 찾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비타민캠프' 활동 모습. /사진=손원태기자

2020년 7월 국내 첫 자연 번식 판다… 하루 평균 7000명 관람

푸바오는 엄마 아이바오와 아빠 러바오 사이에서 탄생했다. 이보다 앞서 아이바오, 러바오는 2016년 3월 한국 땅을 밟았다.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관계 친선 도모로 판다를 보낸 것이다. 중국은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자국을 방문하면서 이에 대한 기념으로 판다를 선물했다. 이후 중국은 우호 국가에 판다 한 쌍을 대여해주고 있다. 중국이 판다 외교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임대 방식은 아니었다. 그러나 1975년 멸종 위기종 국제거래 협정이 발효되면서 판다는 임대로 보내게 됐다. 판다는 현재 멸종 위기종이다. 판다는 지난해 말 기준 해외 18개국에서 56마리가 살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20개국, 26개 기관에 판다를 보냈다. 우리나라 푸바오처럼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판다는 총 68마리다.

이들 판다의 고향은 중국 쓰촨성 ‘자이언트 판다 보존 연구 센터’다. 푸바오도 현재 이곳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 중이다. 판다가 중국으로 가는 이유는 번식을 위해서다. 판다의 번식은 보통 4~6세인데, 근친교배를 피하기 위해 2~4세에 중국으로 송환된다. 이 역시 멸종 위기종 국제거래 협정에 따른다.
푸바오는 여느 암컷 판다와 다르게 장난기가 다분하다. ‘푸바오 할부지’로도 알려진 에버랜드 강철원, 송영관 사육사와 장난기 가득한 일상을 보내는 모습은 신드롬을 일으켰다. 푸바오가 태평한 얼굴로 대나무를 와그작와그작 먹어대는 영상도 묘한 안정감을 주었다. 이에 푸바오를 보러 하루 평균 7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대기 시간이 6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사람들은 푸바오를 볼 생각에 한껏 들떠 보였다. 푸바오를 만나는 시간은 5분에 불과했지만, 그조차도 대부분 행복하다는 반응이었다.

이에 2021년 1월 4일부터 푸바오 마지막 관람 일자인 지난 3월 3일까지 1155일 동안 '판다월드' 누적 관람객 수는 550만명을 기록했다. 에버랜드 유튜브 구독자 수도 132만명을 돌파했고, 관련 영상 조회 수도 5억 뷰를 훌쩍 넘겼다. 특히 강철원 사육사가 푸바오의 몸무게를 재고 잠시 바닥에 내려 놓았을때 푸바오가 사육사 다리를 매달려 조르는 듯한 영상은 무려 조회수 1600만 회를 돌파했다. 강바오와 팔짱끼고 휴대폰 보는 데이트(2400만회), 송영관 사육사에게 업혀 퇴근하는 모습(720만회) 등도 화제된 영상이다.

에버랜드는 푸바오 인기로 400여 종의 관련 굿즈가 330만 개 팔렸다고 한다. 특히 '푸바오 사원증 인형'과 '특대형 푸바오 인형'은 당일 입고 완판되는 기록도 세웠다. 이에 1인 1개로 판매 수량 제한을 둘 정도다. 지난해 11월 연 여의도 '더현대 서울' 푸바오 팝업 스토어도 2주간 2만여 명이 방문했다. 여기에서도 푸바오 굿즈 11만개가 판매되면서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푸바오 열풍이 생긴 지난해 판다월드 입장객은 215만명이다. 푸바오 등장 이전인 2020년 107만명 대비 2배나 증가했다.

푸바오와 강철원 사육사. /사진=에버랜드

푸바오와 강철원 사육사. /사진=에버랜드


중국 판다 외교 성행, 푸바오 자연번식 위해 중국행

만으로 3세가 된 푸바오는 현재 몸무게만 100kg를 넘는다. 태어날 당시 197g에서 500배나 덩치를 키웠다. 어느덧 쌍둥이 여동생(루이바오, 후이바오)까지 두게 됐다. 유독 식탐이 강한 푸바오였다. 나무타기에 능숙한지라 강바오, 송바오 할아버지의 대나무도 감쪽같이 뺏어댔다. 이에 강철원 사육사는 관련 서적(<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도 펴냈다. 책에서 그는 푸바오 탄생 순간에 대해 “1만 볼트의 전류가 몸 안에 들어오는 기분이었다”라고 떠올리기도 했다. 이 책은 20여 만 부나 판매됐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 탄생 이후 3개월간 지근 거리에서 24시간 지켰다고 한다. 미숙아로 태어난 만큼 자칫 잘못하면 엄마 아이바오에 깔릴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강 사육사는 자식처럼 푸바오를 키웠다고 했다. 푸바오 한 달째 흑백 윤곽선이 생겨났고, 40일이 지나자 스스로 소변을 배설하기 시작했다. 50일에는 엎드린 상태에서 기어 다닐 수 있었고, 70여 일 뒤에는 앞발을 딛고 일어났다. 100일째에는 스스로 앉았으며, 120일째에는 첫 걸음마를 뗐다. 푸바오는 이날까지 1354일을 맞았다.

푸바오는 그렇게 3월 3일 모습을 감췄고, 중국으로 떠나기 지난 한 달간 별도 공간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관에게 건강·검역 관리를 받았다. 아울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도 받았다. 한중 양국 규정과 조건에 따라 검역절차를 최근 완료했다. 푸바오는 이날 오전 10시40분 반도체 수송에 이용되는 특수 무진동차량에 탑승해 판다월드를 나섰고, 11시 에버랜드를 떠나 인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았다. 중국에서도 판다 전문 수의사를 일주일 전 파견했으며, 예비 비행기를 마련하는 등 비상 상황을 대비했다. 비행기에는 강 사육사와 중국 수의사가 함께 탑승한다. 20~30분 단위로 모니터링해 푸바오의 건강을 실시간 점검하기 위해서다.

에버랜드는 판다월드 출발부터 중국 선수핑 기지 도착까지 강 사육사가 함께 동행한다고 했다. 푸바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고, 지난해 말 맺은 중국 CCTV와의 협약을 통해 푸바오의 중국 내 생활 모습을 우리 국민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전달한다.

한편 푸바오 부모인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각각 3살, 4살이던 해 한국에 왔다. 당시 15년 임대 기간이 설정돼 2031년 3월까지 한국에 머무를 수 있다. 푸바오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자연 번식으로 탄생한 쌍둥이 루이바오, 후이바오도 생후 48개월이 되기 전 중국으로 떠난다.

푸바오와 아이바오. /사진=에버랜드

푸바오와 아이바오. /사진=에버랜드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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