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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도 맥 못추는 건설 수주, 5년 만의 수주고 감소 왜?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3-04 16:19

경기침체 영향으로 신규 수주량 22% 감소, 부동산경기 악화 직격탄
국내 포기하고 해외로 눈 돌리는 건설사들, 여력 없는 중소형사는 붕괴 위기

▲ 한강변 아파트 전경. 사진 = 한국금융신문

▲ 한강변 아파트 전경. 사진 =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지방은 물론 수도권마저 수주가뭄이 극심해지며, 국내 건설사들의 수도권 수주고가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0%대 초저금리 장기화와 시중유동성 확대 여파로 치열한 수주경쟁이 펼쳐졌다. 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 등 1군 대형 건설사들은 매년 도시정비 시장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순항했고, 나머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도 일제히 도시정비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등 유례없는 호황이 펼쳐졌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코로나 팬데믹이 잦아들고, 미 연방준비제도의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건설사들의 금융비용 조달에 장애물이 됐다. 기준금리가 오르고 시중유동성이 회수되면서 국내 집값의 폭등 움직임도 꺾여 주택 수요 자체도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국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길게 이어지며 원자재값 역시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건설자재 가격이 35.6% 상승하는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수급문제가 함께 발생해 건설사의 어려움이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지난해 수도권 건설 수주 규모는 전년대비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증가세는 5년 만에 꺾였다. 도로·교량 등 토목 공사가 늘었음에도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등 건축 수주가 3분의 1 가까이 줄어든 결과다.

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발간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수도권 건설 수주 금액은 86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6%(23조9000억원) 감소했다. 이 금액은 2018년 71조3000억원에서 2019년 86조4000억원, 2020년 92조원, 2021년 103조3000억원, 2022년 110조7000억원까지 매년 큰 폭으로 늘었다. 전년 대비 규모가 줄기는 5년 만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축 수주는 대부분이 아파트와 같은 주택 공사"라며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수도권의 건축 수주까지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여력이 되는 대형 건설사들은 국내 대신 해외시장으로 일찌감치 눈을 돌리고 있다. 윤영준닫기윤영준기사 모아보기 현대건설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대형원전·SMR 등 핵심사업과 수소·CCUS 등 미래 기술 개발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건설시장의 글로벌 흐름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해 고부가가치 해외사업에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고,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역시 "단순 시공만으로는 이윤확보와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해외시장에서도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는 디벨로퍼로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외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중견·지방 건설사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국내 주택사업이 사실상 전체 매출을 차지하고 있다. 주택사업이 위기에 빠진 현재 지방 건설사들은 폐업 위기까지 몰려있는 상태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새해부터 폐업한 건설사는 종합건설사 79곳, 전문건설사 606곳 등 685곳에 달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총선이 끝나고 건설사들의 외부 감사 보고서가 나오는 4월에 중견 건설업체들이 줄줄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또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건설기업 자금사정 조사’(102개사 응답)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 10곳 중 4곳은 현재 자금사정이 어려우며, 올해 하반기에 자금사정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은 10곳 중 1곳에 그쳤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복합적 요인으로 건설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며, “건설업계가 한계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금리‧수수료 부담 완화, 원자재 가격 안정화, 준공기한의 연장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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