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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株, 알맹이 빠진 ‘밸류업 프로그램’ 실망감에 급락…전문가 “정책 모멘텀 유효…매수 기회로 삼아야” [증시 마감]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2-26 18:07

‘KRX 보험·은행·자동차’ 지수 일제 하락…차익 실현 매물 영향
구체성·강제선 빠진 ‘맹탕’ 지적 잇따라…세제혜택 방안도 제외
“5월 2차 세미나·ETF 출시 등 기대감 여전…옥석가리기 나서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금융위원회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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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강제성과 세제 혜택 등의 내용이 제외돼 시장의 실망감을 안겼다. 이에 지난달부터 밸류업 수혜주로 꼽혔던 보험, 은행, 자동차 등 저주가순자산비율(PBR) 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정책 모멘텀이 여전히 유효해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6일 한국거래소(이사장 정은보닫기정은보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KRX 보험’ 지수는 전장(1970.54)보다 4.3% 하락한 1885.87로 장을 마쳤다. 이날 저PBR 테마로 지난달부터 강세를 유지하던 은행, 자동차주들이 포함된 ‘KRX 은행’ 지수와 ‘KRX 자동차’ 지수도 각각 3.61%, 2.07% 내렸다.

먼저 ‘KRX 보험’지수를 구성하는 10개 보험주는 모두 하락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한화손해보험이 11.17% 내리며 하락 폭이 가장 컸고 ▲한화생명 –9.6% ▲현대해상 –7.07% ▲삼성생명 -3.56% ▲롯데손해보험 –3.44% ▲DB손해보험 –2.86% ▲삼성화재 –2.76% ▲동양생명 –2.19% ▲코리안리 –1.12% ▲미래에셋생명 –0.75%를 기록했다.

‘KRX 은행’ 지수 가운데서는 하나금융지주(-5.94%)가 낙폭이 가장 컸으며 ▲KB금융 –5.02% ▲제주은행 –4.87% ▲신한지주 –4.5% ▲BNK금융지주 –2.89% ▲기업은행 –2.62% ▲DGB금융지주 –2.25% ▲우리금융지주 –1.94% ▲JB금융지주 –0.22% 등이 하락했다. 카카오뱅크 홀로 0.17% 강세를 보였다.

또한 대표적인 저PBR주이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 연초 이후 전날까지 21.7% 상승한 현대차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05%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21% 올랐던 기아도 3.21% 내렸다. 반면 ‘KRX 자동차’ 지수 구성 종목 중 성우하이텍은 실적 호재에 힘입어 17.26% 급등세를 맞았다.

이날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요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상장기업 기업 가치 제고 계획 자율적 공시 ▲기업 가치 우수기업에 세제지원·지수 편입 우대 ▲코리아 밸류업 지수·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원칙)에 반영 등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지원방안에 구체성·강제성이 빠져 ‘맹탕’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당초 시장에서는 일본의 사례처럼 상장기업 공시가 의무화되고 상장폐지 등 강한 패널티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금융당국은 “공시 의무화는 오히려 의미 없는 형식적 계획 수립·공시만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기업의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또한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상속세율 우대,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사주 소각 시 법인세 감면 등 세제 혜택도 이번 방안에 제외됐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기대했던 것은 상법 개정(이사회의 주주충실의무 등) 로드맵이나 자사주 소각 관련 법인세 혜택,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의 구체성 있는 조치였지만, 이러한 내용이 전부 빠졌다”며 “아마도 관련 제도 정비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의 문제, 기업들의 반발, 세수 감소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1차 발표로 인해 기대감이 현실화되면서 모멘텀이 축소됐고 원론적인 측면에서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기존에 언론에서 보도됐던 내용 중심”이라며 “특히 수급 측면에서는 배당소득세의 분리과세 기대감, 기업의 이행 측면에서는 강제성 부여 여부 등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에 코스피는 개인투자자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전장(2667.7)보다 20.62포인트(p) 하락한 2647.08(-0.77%0로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486억원, 855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1188억원을 순매수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5억1965만주, 10조7735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SK하이닉스(+0.25%) ▲LG에너지솔루션(+1.87%) ▲셀트리온(+0.83%) ▲LG화학(+0.11%) 등이 상승 마감했고 ▲삼성전자(-0.14%) ▲삼성바이오로직스(-0.49%) ▲삼성전자우(-1.9%) ▲포스코홀딩스(-0.69%) 등은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보험(-3.81%), 금융업(-3.33%), 유통업(-3.05%), 증권(-2.89%) 등이 부진했고 전기가스업(+3.92%), 의료정밀(+1.73%), 기계(+0.55%), 의약품(+0.30%) 등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68.57) 대비 1.17p 하락한 867.4(-0.13%)로 장을 마쳤다. 외인과 기관이 각각 287억원, 857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개인은 134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거래량은 12억주, 거래대금은 10조5067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에서는 ▲알테오젠(+19.36%) ▲엔켐(+11.68%) ▲셀트리온제약(+1.33%) ▲리노공업(+0.2%) 등의 주가가 올랐고 ▲에코프로비엠(-2.22%) ▲에코프로(-0.51%) ▲HLB(-1.14%) ▲HPSP(-1.63%) ▲신성델타테크(-5.28%) ▲레인보우로보틱스(-1.52%) 등의 주가는 하락했다.

조준기,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는 국내 증시 측면에서 거대 이벤트였던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내용이 공개됐지만, 기대가 컸던 시장의 실망감에 매물 출회되며 약세를 나타냈다”며 “단기적으로는 기대감 소멸 및 재료 부재에 따라 조정 국면이 더 이어질 수 있지만,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의 중장기적인 방향성과 유효성은 전혀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한 것은 오전중 공개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으로 일본의 정책과 달리 상장사의 자율성에 크게 의존했고 세제 등 인센티브도 기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지 못해 저PBR 업종 중심으로 실망 매물이 출회돼 시장 하락이 나타났다”며 “다만 5월에 밸류업 2차 세미나가 예정돼 있고 밸류업 지수 개발, ETF 출시 등 아직 시장이 기대감을 이어갈 만한 이벤트들이 남아있어 열기가 가라앉는 동안 옥석 가리기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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