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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열전-신한·KB증권] 박정림-이영창, 증권업 선두권 도전 페달 가속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5-04 00:00

KB證 순익 45% 증가 지주기여도 8.8%로 급상승
신금투 순익 역성장에 지주證 4위…기여도 뒷걸음
1분기 희비 엇갈려…부실자산 등 리스크관리 ‘관건’

[맞수열전-신한·KB증권] 박정림-이영창, 증권업 선두권 도전 페달 가속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금융지주들의 비은행 부문 강화 움직임으로 증권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업계 선두권에 안착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두고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두 회사의 전방위적 역량 강화에 속도가 더해지는 모양새다.

다만 최근 일부 자산에서 부실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리스크 관리가 성과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가 됐다.

◇ KB증권·신한금투 IB 중심 실적 성장세…올 1분기는 '희비'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해 은행(2조4391억원), 카드(3165억원) 다음으로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면서 지주 실적을 떠받쳤다. 지주 내 순이익 기여도는 8.8%로 2018년 6.2%에 비해 2.8%포인트 상승했다.

KB증권의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은 2901억원으로 전년 대비 52.9% 증가했다. 작년에 부진했던 세일즈앤트레이딩(S&T) 운용 손익이 개선되고 투자은행(IB) 부문 실적이 확대된 영향이다.

S&T 부문 영업이익은 1086억원으로 409.4% 불었다. 금리 정책에 적절하게 대응한 포지션 관리로 채권 운용 수익이 증가했고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수익도 확대됐다.

IB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8.3% 뛰었다. 채권발행시장(DCM)에서 9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주식발행시장(ECM)에서도 업계 3위권을 기록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채권, 적격기관투자자(QIB)채권 등 신규상품 출시와 혁신기업 자기자본투자(PI) 성과에 힘입어 기업금융 수익이 증가했고 대형 SOC 및 이마트 점포 유동화 등 딜 다변화로 부동산·구조화금융 수익도 늘었다.

신한금융투자의 지주 내 순이익 기여도는 2018년 7.8%에서 지난해 5.7%로 2.1%포인트 줄었다. 다만 은행(2조3292억원)과 카드(5088억원) 다음으로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올렸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12.1% 감소한 2208억원을 기록했다. 주식 시장 거래대금 감소 영향으로 증권수탁수수료가 28.1% 줄었고 자기매매 부문 역시 자본시장 악화 영향에 따른 투자 손실 인식 등으로 23.9% 축소되면서 실적을 끌어내렸다.

반면 IB 수수료 수익은 1177억원으로 전년보다 27.2% 늘었다. 신한금융투자는 그룹 협업모델인 글로벌투자금융(GIB) 체계를 기반으로 구조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인수 등 각 부문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희비가 엇갈렸다. 두 회사 모두 실적이 역성장했으나 KB증권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신한금융투자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KB증권은 올 1분기 14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873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ELS 자체 헤지(hedge·위험회피) 운용 손실에 더해 라임자산운용 관련 평가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이에 지주 실적을 약 2% 깎아 먹는 신세가 됐다.

KB증권의 1분기 실적을 끌어내린 주요 원인은 S&T 부문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급락하고 시장 변동성이 증가하면서 상품 운용 관련 실적이 저조했다.

1분기 중 글로벌 연계 주가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ELS 자체 헤지 운용 손실이 발생했고 라임자산운용 총수익스왑(TRS) 거래 관련 평가손실이 400억원, 일회성 충당금도 190억원 규모로 생겼다.

다만 S&T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 부문은 선방했다. 개인 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했고 대체투자펀드 및 채권 판매증가로 자산관리(WM) 수익도 늘었다. 홀세일(WS) 부문 역시 차익거래 및 블록매매 활성화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했다.

IB 부문은 10년 연속 DCM 1위를 수성하는 데 성공했고 서울바이오시스 기업공개(IPO), HDC현대산업개발 유상증자 등 우량 딜 주관으로 ECM에서도 1위를 달성했다. 신규 딜 증가와 보유자산 재구조화 매각에 따른 부동산금융 수익도 증가했다.

KB증권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운용 손실을 최소화하고 탄력적인 상품발행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ELS를 비롯한 파생상품 운용 헤지 전략을 재수립하기로 했다. 아울러 파생상품 발행 및 운용 프로세스를 재정비해 손익변동성을 관리할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467억원으로 전년 동기(708억원) 대비 34.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주식 시장 거래대금이 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불었지만 시장 변동성 확대로 자기매매 부문에서 운용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주 내 순이익 기여도는 5.01%로 5%대를 간신히 지켜냈다.

신한금융투자의 1분기 자기매매 수익은 47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4% 줄었다. 환손익 등이 포함된 기타 영업수익의 경우 272억원으로 22.5% 감소했다.

1분기 수수료수익은 1524억원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37.8% 늘었다.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늘면서 위탁 수수료수익이 62.6% 증가한 840억원을 기록했고, IB 부문에서도 70.3% 불어난 314억원의 수수료수익을 거뒀다. 금융상품 수수료수익은 227억원으로 21.6% 줄었다.

◇ 지주 내 새 성장동력으로…대체투자 리스크는 과제

최근 금융지주 계열사 가운데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업황 악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은행·보험·카드 대신 증권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금융지주들이 신사업 모델로 주목하고 있는 기업·투자금융(CIB)과 WM도 주로 증권이 도맡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증권사의 IB 사업을 핵심 수익원으로 키우고 있다. 브로커리지(주식중개) 중심의 수익모델에 한계가 뚜렷해진 만큼 IB를 통해 새로운 수익 기회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에 자본을 확충해 초대형 IB로 올라서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규모(4조원·8조원)에 따라 각각 단기금융업무(발행어음)와 종합금융투자계좌(IMA)업무를 영위할 수 있다. 금융지주 계열사 중 초대형 IB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두 곳이다.

두 회사는 지난 2017년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과 함께 초대형 IB로 지정된 뒤 이미 발행어음 시장에도 진출해 적극적인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KB증권은 작년 5월 1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후 같은 해 6월 3일 KB 에이블 발행어음을 출시했다.

출시 당일에 1회차 목표였던 5000억원 규모의 발행어음을 완판한 후 연말까지 목표로 하고 있던 2조원도 조기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신 잔고는 총 2조1000억원이다. 올해 잔고 목표치는 3조원을 잡았다.

신한금융도 신한금융투자를 그룹 내 자본시장의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특히 IB 부문을 미래 캐시카우로 키워나가기 위해 전 계열사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7월 66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기자본을 4조원대로 늘렸다. 여기엔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 회장의 증권 육성 의지도 한몫했다.

당초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1월경 금융위원회에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신한금융투자에도 사기 혐의가 있다는 금융감독원의 판단이 나오면서 올해도 초대형 IB 진출은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신한금융은 그룹 내 자본시장 부문 손익 비중을 2020년 14%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의 GIB는 신한금융투자를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GIB 부문 영업이익은 2017년 3030억원, 2018년 4791억원, 2019년 6794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7월 초 GIB 부문 영업조직을 기업금융1·2, 대체투자본부 등 3개 본부에서 커버리지, 대체투자, 기업금융, 구조화금융, 투자금융본부 등 5개 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아울러 IB 관련 업무 지원기능 강화를 위해 경영지원그룹을 신설했다. 심사체계 고도화와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는 심사2부를 새로 만들기도 했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더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증권업계 실적에 타격을 입히고 있는 데다가 이미 일부 자산에서는 부실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1조6000억원대 환매 중단을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에 TRS 계약을 통해 레버리지를 제공한 바 있다.

게다가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과 함께 무역금융펀드 관련 부실을 은폐하고 정상 운용 중인 것으로 속여 판매했다는 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중이다. KB증권도 라임 펀드 판매 과정에서 부실을 사전에 인지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에서는 원금 상환 지연이 발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만기가 연장된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금액의 절반인 1899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JB자산운용이 운용하고 KB증권이 판매한 ‘JB호주NDIS펀드’는 현지 운용사 사기로 소송이 진행 중이다. KB증권은 원금 3264억원 중 85%가량을 회수했고 개인 투자자들에게 900억원을 먼저 돌려줬다. 나머지 투자금은 소송을 통해 회수한다는 입장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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