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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삼양식품(2)] '김정수 체제'로 조직 안정화 도모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3-16 00:00

주총서 사내이사 재선임안 의결
체제 강화…실적 밑바탕 자신감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극강의 히트상품 하나로 위기를 타파한 식품 기업이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하나로 과거의 영광을 회복했다. 지난해에는 불닭 시리즈로 영업이익을 40% 이상 늘리는 쾌거를 이뤘다. 삼양식품 불닭 신화의 명암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삼양식품이 향후 3년 더 김정수 사장 체제로 조직 안정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수 사장은 전인장 회장에 이어 지난 2018년부터 삼양식품의 수장을 맡아왔다. 그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은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양식품 해외 사업을 총괄한 김 사장은 지난해 해외 매출 비율이 사상 최초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넘어서는 등 실적으로 역량을 증명했다. 중국 최대 유통기업과의 협약을 이끄는 등 그의 대(對)중국 공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주총 30일로 연기…김정수 재선임안 다룬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이달 30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정수 사내이사 선임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당초 주총은 오는 20일 강원 원주시 삼양식품 원주공장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10일 연기, 서울 성북구 삼양식품 본사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김정수 사장이 주총을 통해 재선임될 경우 향후 3년 더 삼양식품을 이끌게 된다. 현 생산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태운 대표이사가 김 사장을 지원하는 형태로 경영이 이뤄질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8년 3월 김정수 사장의 남편인 전인장 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김정수ㆍ정태운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한 바 있다. 당시 전 회장은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으나 대표이사직만 내려놨다.

이는 전 회장이 '일감 몰아주기' 수사로 대표이사직 유지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전 회장은 오너 지위를 이용해 거액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으며, 지난 1월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됐다.

각자대표로 전환하던 당시 삼양식품은 "경영 효율성 강화 차원에서의 대표이사 변경"이라며 "김정수 대표는 해외사업과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맡고, 정태운 대표는 생산과 품질관리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 항저우 서호 국빈관에서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앞줄 왼쪽)와 시신가 유베이 사장(앞줄 오른쪽)이 총판 계약 연장에 합의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제공=삼양식품

▲지난해 10월 중국 항저우 서호 국빈관에서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앞줄 왼쪽)와 시신가 유베이 사장(앞줄 오른쪽)이 총판 계약 연장에 합의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제공=삼양식품

◇회장 공백에도 지난해 최고 실적 거둬

이번 주총에서 김정수 사장 재선임안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전인장 회장의 공백에도 불구 지난해 최고 실적을 거두는 등 경영 성과가 밑받침 된 덕분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83억437만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41.91% 증가했다. 매출은 5435억80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5.81%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8년 353억원보다 70.05% 뛴 600억3500만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성과는 해외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중국이 해외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작년에 20% 증가했다"며 "해외사업은 내수보다 마케팅 비용이 덜 들어 비용 절감 효과가 영업이익으로 연결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중국 매출액은 전년(820억원)보다 50% 이상 증가한 1250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70억원에 불과했던 중국 매출 규모가 불과 4년 만에 18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삼양식품의 중국 수출 성과는 해외 사업을 담당한 김정수 사장의 역량이 입증된 결과다. 김 사장은 지난해 1월 중국 '닝씽 유베이 국제무역유한공사'와의 중국총판 업무협약 당시 "유베이의 광범위한 물류시스템과 유통, 마케팅 역량을 통해 더욱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삼양식품은 현지에 넓은 유통망과 마케팅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유베이와의 협업으로 1선 도시에서 3, 4선 도시로, 소규모 마켓에서 대형마트, 편의점으로 판매지역과 채널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다.

[진격의 삼양식품(2)] '김정수 체제'로 조직 안정화 도모
◇실형 피했으나 오너리스크 남아 있어

김정수 사장은 최근 상고심에서 실형을 피했으나, 유죄가 인정되면서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전인장 회장에 대해서는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해 탈세를 저지른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전 회장 부부는 2008년부터 2017년 9월까지 삼양식품이 계열사로부터 납품받은 포장 박스, 식품 재료 중 일부를 자신들이 만든 페이퍼컴퍼니로부터 납품받은 것으로 조작해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돈은 김 사장의 급여와 승용차 리스료, 신용카드 대금 등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은 지난달 전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 사장에 대해서는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전 회장의 실형이 확정됐으나 김 사장은 실형을 면하면서 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이 '오너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전인장 회장과 김정수 사장이 모두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점이다. 현재 2대 주주는 지난해 9월 HDC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은 미래에셋대우다.

당시 미래에셋대우는 삼양식품 주가가 인수가보다 낮을 경우에 대비해 HDC로부터 차액을 보전받기로 약속했다. HDC와 미래에셋대우 모두 삼양식품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것에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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