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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윤종규-신한 조용병, 주주환원 리딩경쟁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19-12-23 00:00

KB 1천억 자사주 소각…신한 내년 최대 3천억
주가부양 효과…하나 등 타 금융지주 확산 주목

KB 윤종규-신한 조용병, 주주환원 리딩경쟁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리딩금융그룹을 다투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나란히 자사주 소각 카드를 통해 주주환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금융그룹들은 주가관리 방법으로 자사주 매입에 힘을 실어왔는데 영구적인 배당 효과를 주는 자사주 소각이 저평가된 은행주 주가부양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 막혀있던 주주가치 높이기 첫걸음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달 12일자로 1000억원 규모 자사주 230만3617주 소각을 완료했다. 총 발행주식 수의 0.55% 규모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은행지주 중에는 처음이었다. 그동안 KB금융지주는 2016년 이후 네 차례에 걸쳐 1조4000억원 규모 자사주 2847만7202주(발행주식의 6.8%)를 사들여 이중 일부를 이번에 소각했다.

올해 KB금융지주가 연간 ‘3조 클럽’ 순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자사주 소각 액수는 3% 수준으로 크지는 않다. 자사주 소각이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도 없다.

KB금융지주 측은 “금융권 최고 수준의 자본력을 유지하고 있어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차원 높은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KB금융그룹이 선진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신한금융지주도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40.85%)를 사들여 완전자회사화 하는 주식교환 과정에서 내년 초 자사주 소각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필요자금 9584억원 가량 중 6066억원은 신한금융지주 자사주(1388만2062주, 발행주식의 2.9%)를 활용해 조달하고, 나머지는 신주 823만2906주를 발행해서 충당된다.

추후 지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정되겠지만 자사주 소각 시기는 주식교환이 이뤄지는 내년 1월 28일 이후가 될 예정이다.

소각 규모는 오렌지라이프 자사주 교환 주식수(98만780주)와 신한금융지주 발행 신주(823만2906주) 범위 내에서 이뤄진다. 최저 429억원에서 최대 3602억원 규모다.

신한금융지주 측은 “주식교환을 통해 오렌지라이프를 완전자회사로 전환함으로써 그룹 시너지를 강화하고 주주가치 증대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100% 환원 미국 대비 한국 걸음마…소각 확산되나

자사주 소각은 주주가치 높이기의 일환이다. 우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또 매입이 아니라 소각하면 유통 주식수가 줄어들게 되고 주당순이익(EPS)이 높아지게 된다. 주식수가 줄면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도 해소된다.

매입이 나중에 시장에 풀릴 경우 잠재 물량 부담이 있다고 한다면 소각은 그렇지 않다.

실제 이번에도 자사주 소각 소식은 영구적인 배당효과를 내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인식돼 주가상승을 뒷받침 했다.

자사주 소각과 함께 최근 KB금융지주는 10개월 만에 시가총액 20조원대를 회복하며 신한금융지주의 금융대장주 자리를 추격하고 있다.

올해 8월 3조원 넘게 벌어졌던 두 회사 격차가 이달 19일 종가 기준 KB(20조6547억원), 신한(21조5524억원)으로 1조원 안으로 급격히 좁혀졌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KB금융지주에 대해 “소각한 자사주는 일부에 불과하며 프로그램화된 주주환원은 아니라는 점은 아쉽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자사주 소각 결정은 M&A(인수합병) 관련 이벤트도 아닌데 처음으로 이뤄졌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신한금융지주에 대해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 취득을 어떤식 으로든 완료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개매수보다 자본부담이 덜한 주식교환 방식을 선택했다”며 “자사주 매입·소각도 계획해 기존 주주를 최대한 배려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낮은 수준의 주주환원은 증시에서 한국 은행주들의 투자매력도를 낮추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해 왔다.

국내 은행지주들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3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 호주, 대만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경우 자사주 소각이 일반화 돼 있다. 실제 2018년 기준 글로벌 금융회사 평균 주주환원율은 미국의 경우 100% 수준을 웃돌고 있다.

또 호주, 대만도 60~70% 수준에 달하는 주주환원율을 기록하고 있다.

KB와 신한이 움직이면서 하나 등 다른 금융지주도 자사주 소각 대열에 동참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본의 적정성이나 배당성향 등과 연계해서 필요에 따라 소각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당국도 주주환원 정책의 하나로 자본적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사주 소각에 자율을 주는 쪽에 힘을 싣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사주 취득과 소각의 배당효과’ 리포트에서 “자사주 소각이 저조한 원인은 많은 경우 자사주를 주주환원이 아닌 주가관리나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필요한 경우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에 대한 확실한 이익환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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