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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현대차 재압박에 현대차그룹株 강세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9-07 12:26

엘리엇 현대차 재압박에 현대차그룹株 강세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닫기엘리엇기사 모아보기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라고 재차 압박하고 나선 가운데 현대차그룹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7일 12시 13분 현재 현대글로비스는 전 거래일 대비 5.10% 오른 13만4000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간 현대모비스(3.02%), 기아차(2.08%)도 동반 강세다.

다만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4.26% 떨어진 13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이날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현대차는 미국에서 본격적인 신차효과가 나타나면서 실적회복세가 시작됐다는 점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은 현대차의 지난 5년간 연결 영업이익 하락 폭 3조7400억원 중 약 60%의 이익 훼손이 발생한 지역이다.

여기에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이 발효되면 관세부과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 엘리엇 “모비스 AS-현대차, 모비스 존속-글로비스 합병” 제안

블룸버그 통신은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에 주주가치 제고와 그룹 구조 개선을 위해 주요 계열사를 합병하라고 촉구했다고 7일 보도했다. 엘리엇은 지난달 14일 현대모비스의 애프터서비스(AS) 사업 부문을 현대자동차와 합병하고 모비스의 존속부문(모듈 및 핵심부품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제시했다.

합병한 모비스와 글로비스는 기아차와 총수 일가로부터 합병 현대차 지분을 매입하고 총수일가는 모비스와 글로비스 지분을 추가 인수하도록 제안했다. 또 그룹 구조조정을 위한 구조조정 검토 위원회를 구성하고 과잉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반기 또는 분기 배당으로 주주에게 환원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엘리엇은 현대차와 계열사의 이사진을 국제적 배경을 가진 인물들로 다양화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라고 목소리를 냈다. 엘리엇의 제안대로 지배구조를 개편할 시 현대차그룹은 ‘총수 일가→합병 글로비스→합병 현대차→기아차’의 지배구조를 갖게 되고 순환출자구조가 해소된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국내법의 제약을 이유로 들어 이를 거절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현대모비스의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부터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글래스루이스, 국내 3대 의결권 자문기관까지 분할합병 비율 등을 근거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당초 계획은 무산됐다.

◇ “엘리엇 제안대로라면 기아차·글로비스 수혜”

증권가에서는 이번 엘리엇이 제시한 지배구조 개편안과 관련해 계열사에 대한 주가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지배구조 이슈가 다시 부각되면서 기아차와 현대글로비스 등의 종목이 주목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이미 제안을 거부해 이번 제안이 종목별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다만 엘리엇의 제안대로 지배구조 변화가 진행됐다면 모비스 지분을 매각하게 되는 기아차의 수혜가 가능했을 것”이라며 “글로비스 또한 대주주의 지분매각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향후 현대차그룹이 발표할 지배구조 개편안에 기아차의 현대모비스 지분매각, 총수 일가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유지 등의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엘리엇의 제안에 대해 주주 설득과정의 어려움과 일감 몰아주기 문제 등의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강 연구원은 “엘리엇의 제안에 따르면 한 번의 분할과 두 번의 합병이 일어나는 데 합병비율에 따라 각 사 주가가 상반된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모든 주주를 만족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한다”며 “합병 글로비스의 지분을 인수해야 하는 총수 일가와 일반 주주의 이해관계가 상충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합병 후 글로비스는 여전히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갖게 될 가능성도 크다”며 “총수 일가가 합병 글로비스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게 되는데 합병 전 글로비스와 모비스가 모두 계열사 매출 비중이 큰 업체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주주의 자금 동원 능력도 불확실하다. 강 연구원은 “총수 일가는 합병 글로비스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게 되고 합병 글로비스의 최대주주는 기아차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합병 글로비스 시가총액을 16조원(모비스 존속부문 11조원·글로비스 5조원)으로 가정할 때 기아차가 보유하는 합병 글로비스의 지분 가치는 1조9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의 제안대로 지배구조 개편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그러나 이번 제안을 비롯해 지난 7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내부 태스크포스(TF) 조직이 구성됐음을 고려했을 때 2차 지배구조 개편 시작과 이 과정에서의 주주 친화 정책 발현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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