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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에 주목받는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2-28 15:27

기존 주당 근로시간 68시간→52시간 단축
워라밸 확산되지만…개인사업자 ‘무한근로’
스타필드선 사업주 스스로 목숨끊는 일도
현장근로자 “기업이 적극적으로 휴업 나서야”

스타필드 고양점 내부 전경. 신세계 제공

스타필드 고양점 내부 전경. 신세계 제공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국회가 주당 최장 근로시간을 단축시키는 개정안에 합의하면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복합쇼핑몰에서 근무하는 개인사업자 및 현장 근로자들이 해당 개정안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탓에 대기업이 나서 ‘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지난 19일 스타필드 고양점에 입점한 한 아동복 브랜드 점포 업주 A씨가 창고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병원으로 급히 옮겨진 A씨는 결국 다음날 사망했다.

이 사건을 보도한 <한겨레>에 따르면 A씨는 장시간 노동 등의 압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함께 일하는 직원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하루 8시간씩 적정시간 근무했지만, 개인사업자인 A씨는 매장 오픈 후 6개월 동안 거의 쉬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참여연대 측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향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해당 소식을 접하고 유가족 분들과의 대화를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 이라며 “평소 A씨가 매출 압박에 시달려왔다는 것을 미뤄봤을 때 명절 연휴 기간 저조한 매출에도 불구 매장을 열어야 한다는 점도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대표적인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는 연중무휴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스타필드는 부동산 임대업을 주업으로 하는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을 맡고 있다. 스타필드를 비롯한 복합쇼핑몰의 약 90%는 A씨와 같은 임대차 계약을 맺은 매장으로 구성돼있다.

임대차 매장의 경우 직원 고용과 점포 운영시간은 사업주가 결정하게 된다. 즉 신세계는 스타필드라는 공간만 제공할 뿐 매장 운영 스케쥴에 대한 부분에는 개입하지 않는다.

신세계 관계자는 “스타필드는 부동산 임대업자로 해당 아동복 브랜드 회사와 365일 연중무휴를 조건으로 입점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임대차 계약을 맺은 매장에 대해 스타필드 측이 교대근무나 휴무 스케쥴에 관여하지 않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점포에 고용된 직원들은 근로시간 기준에 따라 근무하지만, 사업주의 경우 수익성에 따라 ‘무한 근로’를 해야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어 복합쇼핑몰 자체 의무휴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 같은 목소리는 복합쇼핑몰뿐 만 아니라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면세점 등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나온다.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은 지난 13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내면세점은 월 1일,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월 4일로 의무휴일을 확대하고 영업시간을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대형마트와 백화점, 면세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편의점주도 최소한 설 당일에는 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전히 많은 백화점들이 명절 연휴동안 영업을 진행하고 대형마트, 면세점은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면 대다수의 서비스노동자들이 일터로 나서야 한다”며 “본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많은 점주와 알바 노동자들도 명절을 가족들과 보내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현재 국회에는 복합쇼핑몰 형마트에 이어 복합쇼핑몰에도 월 2회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제한을 두겠다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복합쇼핑몰 의무휴업은 앞서 청와대가 발표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된 안건이기도 하다.

정경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정책국장은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이 생기고 근로자들의 삶의 질 자체가 달라졌다”며 “그나마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한 달에 두 번씩 쉬고 있지만 복합쇼핑몰과 백화점, 면세점은 해당이 안 돼 많은 노동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복합쇼핑몰 의무휴업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목소리도 높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복합쇼핑몰 등 유통기업에 대한 영업규제를 강화할 경우 최대 3만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복합쇼핑몰 의무휴업에 따른 입점업체의 매출 감소 우려도 제기된다. 스타필드 하남의 경우 주말 방문객은 평일보다 60% 많다. 매출액도 평일의 2~3배를 웃돌아 주말 의무휴업이 적용될 시 매출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개최하고 전날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합의된 근로시간 단축법안 등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법정 근로시간은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들게 된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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