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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MPASS] 클로봇, 성장스토리 '흔들'…’DLS 인수’ 승부수 or 무리수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19 13:57

2000억 규모 유증, 최대주주 배정물량 대비 10%만 참여
올해 실적 예측 전망 괴리율 63.1% 미달…주주 신뢰 관건

클로봇 ROIC, WACC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클로봇 ROIC, WACC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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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로봇솔루션 기업 클로봇이 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중이다.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DLS) 인수를 통해 반전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대주주가 배정물량의 10%만 참여한다는 점, 상장 당시 예상 실적 전망을 크게 밑도는 등 주주들이 신뢰를 보낼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클로봇은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549만주)를 추진중이다. 오는 8월 청약을 진행하면 조달된 자금은 운영자금(377억원)과 타법인증권취득자금(1623억원)에 쓰인다. 대표주관업무는 한국투자증권이 담당하며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타법인증권취득 대상은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DLS, 인수 및 추가 자금투입 포함)이다. 클로봇은 자율주행과 로봇 관제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갖고 있다. DLS는 물류 자동화 핵심인 WMS(창고관리시스템)와 WCS(창고제어시스템) 등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클로봇은 DLS 인수를 통해 개별 로봇 공급을 넘어 물류센터 전체를 로봇 중심으로 운영하는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내막을 보면 이러한 선택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클로봇은 지난 2024년 10월 상장됐다. 이후 현재까지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등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인 만큼 영업적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 핵심인 SLAM과 장애물 회피 기술은 이미 상당 수준 보편화돼 있다. 기술격차가 크지 않은 동시에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주요 고객사들이 로봇 서비스를 내재화하거나 의사결정을 연기하면서 매출 기회가 줄고 있다.

클로봇은 영위 사업 중 제조와 이송 부문 서비스 매출이 높았다. 하지만 제조 서비스는 2023년 49억원에서 2025년 2억원으로, 이송 서비스는 14억원에서 0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물류 사업은 7억원에서 9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클로봇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관제 및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만으로 토탈솔루션을 제공하기에 한계가 있다.

DLS 인수를 통해 물류자동화 핵심 기술인 WMS와 WCS를 빠르게 확보하고 물류 자동화 시장에 본격 진입하려는 전략이다.

최대주주, 배정지분 참여 10% 불과…높은 실적 괴리율 부담

클로봇 상장 당시 대표주관업무는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당시 2025년 예상 매출은 654억원이었으나 실제 매출은 414억원에 불과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81억원으로 예측치(220억원) 대비 무려 63.1% 미달했다.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예측치가 모두 빗나갔다는 점은 시장 신뢰를 잃는 요인이다.

돌파구 대상으로 찾은 DLS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클로봇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지만 현실적으로 시장이 집중하는 부분은 인수 부담과 막대한 부채해결이다. 여기에 빗나간 실적 전망이 더해지면서 유증에 대한 실효성 의문이 남는다.

최근 시장을 주도하는 산업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다.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분야가 로봇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실제로 로봇관련주들의 주가는 작년 말 이후 크게 상승했다.

로봇관련주들이 실적이나 펀더멘탈 대비 고평가 돼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문제는 이러한 공격적 투자 전략이 향후 산업 성장만으로 정당화될 수 있느냐다. 로봇산업은 높은 성장성을 보유했지만 반도체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경쟁강도가 높은 산업이다.

과거 중국이 태양광, 전기차 등 ‘디플레 수출’을 주도하면서 관련 분야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로봇 산업이 제2의 태양광, 전기차 분야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편, 최대주주인 김창구 대표이사가 배정물량의 약 10% 수준인 10억원 규모만 참여하는 부분도 자금조달에 걸림돌이다. 최대주주의 증자 참여 규모가 투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로봇 관련주들이 증시 호황에 기대 자금조달하는 것을 불편하게 보고 있다.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AI)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클로봇의 가중평균자본비용(WACC)는 작년 말 기준 32%다. WACC는 자기자본비용과 타인자본비용을 자산비중으로 가중 평균해 구한다.

더 컴퍼스는 자기자본비용 산출 과정에서 주식변동성을 의미하는 ‘베타’를 쓰지 않는다. 잉여현금흐름(FCF)이 현재 시가총액에 도달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몇 % 성장하는지 여부를 역산하는 방식으로 구한다.

FCF가 마이너스(-)인 경우 자기자본비용을 구할 수 없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몇 % 성장해야 주당순자산비율(PBR 1배)에 도달할 수 있는지 계산한다.

클로봇은 FCF가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PBR 역산 방식을 사용했다. 그 결과 자기자본비용은 무려 38.5%에 달한다. 투자자들이 향후 주식을 보유할 때, 기대하고 있는 수준으로 성장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 그만큼 유증 참여도 망설일 수밖에 없다.

다만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대비 64.9% 증가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관련 파트너십도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클로봇이 북미 법인 설립을 완료한 것도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이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피지컬 AI가 주목을 받으면서 로봇관련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산업 성장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기대가 크지만 그만큼 불확실성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와 비교할 때 로봇 산업은 경쟁강도가 높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기대감을 다소 낮춰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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