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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우한 폐렴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1-22 11:13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사람의 몸에 질병을 일으키는 물질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박테리아(세균), 곰팡이균(진균), 그리고 바이러스다.

박테리아는 항생제로 처치가 가능하다. 예컨대 임질이 박테리아가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곰팡이균은 보통 피부병을 일으킨다. 무좀이 대표적인 질병이다. 세포벽이 두꺼워서 항진균제를 써도 잘 낫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크기가 아주 작고 열등한 물질이다. 바이러스가 박테리아를 감염시키는 일도 흔하다. 또 바이러스는 열등하기 때문에 생식과정에서 변종이 자주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한 현직 의사는 "바이러스는 변신을 잘하기 때문에 약을 만들어내기가 어렵다"면서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약을 만들어 내더라도 조금씩 변종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은 감기, 에이즈 등이다. 감기약은 해열제와 같은 대증요법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 의사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라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섭다기보다는 바이러스 그 자체가 무서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이번 바이러스가 얼마나 무서운지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어떤 병이든 초기엔 치사율이 높지만 인간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치사율이 낮아진다. 이번 우한 폐렴 사태도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부른 글로벌 안전자산선호

21일 중국 당국이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으로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히고 감염자가 한국, 일본, 태국 등을 넘어서 미국에서까지 발생하면서 우려가 커졌다.

일각에선 2003년 사스의 공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금융시장에서도 이 문제가 심각해질 경우 경기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주시하고 있다. 빠르게 가능성을 반영하는 속성을 지닌 금융시장에선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됐다.

간밤 미국 주식시장의 다우지수는 0.52% 떨어지면서 6일만에 하락했고 미국채10년물은 1.7%대로 하락하면서 6주래 최저수준으로 내려갔다.

국내 주식시장은 전날 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 등으로 속락했으며, 채권가격은 장중 급등하는 모습을 연출한 바 있다.

중국이 최대 명절 춘절을 앞둔 상황에서 전염병이 발생했기 때문에 향후 감염자가 얼마나 더 나타날지, 또 사망자가 추가로 얼마나 더 나올지 등은 지켜봐야 한다.

중국 당국이 이전보다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가운데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금융시장도 이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전날 이 질병의 위험성에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안전자산선호를 나타냈던 국내 금융시장이 오늘은 반대의 모습(주식 강세, 채권 약세)을 보이면서 전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 금융시장, 일단 단기적 재료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

자료=KB증권

자료=KB증권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여부가 향후 주가, 금리, 환율 등 금융시장 가격 변수에 추가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만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극적인' 경우를 상정하고 접근하는 것은 과도한 반응일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중국 전염병이 추가로 영향을 줄 수 있고 극단적인 경우 게임을 상당히 바꿀 수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은 최근의 글로벌 경기 개선세 등 큰 흐름이 바뀐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장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추가 확산이 차단되면 주가는 상승을 재개할 것이고 반대의 상황이 발생해 공포감이 고조될 경우 추가 조정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거 역사를 볼 때 강한 전염병이 발생하더라도 금융시장의 흐름 자체를 바꾸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이런 사태로 가격변수가 급락한다면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보인다.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우한 폐렴에 따른 주가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이번 전염병 이슈에 따른 조정은 주식 추가 매수의 기회"라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과거 사스 때처럼 국내 감염자가 적고 사망자가 없다면 영향력은 제로(0)에 가까울 것"이라며 "메르스는 이와 반대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국내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컸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이 바이러스는 현재로서는 사스나 메르스 만큼 치명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과도한 공포심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사람 대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은 확인됐지만 그 전염성은 사스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우한 폐렴의 치사율은 2% 이하 수준으로, 다행히 이는 사스와 메르스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강력한 전염병에 따라 금융시장이 강한 조정을 보이더라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된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우한 폐렴과 유사한 케이스로 볼 수 있는 사스는 중국 내에서 발생한 건수를 기준으로 2002년 12월 최초 발병자가 보고됐으며 2003년 6월 WHO가 중국을 사스 감염병지역에서 제외하면서 종료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사스 영향권에 있던 기간 상해종합지수 및 홍콩 H지수는 각각 7%, 9%까지 하락했으나 약 2~2.5주 만에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고 밝혔다.

자료=현대차증권

자료=현대차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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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염병 사태 심각해질 때는 정책, 성장률 등에 적지 않은 영향

다만 이번 우한 폐렴이 확산되고 문제가 심각해지고 한국 당국이 방어에 실패한다면 적지 않는 비용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한대훈 연구원은 "2003년 사스 확산으로 홍콩은 17억달러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고, 싱가폴은 2003년 GDP가 1~1.5%p 감소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2003년 2분기 GDP 성장률이 1%p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국내에서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방한 관광객이 급감한 바 있다"며 "2015년 5월 133만명에서 6월엔 75만명으로 급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크게 악화될 때는 경제정책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메르스 사태 때는 한국은행 금통위가 '심리 악화'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내리기도 했다. 당시 금리인하는 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과거 사스와 메르스의 경우 최초 발생 시점이 각각 2002년 12월 15일, 2015년 5월 29로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과 노동절이 마무리된 이후에 발생했지만, 이번엔 춘절 전에 발생했기 때문에 좀더 조심스럽게 주시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중국이 최대 명절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전염병이 발생해 중국 당국의 통제능력을 봐야 하는 것이다.

최진영 이베스트증권은 연구원은 "우한 폐렴과 관련한 섣부른 판단은 지양하되 춘절 이후 확산 수준 확인 전까지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과거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 전염병은 경기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곤 했다"면서 "치사율 9.6%의 사스 발병 당시 중국 내 여행객 수는 1994년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 바 있으며 출국자 수 역시 +36.8%에서 +21.8%로 15%p 급감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기간 110pt를 상회하던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100pt로까지 추락했다. 이 밖에 조류독감(H5N1, H7N9) 발병 당시에도 이 같은 충격이 발생했다"면서 사태 전개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폐렴이 초기 확산 단계이기에 영향력을 가늠하기엔 이른 시점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테일 리스크'를 인지하고 접근할 필요성도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09~2010년 신종플루(멕시코, 미국, 중동), 2015년 메르스(중동)는 발병 지역이 지리적으로 한국과 떨어져 있었다"면서 "중국 폐렴은 2002~2003년 유행한 사스(중국 등 동아시아)와 같이 지리적으로 근접한 중국에서 발병해 잠재적 충격 수준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국이 춘절을 앞두고 대규모 인구 이동으로 확산 가능성이 우려돼 피해 추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다행스럽게도 중국의 대응은 이전보다 나아진 상태라는 진단도 나온다.

박수현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중국 정부가 엄격하게 우한 지역의 출입 인원을 통제하고, 우한 폐렴으로 인한 의료비용은 모두 정부가 부담하기로 하는 등 대응방안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면서 "방역 체계가 빠르게 갖춰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자료=신한금융투자

자료=신한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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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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