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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이연되는 금리인하 시점...불확실성과 함께 열린 가능성들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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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1-20 11:27

사진=한국은행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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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연초(1월~2월)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 꽤 있었다.

11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사실상 2명(조동철·신인석 위원)의 소수의견이 노출된 데다 성장률과 물가가 반등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상당히 변했다. 대외적으로 미-중이 1차 합의를 이룬데다 국내적으로도 경기회복 기대를 강화시키는 요인들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와 주가 상승, 선행지수 반등, 수출 부진의 완화 등 경기 상황이 추가 완화에 대한 시급성을 떨어뜨렸다.

이런 가운데 작년 12월 16일 부동산종합대책이 나오고 연초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인사들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통화정책이 금융안정에 좀더 무게를 실을 수 밖에 없다는 인식도 강화됐다.

■ 2월 인하? 사실상 어렵다는 견해 강해

작년 말만 하더라도 연초 금리인하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제법 있었다. 11월 29일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1명(신인석 위원) 나왔으나 사실상 조동철 위원이 다음 회의에선 인하 의견을 내겠다는 입장을 보인 점 등도 기대감을 키웠다.

아울러 각종 의구심이나 루머에도 불구하고 결국 지난 금요일(17일) 회의에선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2명 나왔다.

전통적으로 소수의견은 향후 금리결정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에 따라 여전히 금리의 방향은 '인하'라는 관측도 많다.

하지만 최근 시장의 분위기는 점차 인하 시점에 대한 기대감이 이연돼 왔으며, 현재는 2분기 이후로 보는 게 낫다는 관점이 강화됐다.

경기가 다소 나아지는 신호와 함께 금융안정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등이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인식도 커졌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1월 회의에서 소수의견 2명이 나왔으나 금융안정이라는 이슈가 추가됐다"면서 "2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상반기 중 인하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공 연구원은 "통화당국 차원에서 완화적 기조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은 이주열 총재의 발언을 통해서도 확인됐다"면서 "하지만 최근 현안으로 부상 중인 가계부채, 부동산 등 소위 '금융안정'에 대한 경계 수위 역시도 상당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지난해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2차례 내렸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인 1.25%로 내려간 뒤 최소 1%까지는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강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 반등 신호와 함께 부동산 이슈 등이 가미되자 금리인하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란 관점이 강해진 것이다.

■ 4월 인하? 기존 비둘기파들 최후의 인하 푸시 시점

당장 다음달 금리 인하가 어렵다면 다음 금리 결정 시점은 4월이다.

4월엔 비둘기파의 대표 조동철·신인석 위원과 매파의 대표 이일형 위원의 임기가 모두 만료된다.

향후 금통위원 인적 구성이 어떻게 바뀔지 불확실성이 적지 않은 가운데 어떤 성향의 인물이 금통위 내로 들어올지가 관심이다.

현재의 금통위원들이 연임되지 않는다면(금통위원 상근직 체제 이후 연임은 없었다) 새로운 인물들의 스타일이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향후 금리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2월보다는 4월, 혹은 2분기(4~5월)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5월의 경우 금통위원 임기 만료 이후 새로운 인물들의 '공부나 학습'이 필요한 때여서 곧바로 금리변경이 단행되기 어렵다는 점도 거론된다. 따라서 4월이 중요한 시기라는 평가가 많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일단 4월이 재밌을 듯하다"면서 "비둘기파들은 계속 인하 의견을 낼 것이고, 이 기간 동안 얼마나 동조자가 붙을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2분기 인하를 예견하는 사람들은 당장 경기가 나아지는 기미를 보이지만, 개선폭에 한계가 있어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고 본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국내경기가 11월 전망한 궤적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면서 "그 전망 궤적도 올해 마이너스 GDP 갭 확대라는 점에서 여전히 금리인하의 명분은 유지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2분기 중 정책 공조 차원의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11월 전망에 부합한 궤적을 조속한 추가 인하로 연결짓기 어렵다는 시각도 엿보인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한은은 성장률과 물가가 기존 전망 궤도에 부합한다고 했으며 국내 지표의 개선을 언급했다"면서 "다만 개선에도 불구하고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률과 낮은 물가는 한은의 완화 스탠스를 유지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최소 상반기엔 금리 동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 4월엔...부동산 정책 효과 확인 속 각종 변수들 많아

작년 말부터 경기부진이 축소되는 흐름이 나타낸 데다 부동산 문제가 금리결정의 중요 변수라는 인식이 부각된 뒤 금리인하 시점과 인하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부동산 문제의 경우 정부 정책이 어떤 효과를 나타낼지에 따라서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단 대통령도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꼽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 제어 의지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금리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있다.

반면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견제책이 집값을 제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면 통화정책 추가 완화에 숨통이 트일 수도 있다.

4월 시점 정도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 효과 등도 보다 구체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12.16 대책이 나온 뒤 현재 부동산 시장에선 가격이 올랐느냐, 떨어졌느냐를 놓고도 한참 논박이 진행 중이다.

실거래가 신고를 60일 이내에 하면 되기 때문에 지금은 단기적인 정책효과도 판단하기 쉽지 않은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총선을 앞두고 열리는 4월 회의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에 현 정권의 지지도가 떨어진 상황이어서 총선 전 금리 인하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인식도 보인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흔히들 총선이나 선거를 앞둔 금리 인하를 언급해 왔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 분위기는 일반적인 때와 다르다"면서 "금통위가 총선을 앞두고 금리인하를 단행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C 증권사 딜러는 "금통위가 4월에 금리를 내린다면 이 정부가 부동산을 잡을 의지가 박약하다는 시그널로 읽힐 수 있다. 만약 금리를 내리면 정권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격이 될 것"이라며 "종로에 출마하려는 이낙연 총리의 잠원동 집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더 싸늘해지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물론 과거부터 한국은행은 금리정책과 정치 일정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노회한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이런 정치적 변수들도 늘 고려해왔다.

4월 금통위 금리결정회의는 9일에 개최되며, 총선은 15일에 열린다. 이후 20일엔 4명 금통위원의 임기가 만료된다. 4월엔 부동산 정책 효과를 보다 잘 가늠해 볼 수 있는 데다 변수도 적지 않은 것이다.

■ 경제지표 반전 기미와 여전히 열려 있는 가능성들

이런 가운데 각종 돌발변수 등에 따라 상황이 유동적으로 흘러갈 수 있으며, 금리 결정자들이 향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진단도 있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합의를 했지만, 이후 협상엔 불확실 요인도 적지 않다. 대외 상황, 또 국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서 금리는 인하될 수도 있고 동결을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아무튼 현재로서는 일단 경기 회복 기미가 강화된 것은 맞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 연속 반등했다. 향후 상승 강도에 대한 의구심은 존재하지만 추가 상승 여지가 높다"면서 "과거 경기선행지수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금리는 상승했고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차도 확대되는 패턴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부진에 따른 금리인하 기대 심리의 강화가 아니라면 시장금리의 하방 경직성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경기 불확실성도 여전해 통화정책 전망을 한 쪽 방향으로 고집하기 보다는 여러 가능성들을 열어두고 접근하는 게 낫다는 진단도 보인다.

한국은행의 한 직원은 "금리가 몇 월에 인하될지, 또 금리 추가 인하가 실제로 단행될지 여부는 전적으로 지표에 달려 있는 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금리 결정이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보고 접근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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