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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시장 결산 (1)] 주류 삼국지, 하이트진로만 웃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기사입력 : 2019-12-02 00:00 최종수정 : 2019-12-02 18:39

신제품 흥행 & 불매운동 수혜
주세법 개정 효과도 내년 기대

[주류 시장 결산 (1)] 주류 삼국지, 하이트진로만 웃었다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주세법 개정부터 리베이트 쌍벌제, 신제품 경쟁, 불매운동 타격, 소주병 마케팅 제재까지… 올해는 유난히 주류업계에 이슈가 많았다. 해당 이슈들로 인한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주류 3사의 영향 관계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올해 주류 3사 중 승자는 하이트진로다. 하이트진로는 맥주 신제품 '테라'의 흥행으로 지난 4년간 적자를 낸 맥주사업을 턴어라운드 하는 데 성공했다. '뉴트로' 마케팅을 적용한 '진로' 소주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7월 이후 일본 맥주 불매운동으로 인한 국산 맥주 반사이익을 누린 점도 실적에 도움이 됐다. 내년도 주세법 개정으로 맥주 가격이 인하되면 이로 인한 혜택도 누리게 될 전망이다.

◇'초록병 맥주'로 시장 공식 바꾼 '테라'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이트진로 맥주부문 매출은 7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만 영업적자 폭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3월 말 출시한 신제품 테라가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에도 테라 판매 호조로 하이트진로의 레귤러 맥주 매출은 15% 이상 늘었다.

실제 테라는 지난 3월 출시한 후 누적 판매량이 2억병을 넘어섰다. 이는 초당 11.6병 판매된 꼴로 국내 성인(20세 이상, 4204만명 기준) 1인당 2.4병 마신 양이다. 테라 출시 이후에도 '하이트', '맥스' 등 기존 맥주 브랜드의 매출 잠식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테라로 인해 유흥 및 가정 시장의 전체 맥주부문 판매량이 증가한 것을 보여준다.

테라는 하이트진로가 2년 동안 개발에 매진해 출시한 제품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그동안 수입맥주의 파상공세와 빠르게 변하는 주류 소비문화에 대응을 못 해 맥주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며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면서 '절치부심'으로 테라를 준비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하이트진로가 맥주부문에서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은 오비맥주의 '카스'가 하이트진로의 하이트를 시장 점유율에서 역전한 2013년 이후 쭉 적자 상태다. 지난해 맥주부문 영업손실은 203억원이었다. 이에 맥주부문의 실적 반등은 하이트진로의 최우선 과제다.

하이트진로는 내부적으로도 올해 성과에 고무돼 있다. 진로 소주도 출시 7개월 된 지난달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이 1억병을 돌파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싱가포르에서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를 열고 김인규 대표가 직접 투자 촉진에도 나섰다.

◇'NO 재팬' 불매운동 수혜도 반짝

단기적으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반사이익도 하이트진로에 호재로 작용했다. 올해 7월 이후 거론된 일본 제품 '보이콧 리스트' 중 가장 민감한 변화를 보여준 품목은 다름 아닌 맥주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의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국가별 맥주 수입 순위에서 일본 맥주는 1위에서 17위로 하락했다. 일본 맥주는 지난 7월 일본의 경제 보복 발동 이전까지 수입 규모 부동의 1위를 차지해왔다. 일본 맥주의 빈 자리는 중국과 미국, 그리고 국산 맥주가 채우고 있다.

소비자들이 일본 맥주를 기피하고 있다는 점은 특히 편의점 등 소매판매점에서 잘 나타난다. 지난 3분기(7~9월) 기준 브랜드별 맥주 판매 순위에서 '아사히 맥주'는 3위에서 12위로 추락했다. 3분기 아사히맥주 소매판매금액은 139억5100만원으로 2분기 대비 69.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국산 맥주는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국내 맥주업체 소매판매 비중은 2분기 75.2%에서 3분기 80.3%로 5.1%포인트 높아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일본 맥주 불매운동 기류는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며 "7월 이후가 특히 계절적 성수기여서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주세법 개정에 내년도 수혜 예상

하이트진로는 맥주의 종량세 전환으로 실적 개선도 유력시되고 있다. 종량세로 전환할 경우 세 부담이 커지는 소주가 이번 개편 대상에서 빠졌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지난 6월 정부는 맥주에 붙는 세금을 기존 종가세(가격 기준 세금 부과)에서 종량세(양 기준 세금 부과)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이는 수입가를 낮춰 세금을 적게 냈던 수입 맥주사와 국내 맥주사가 주세법이 개정되는 내년부터는 동일 선상에서 경쟁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되면 국산 맥주의 가격 경쟁력이 지금보다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맥주와 막걸리의 종량세 전환을 우선적으로 실시한다는 발표에 특히 하이트진로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졌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말 기준 1조8856억원의 매출 중 맥주가 7433억원(37.9%)을 차지해 상대적으로 맥주 부문 매출 기여도가 높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시행될 주세법 개편에 따라 한동안 강세였던 수입맥주의 성장은 둔화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국산맥주가 이 자리를 대처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장 상황이 하이트진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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