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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뉴욕 주가급락 후..급락 배경과 매매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

장태민

기사입력 : 2018-10-12 15:28 최종수정 : 2018-10-1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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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코스콤 CHECK, 나스닥지수 최근 월봉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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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 10일 뉴욕 주가지수는 2월 초 이후 8개월래 가장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11일에도 주가지수는 1~2%대로 급락하면서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12일 국내 주식시장이 상당폭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현지에선 조정의 시각으로 보는 시각과 일시적인 가격 급락으로 보는 시각이 중첩돼 있다. 다만 아직은 본격적인 조정장이 시작됐다고 확신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주가 낙폭이 커지자 미국에선 지난 2월 사태 때처럼 알고리즘 매매에 의해 시장 변동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곤 했다.

■ 올해 2월에 이은 10월의 주가 폭락

지난 10일 미국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3.2%, 3.3% 하락해 올해 2월 8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2016년 6월 이후 최대 낙폭인 4.1% 하락세를 나타냈다.

주가가 급락하자 최근 지속적으로 경제 성과를 자신의 치적으로 자랑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통화정책을 다시 비난하기도 했다.

2월 이후 가장 두드러진 이번 10월의 뉴욕 주가 급락은 당시처럼 금리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즉 10일 장중 미국채10년물 금리가 3.2%대 중반선까지 오르면서 7년래 최고치를 경신하자 위험자산이 경기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지난 2월 미국 금리가 3%를 향해 갈 때 크게 한 차례 놀란 것처럼 이번에도 금리가 다시 특정 레벨로 올라서면서 부담이 된 그림이 만들어졌다. 2월 주가 급락 당시 금리 3%는 미국 경제를 둔화시킬 수밖에 없는 레벨이라는 지적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금리 상승과 함께 글로벌 무역 질서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다.

미중 무역갈등이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대결 구도로 치닫는 점 등이 우려 요인으로 평가됐다. 특히 미국이 환율 보고서 발표를 앞둔 시점에 미국이 중국을 더 압박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최근 기술주들의 상승세가 과도했다는 점도 조정의 원인으로 꼽혔다. IT 업종의 기업실적이 양호한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실적이 주가 상승세를 밑돌면서 주식 고평가에 대한 부담도 작용했다.

좀 더 이번 사태를 적극적으로 보는 쪽은 향후 미국 경제 둔화에 포커스를 맞춘다. 당장 3분기 기업 실적이 좋게 나올 수 있지만, 4분기나 내년으로 가면 실적이 둔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인식 등을 앞세우면서 이번 주가 하락을 해석하기도 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채권금리 급등, 달러 강세 등 가격변수가 시장 불안심리를 자극했던 것과 달리 미국 기업의 실적과 경제 변수와 같은 펀더멘털 변수가 이번 미국 주가 폭락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 알고리즘과 시스템 매매에 대한 의구심

올해 2월 5일 당시 미국 다우지수는 3시5분 24748포인트에서 3시11분 23923포인트로 단 6분만에 824p(3.3%) 급락했다. 이 같은 단기 급락 후 7분만에 다시 직전수준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이후엔 곧바로 하락세를 재개했다.

급락 후 급등, 그리고 하락세 지속이라는 양상이 이어진 것이다. 이같은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 현상엔 알고리즘 매매, 즉 한국 주식시장에서 흔히 쓰는 말인 프로그램 매매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의심을 받았다.

알고리즘 매매는 투자자가 사전에 가격과 수량, 시간 등을 설정하고 '수학적 모델' 등을 결합해 전산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매매가 이뤄지게 하는 거래를 말한다. 이런 거래 방식은 감정의 동물인 인간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게 해 주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초당 수천 번의 거래가 가능해 단기투자자들이 즐겨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시스템적 거래는 알고리즘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매매할 수 있다. 추세를 추종하는 공식을 삽입할 수도 있고 (비용절감 등의 목적으로) 분할매매 기법을 프로그램에 심을 수도 있다.

시장에 알려져 있는 초고속매매(HFT, High Frequency Trading)도 대표적인 알고리즘 거래의 일종이다. 헤지펀드나 다양한 투자은행, 연기금 등이 모두 알고리즘 거래를 활용한다.

미국에선 우리나라보다 알고리즘 거래 비중이 훨씬 높아 일부에선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이라고 보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거래는 시장을 과잉 반응하게 만든다. 시장의 변동성이 급하게 확대될 때 알고리즘 매매의 파워가 커질 수 있다.

연준 파월 의장의 '중립금리 수준까지 아직 멀었다'는 발언 이후 금리 상승에 대한 공포가 뉴욕 주가를 뒤흔들었지만, 왜 하필 낙폭이 이렇게 커졌느냐를 의심하는 사람들은 알고리즘 매매를 다시 주목하기도 했다.

이번 주가 급락을 2월 사태와 비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시스템 펀드가 시장에 미치는 여파와 관련한 주제는 금융시장에서 논란이 많다.

외국계 금융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시스템 매매의 비중이 한국보다 훨씬 크다. 이러다 보니 주가가 폭락할 때는 계속해서 이런 알고리즘 매매에 대한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실제 시스템 펀드의 힘이 막강하다”고 말했다.

다만 수많은 시스템 펀드나 알고리즘 매매를 하는 사람들이 동일한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주가 급락 때마다 '알고리즘'을 거론하는 것이 옳은지 의심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국내의 한 시스템펀드 매니저는 "올해 2월 이슈가 됐던 VIX 지수 기준으로 보면 어제, 그제의 변동성지수는 2월과 레벨이 많이 달랐다. 2월엔 알고리즘 매매 여파를 의심할 정황이 많았는데, 이번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주가가 예상보다 많이 빠지면 그 후 이유를 찾는 과정에서 '기계' 탓으로 돌리는 경향도 있다. 그런데 그런 '기계'가 작동한 근본 이유 역시 결국 금리 상승 등에 따른 부담일 수 있어 최근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거론된 금리와 별도로 생각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어 "2000~2002년 주가가 맥을 못 추던 시기였는데, 그 때의 기계보다 지금이 훨씬 더 발달돼 있다. 다만 최근 단기간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지는 경우들이 종종 나타나면서 시스템 펀드의 영향력이 특정 시기엔 극대화됐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은 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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