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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철수 수순’…업계 “제도 한계점”

신미진 기자

mjshin@

기사입력 : 2018-02-09 10:32

T1 매장 60% 운영…이달 말 경 철수규모 구체화
면세점 업계·학계 “특허권 남발 자제…기간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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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제2터미널 주류 플래그십 스토어. 롯데면세점 제공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제2터미널 주류 플래그십 스토어. 롯데면세점 제공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국내 면세점 시장 점유율 1위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T1)에서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면세점 특허권 남발’을 자제하고 폐지된 갱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9일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와 아직 임대료 협상을 진행 중”이라면서도 “추석 연휴가 지나고 이달 말 께 철수 규모 등 구체적인 계획 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의 갈등은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면세점은 공사 측에 면세점 임대료를 현행 최소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 방식으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사실상 임대료 인하를 요구한 셈이다.

당시 롯데면세점 측은 이 같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철수’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이에 따라 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과은 협상에 나섰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9월부터 T1 면세점 4개 구역을 맡아 운영해왔다. 이는 T1 전체 매장 면적의 약 60%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롯데 측이 전체 매장을 반납할지, 일부 매장으로 한정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롯데면세점이 T1 철수를 검토하게 된 배경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보복으로 관광객 매출이 감소한 점과 시내면세점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다.

특히 시내면세점 증가 영향이 컸다. 2015년 정부의 면세 특허권 확대로 6개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면세점은 올해 13개로 늘었다. 면세업체 대부분이 시내면세점에서 얻은 수익으로 공항면세점 적자를 메우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시내면세점 경쟁 심화는 곧 공항면세점 위기로 이어진다.

공항면세점 매출 비중이 높지 않다는 점도 철수에 대한 부담감을 덜게하는 요인이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2017년 면세점별(지점별) 매출’ 자료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명동 시내면세점에서 국내 전체 면세점의 21.9%(3조1620억원)에 해당하는 매출을 올린다. 반면 T1 면세점 매출은 7.7%(1조1210억원)에 불과하다.

롯데의 임대료 인하 요구에 공항공사 측은 “외부요인으로 발생하는 영업환경의 변화에 따른 매출 감소를 사유로 업체가 입찰시 제안‧약정한 임대료 등에 대한 조정요구가 불가능함을 계약서에 명시했다”고 반박했다.

실제 롯데면세점은 2015년 9월부터 5년간 약 4조 1000억원의 임대료를 납부하기로 공사 측과 계약했다. 경쟁사인 호텔신라(1조4930억원), 신세계(4330억원)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당시 특허권을 얻기 위해 높은 임대료를 제시한 것은 맞다”면서도 “정부 정책 영향인 사드와 시내면세 사업자 추가는 당시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서울 코트야드 남대문에서 열린 '면세산업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모습. 신미진기자

지난 8일 서울 코트야드 남대문에서 열린 '면세산업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모습. 신미진기자

이를 두고 면세점 업계와 학계에서는 정부가 면세점 특허권 발급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현행 5년인 면세 특허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광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8일 서울 코트야드 남대문에서 열린 ‘면세산업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에서 “면세점 사업자들읜 낮은 수익에도 불구하고 홍보효과를 고려해 공항면세점을 운영해왔다”며 “경쟁 심화로 시내면세점에서도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전체 면세점 운영 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특허수의 적정성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한국관광학회, 한국호텔외식관광경영학회, 문화관광서비스포럼이 주최했으며 면세 및 관광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토론에 참여한 김도열 한국면세점협회 이사장은 “사업의 안정성과 연속성이 없기 때문에 국내 면세점 사업자들도 중장기 플랜이 없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특허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특허 갱신제도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면세점 특허기간은 2013년 관세법 일부개정법률 개정에 따라 10년에서 5년으로 줄었다. 특허 갱신제도 역시 폐지되면서 기존 사업자들도 다시 신규입찰에 뛰어들어야하는 상황이 됐다. 일례로 2015년 11월 SK워커힐 면세점이 특허 심사에서 탈락하며서 대량 실직 해고 사태가 일었다.

김금주 롯데면세점 노동조합 위원장은 “당시 해직된 워커힐 면세점 직원들은 대부분 경력 재취용에 실패하고 신입 채용 또는 더 열악한 일자리를 얻게 됐다”며 “5년 특허제도는 ‘시한부법’으로 불안한 노동환경을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특허 기간을 10년으로 늘려 면세점 노동자들의 일자리 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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