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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소호, 은행대출 외줄 탄다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5-10-05 00:54 최종수정 : 2015-10-05 01:09

정책 유도에 中企, 당장 수익 소호 ‘쏠림’
금리상승 전환땐 연체 등 악순환 가능성

신규 기준 은행 예대금리차가 커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은행경영 어려움이 한 숨 돌리나 싶었지만 반길 사이도 없이 위험도가 더 두터워지는 ‘외통수’아니면 ‘외길 수순’의 진로로 빨려 드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3면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올해 안에 금리인상을 개시해 내년 하반기 이후 우리나라 역시 금리상승압력에 직면한다면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돌출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나온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은행대출 관련 통계를 보면 직접금융 조달 대신 은행대출을 찾아 왔던 중견기업 이상 대기업들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관련 대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또한 본격적인 주택담보대출 규제강화에 앞서 벌써부터 부분적인 축소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대기업과 주택담보대출 등이 이미 줄었거나 앞으로 증가세가 위축될 것이 뻔한 상황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대출에 자산성장과 수익을 의존하는 ‘외줄타기’ 말고는 저성장-저금리 경기한파 계곡을 넘을 방법이 없어진다. 이런 연유로 외줄타기에 한창인 은행들에게 리스크가 커지는 것은 필연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 中企·자영업자 대출 쏠림은 외통수

A대형은행 B임원은 4일 한국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요즘 시중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대출에 집중하는 이유를 간명하게 전해 줬다.

그가 몸담고 있는 은행 뿐 아니라 다른 은행들까지 영업력을 집중해서 기울이는 까닭에 대해 “베이비부머 은퇴와 맞물려 창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소매형 소호(SOHO) 쪽, 그리고 전월세난 속에 오히려 업황이 좋은 부동산 임대업 등이 위험도 적고 금리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와 당국이 펼치는 기술금융 확대 독려가 일선 영업현장 상황변화와 맞물려 중소기업 대출 쏠림 심화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의 재무건실성 악화와 대기업 대출 수요 소멸 양상에 대응해 은행들이 대출을 늘릴 곳은 중소기업 쪽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것.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2012년 9조 2000억원 순 감소했던 중소기업 대출은 2013년 26조 6000억원이 늘어나는 등 큰 폭의 증가세를 잇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14조 1000억원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하반기 이후 기술금융 확대 정책에 부응하고 대기업 대출 운용 공백에 대응하면서 올해 8월까지만 벌써 21조 8000억원 늘렸다. 2012년과 지난해 개인사업자 대출증가 폭보다 적었던 중소기업 대출은 2013년이나 올해처럼 늘어날 땐 걷잡을 수 없이 현저히 큰 폭으로 늘어나는 모습이다.

◇ 대출 쏠림엔 리스크 쏠림 그림자

C대형은행 한 임원급 관계자는 “소호대출은 담보를 잡고 가기 때문에 지금이야 수익성도 좋고 리스크 부담도 없으니 열심히 취급하겠지만 내수가 더욱 악화되고 수출기업 부진이 계속된다면 일부 부실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도 은행권 관계자들은 ‘아직 현실화 되지 않은 리스크’라는 이유로 구체적 언급을 회피하거나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금리인상 압박요인까지 감안하면 선제적 리스크관리 없이 마냥 대출을 늘리는 것은 당연히 위험하다는 지적에는 대개가 공감하고 있다. 리스크가 커지는 것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리스크관리 담당 쪽의 우려보다 당장의 영업실적이 더 중요한 요즘 금융사의 처지 때문에 냉가슴을 앓고 있는 격인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현재 은행처럼 기업과 개인사업자 여신 비중이 큰 금융회사들에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경고는 벌써부터 깜박이기 시작했다.

◇ 경쟁심화 따른 박리 이어 금리인상 가시밭

국내 신용평가사들 사이에선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 쏠림에 대해 경쟁심화에 따른 마진 약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아직 지표상으로는 건선성이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업종별 비중과 연체율 감안 시 경기불황이 지속될 경우 건전성 저하가능성이 내재해 있다”고 우려했다.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제조업과 더불어 부동산 및 내수경기 민감 업종비중이 높은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한기평은 중소기업 대출에서 고정이하 부실여신이 늘어나게 될 경우 일부 지방은행 수익에 끼치는 악영향이 크고 금리인상이 사직됐을 경우 만기 1년미만 고정금리 대출을 많이 취급하는 시중은행 거래 중소기업의 이자부담이 올라가는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고 봤다. 내수와 수출 등 실물경기 회복 없이 금리 인상압력이 커진다면 은행권 연체 증가와 수익성 악화는 커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

중소기업 대출 급증 끝에 대규모 부실화 때문에 대규모 감원과 조직축소를 핵심으로 하는 연쇄합병과 함께 장기 암흑기를 맞았던 일본계 은행들이 걸었던 노선에 자꾸만 다가서고 있는 모습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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