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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김창한 ‘실패한 M&A’ 꼬리표 뗄까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26 00:00

8500억 투자 인수한 ‘언노운 윌즈’
신작 실패·경영진 소송 등 ‘골머리’
‘서브노티카2’ 흥행…5년만의 반전

▲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크래프톤이 85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개발 스튜디오 ‘언노운 월즈’가 비로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인수 약 5년 만이다. 언노운 월즈 신작 ‘서브노티카 2’가 출시 약 12시간 만에 글로벌 200만 장 판매고를 올리는 등 초반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언노운 월즈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상장 이후 처음으로 진행한 대형 M&A(인수·합병) 사례다. 인수금액만 약 8552억 원으로 김창한 대표 ‘스케일업 더 크리에이티브(이하 스케일업)’ 전략의 대표 주자다.

그동안 김창한 대표가 ‘포스트 배틀그라운드’ 발굴을 위해 조 단위 투자에도 별다른 결과를 내놓지 못했던 만큼 이번 언노운 월즈 성과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분위기 바꾼 ‘미운 오리’

크래프톤에 따르면 지난 15일 ‘얼리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출시한 서브노티카 2는 출시 12시간 만에 누적 판매 200만 장을 달성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출시 4일만에 400만 장을 돌파했다.

언노운 월즈에서 개발한 서브노티카 2는 해양 생존 장르 지평을 연 ‘서브노티카’ 시리즈 정식 후속작이다. 전작과 다른 외계 행성을 배경으로 언리얼 엔진 5 기반 그래픽을 통해 미지의 생태계를 구현해 냈다.

또한 시리즈 최초로 최대 4인 협동 모드를 도입해 동료들과 함께 생존 전략을 짜고 탐험 성취를 나누는 확장된 몰입감이 특징이다.

서브노티카 2는 판매량뿐만 아니라 세부 이용자 지표에서도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냈다. 스팀, 에픽게임즈 스토어, 엑스박스 플랫폼 합산 기준 최고 동시 접속자 수 65만1000 명을 기록했다.

스팀 단일 플랫폼 기준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46만7000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정식 출시된 전작 서브노티카가 기록한 역대 최고 동시 접속자 수(약 5만1000명) 대비 약 9배에 달하는 수치다.

플레이어들 초기 반응도 긍정적이다. 현재까지 서브노티카 2의 스팀 사용자 평가는 ‘매우 긍정적’을 기록 중이다. 사용자 리뷰에서는 ▲언리얼 엔진 5 기반 수중 비주얼 ▲시리즈 최초 4인 협동 멀티플레이 ▲생존 및 크래프팅 시스템 ▲스토리텔링 등이 주요 호평 요소로 꼽혔다.

이번 서브노티카 2 성과는 김창한 대표에게 ‘가뭄 속 단비’다. 상장 이후 매년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올해 두 번째 연임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과도한 배틀그라운드 의존도, 주가 하락 등으로 주주들 원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창한 대표가 ‘포스트 배틀그라운드’ 발굴을 위해 추진한 대형 M&A 성과라는 점이 의미가 크다.

크래프톤은 2021년 12월 콘솔 개발력 제고와 신규 IP 확보를 위해 언노운 월즈를 인수했다. 초기 투자한 금액만 약 6508억 원이다. 여기에 인수 이후 경영 성과에 따라 인수대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언아웃(Earn-out)’ 조항으로 2026년까지 약 2044억 원 가량이 추가로 투입된다. 총 인수금액만 약 8552억 원에 이르는 셈이다.

이는 크래프톤이 2021년 8월 상장에 성공한 이래 현재까지 가장 규모가 큰 M&A 사례다. 크래프톤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집행한 M&A 투자금 약 3조5000억 원 중 약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빅딜 이후 2022년 야심 차게 선보인 ‘문브레이커’가 흥행에 실패하며 언노운 월즈는 순식간에 ‘미운 오리’로 전락했다. 크래프톤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언노운 월즈 손상차손은 595억 원이다. 손상차손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가치가 하락할 것을 예상해 장부가를 조정하는 작업이다. 피인수 장부금액에서 회수 가능 금액을 뺀 수치로, 인수 당시 가치 대비 현재 가치 차이를 나타낸다.

언노운 월즈의 장부상 금액도 인수 당시 8597억 원에서 5729억 원까지 감소했다. 크래프톤에서도 언노운 월즈의 가치와 기대감을 낮췄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언노운 월즈는 지난해까지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와 창립자들 간 해고 사태를 두고 법정 공방까지 벌어졌다. 결국 창립자들이 경영에 복귀하며 일단락됐지만, ‘김창한 대표의 실패한 M&A’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김창한 M&A 탄력받을까

업계에서는 언노운 월즈가 본격적인 성과 창출에 나서며 김창한 대표 스케일업 전략에 물꼬가 터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창한 대표는 매년 역대급 실적에도 ‘포스트 배틀그라운드’ 발굴에 실패하며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실패했다. 언노운 월즈 같은 유망 개발사에 투자를 단행했지만, 서브노티카 2 같은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실제 크래프톤 투자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AI) 데이터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크래프톤 투자 대비 효율성 지표와 가치 지표는 하락세로 나타났다.

크래프톤 최근 4년간 투하자본이익률(ROIC)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12.7%에서 2023년 11.1%로 하락했다. 2024년 13.3%로 상승했지만, 지난해 11.8%로 다시 감소했다. ROIC는 기업이 투입한 자본 대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창출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투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크래프톤 EVA(경제적부가가치) 추이를 살펴봐도 투자 성과에 대한 절실함이 두드러진다. EVA는 기업의 NOPAT(세후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차감하고 남은 초과이익을 뜻한다. 회계상 흑자라도 EVA가 마이너스이면 조달한 자본의 비용조차 회수하지 못한 가치 파괴 상태다.

크래프톤 EVA는 2022년 -(마이너스) 6297억 원에서 2023년 –6879억 원, 2024년 –7007억 원으로 음수 폭이 매년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1조 원까지 늘어났다. 배틀그라운드가 여전히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규 IP 투자에서는 별다른 가치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창한 대표는 올해 서브노티카 2를 시작으로 향후 스케일업 전략 핵심 타이틀인 ‘팰월드 모바일’ ‘딩컴 투게더’ ‘NO LAW’ 등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핵심 팬층이 분명한 시장을 출발점으로 게임 성공 가능성을 신속히 검증하고, 성과가 확인된 프로젝트를 스케일업해 프랜차이즈 IP로 발굴할 방침이다.

김창한 대표는 올해 경영 전략과 중장기 성장 방향에 대해 “올해부터 신작 도전을 실행 단계로 전환한 상태”라며 “신작 파이프라인과 제작 리더십을 기반으로 프랜차이즈 IP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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