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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안전', 현대는 '실무'…엇갈리는 건설 대장주의 외국인 채용 전략

조범형 기자

chobh06@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26 16:13

'삼성룰'이라 불리는 엄격한 안전지침 필수…못지키면 OUT
현장 기동성과 실무 중시하는 현대건설…전통적인 현장 분위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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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국내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두 축,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외국인 인력의 채용과 관리에서 ‘같지만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인력난 해소라는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지만, 접근 방식은 기업 문화만큼이나 뚜렷하게 갈린다.

같은 건설 현장이지만 삼성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규정하며 엄격한 규칙을 앞세우고, 현대는 ‘실무 중심’의 현장 적응력을 더 중시하는 모습이다.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두 기업의 상반된 선택은 업계 전반의 인력 운용 방향을 가늠하게 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이른바 ‘삼성룰’로 불리는 안전지침 숙지다. 보호구 착용, 작업 전 안전 브리핑, 위험 작업 이중 확인 등 세부 규칙이 매뉴얼로 정리돼 있다. 이를 어기면 국적을 불문하고 즉각 현장 배제 조치가 내려진다. 삼성물산의 한 시공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예외는 없다”며 “안전 교육 이수와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현장 투입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물산이 최근 현장에 배포한 안전 수칙 자료를 보면 다국어로 번역된 지침서와 영상 교육이 필수로 포함돼 있다. 단순 권고가 아니라 계약 조건에 안전 준수 의무를 명시하고, 반복 위반 시 계약 해지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체류 비자 역시 H-2나 E-9 인력이라 하더라도 본사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안전 교육 이력 관리가 채용 유지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삼성물산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평택 고덕 삼성반도체 공사현장에 경우 평택반도체 공사현장은 국가핵심시설이라는 특성상 삼성물산 등 시공사에서 외국인 노동자 고용을 사실상 배제하고 한국인 위주로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보안이 중요한 국가시설이라 현장에는 외국인 비율이 극히 낮은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상대적으로 현장 기동성과 실무 경험을 우선 평가한다. 전통적인 현장 문화 속에서 팀 단위 작업을 중시하고, 숙련도와 작업 속도를 중요하게 본다. 현대건설의 한 현장 소장은 "인력이 고령화됨에 따라 현장 상황에 빠르게 적응하고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현장에서 근무 중인 한 외국인 근로자는 “삼성 현장은 규칙이 세세하고 긴장감이 높다”며 “현대는 선배들이 직접 가르치며 일을 통해 배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현장 경력과 추천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현대건설은 법정 비자 기준 준수 외에 실무 테스트를 중시하나, 안전 교육도 외국인 대상으로 확대하는 등 최근 줄어든 인력난에 고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차이는 두 회사의 조직 문화와 리스크 관리 철학에서 비롯된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프로젝트 비중이 높고, 사고 발생 시 기업 이미지와 수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관용 원칙’에 가까운 안전 전략을 택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장기간 유지돼 온 현장 중심 문화를 바탕으로 숙련 인력의 즉시 활용을 중시해 왔다.

전문가들은 어느 한쪽이 정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인력 확대는 불가피한 흐름”이라며 “삼성식 안전 관리와 현대식 현장 적응 모델이 향후 업계 전반에서 절충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근로자 채용은 단순히 부족한 인력을 채우는 차원을 넘어 기업의 리스크 관리, 생산성, ESG 경쟁력까지 연결되는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안전의 삼성’, ‘실무의 현대’라는 대조적 현장 문화는 한국 건설업이 기술·인력·안전의 균형 속에서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지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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