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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실적·신뢰 추락 ‘삼중고’…백종원 “배수진 각오로 혁신” 다짐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9-01 05:00

더본코리아 상반기 매출 역성장에 적자 전환
자영업 해결사에서 식품 위생 논란으로 번져
백종원, 방송 활동 중단 후 ‘책임 경영’ 선언

▲ 지난 5월 29일 더본코리아 상생위원회 발족 첫 준비회의에 참석한 백종원 대표.

▲ 지난 5월 29일 더본코리아 상생위원회 발족 첫 준비회의에 참석한 백종원 대표.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더본코리아 백종원닫기백종원기사 모아보기 대표는 한식과 중식, 양식, 야식 등 업종을 가리지 않는 K외식 선구자다. 한끼에 1만 원대를 넘지 않는 가격을 형성하며,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맛과 가성비를 담아냈다. 커피 프랜차이즈 빽다방은 커피 한 잔에 5000원이 안 되는 값으로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더본코리아가 최근 3년간 매해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다.

백 대표의 개인기도 한몫했다. 각종 방송에 출연하면서 자영업자의 고민을 해결하던 백 대표의 진정어린 모습이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었고, 이는 더본코리아라는 외식 브랜드를 전국구로 올려놓은 계기가 됐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따라오듯 백종원 개인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더본코리아는 작은 풍파에도 크게 흔들리게 됐다.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회사 전체 리스크로 번진 것인데, 그가 최근 방송 활동을 중단하면서까지 회사 경영에만 몰두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31일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회사는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2213억 원에서 16.4% 준 1849억 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63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순손실은 173억 원을 썼다. 백 대표와 회사가 식품위생법을 비롯한 각종 논란에 휩싸였고, 소비자 여론마저 악화해 벌어진 현상이다. 위기 타개를 위해 더본코리아는 지난 5월부터 브랜드별 가맹점 매출 활성화를 추진, 총 300억 원의 상생지원금을 투입하기에 이른다.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는 식품위생법·식품표시광고법·원산지표시법·축산물위생관리·농지법 등 위반 혐의로 10건이 넘는 경찰 수사를 받았다.

백 대표가 과거 방송에서 보인 여러 모습이 논란에 불을 지폈다. 대표적으로 백 대표는 지난 2023년 11월 홍성 바비큐 축제 당시 다량의 고기를 굽는 도중 분무기 통에 사과 주스를 넣고 뿌리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문제는 이 분무기 통이 농약 통이 아니냐는 식품위생법 논란으로 이어졌고, 경찰도 수사에 나섰다. 백 대표는 이에 대해 “정확한 제품명은 분무기 통이며, 새것을 싸서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 역시 해당 건에 대해 무혐의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더본코리아에서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제품들의 원산지 표기 논란이 기름을 부었다. ‘백종원의 백석된장’과 ‘한신포차 낙지볶음’, ‘덮죽’ 등 일부 제품이 원료가 외국산인데도 이를 국내산으로 홍보했다는 의혹이다.

더본코리아 생산시설이었던 충남 예산군의 백석공장도 예외는 아니다. 이곳은 농업진흥구역에 있는 생산시설로, 주로 된장과 같은 장류를 제조한다. 현행 농지법상 농업진흥구역 내 시설에서는 국내산 농수산물을 원료로 식품을 생산해야 한다. 그런데 된장의 일부 원료가 국내산이 아니라는 의혹이 나왔고, 급기야 지난 6월 문을 닫았다.

더본코리아 측은 장류의 주원닫기주원기사 모아보기료인 대두와 밀가루 자급률이 낮은 데다 국내산 수급마저 어렵게 돼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더본코리아 법인과 백석공장 관계자들을 농지법과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로 불구속 송치했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최근 3년간 연 매출이 2022년 2822억 원에서 2023년 4107억 원, 2024년 4642억 원으로 매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나타냈다. 파죽지세다. 대내외 경기 불황으로 내수 침체 현상이 장기화하는 중에도 더본코리아는 아랑곳없이 상승세를 달렸다. 이를 바탕으로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2024년 11월 6일 상장한 더본코리아는 첫날 공모가 3만4000원에서 51.2% 뛴 5만1400원에 장을 마쳤다. 당시 백 대표가 출연한 넷플릭스 콘텐츠 ‘흑백요리사’가 인기를 끌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들어 상황은 심상찮게 흘러갔다. 백 대표 자신과 회사가 동일시돼 나타난 현상이다. 백 대표가 과거 방송에서 자영업자를 상대로 무수히 식품 위생을 강조해왔던 만큼 소비자 신뢰도 하락을 부추겼다.

이는 실적으로 고스란히 반영돼 ‘어닝 쇼크’를 불렀다. 더본코리아는 상반기 실적이 공개된 다음 날인 2025년 8월 15일 2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상장 첫날 주가 5만1400원에서 50.4% 하락했으며, 공모가 3만4000원 대비 25.5% 떨어진 수치다.

백 대표는 가맹점주들의 우려가 터져 나오면서 논란을 직접 수습하는 결자해지의 경영 전략을 취했다. 백 대표는 현재 더본코리아 지분 59.5%(879만285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오너다. 대개 기업들은 오너 리스크가 발생할 시 전문경영인(CEO)을 내세우곤 한다.

하지만,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를 통해 무(無)에서 유(有)를 창출한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외식 시장에서 산전수전을 겪고 현재 위치에 오른 만큼 본인이 아니면 이 문제를 매듭지을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른 것으로 읽힌다.

더본코리아는 25개의 외식 브랜드와 전국 3138개의 가맹점을 뒀다. 미국과 일본 등 16개 국가에서 운영 중인 162개의 해외가맹점을 더하면 3300개다. 직영점의 경우 국내 12곳과 해외 2곳뿐이다. 더본코리아 국내외 전체 매장에서 가맹점 비율이 99.6%에 달한다.

백 대표로서는 가맹점주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첫 번째 과제였다. 이에 백 대표는 지난 5월 300억 원 규모의 상생지원금을 꺼내들었다. 가맹점 로열티 면제와 식자재 가격 할인, 신메뉴 마케팅, 멤버십 및 공동 마케팅 강화, 통합 멤버십 구축 및 브랜드 할인 혜택 지원 등이 담겼다. 단순 가맹점 지원이 아닌 소비자들이 다시 찾도록 하는 더본코리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후 백 대표는 5월 한 달간 더본코리아 브랜드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새마을식당과 홍콩반점, 한신포차, 연돈볼카츠 등 더본코리아 브랜드의 대표 메뉴를 최대 50% 할인해 판매하는 릴레이 행사였다.

특히 빽다방 아메리카노 한 잔을 500원에 판 것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끌면서 ‘오픈 런’ 대기 줄까지 불렀다. 추후 집계 결과, 빽다방은 행사 직전 주 대비 빽다방 판매량은 7.5배 뛰었다. 백 대표는 브랜드별 가맹점주 간담회를 매달 1회씩 연달아 가졌고, 본사와 가맹점주가 참여하는 상생위원회를 꾸렸다. 외부 전문가들도 초빙해 본사와 가맹점 간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했다.

백 대표는 지난 6월 더본코리아의 ‘제2 창업’을 선언했다. 기존 백종원·강석원 각자대표 체제에서 백종원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동시에 백 대표는 그간 꾸준히 진행하던 방송 활동마저 전면 중단했다. 백 대표 본인이 책임 경영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표이사 직속으로 전략기획본부를 신설해 리스크 통합 대응과 경영 효율화, 관리체계 정비도 갖추기로 했다.

아울러 품질·가맹·유통 관리 부문을 이끌어 갈 외부 최고경영자(CEO)를 추가로 영입했다. 가맹사업에서는 한국맥도날드 출신의 장미선 이사를 더본코리아 가맹사업본부 총괄로, 유통사업에서는 풀무원과 하림 등에서 이력을 다진 강병규 이사를 더본코리아 유통사업본부 총괄로 맞았다.

그러면서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내 감사팀과 홍보팀, 정보보안팀을 신설했다. 악화한 소비자 여론을 되돌리려는 조치였다. 감사팀은 내부 통제 및 준법 경영 체계를 확립한다. 홍보팀은 기업과 소비자 간 소통을 펼쳐 이미지를 회복시킨다. 정보보안팀은 대내외 정보 보안 체계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토대로 더본코리아는 최근 가맹점의 배달 매출 로열티를 약 50% 인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배달앱 수수료 논란이 불거지면서 가맹점과 소비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시하기 위한 사례였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이번 위기는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는 준엄한 경고”라며 “배수진의 각오로 반드시 기업 혁신과 도약을 이뤄내 본사와 가맹점이 동반 성장하는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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