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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리스크 견제 미흡…톱25 증권사 부결 0.2% [금융 이사회 줌人 (2) 사외이사]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4-15 00:00 최종수정 : 2024-04-15 00:09

PF·대체투자 폭풍에도 거의 ‘만장일치’
독립성·전문성必…‘장수이사’ 제몫해야

사외이사 리스크 견제 미흡…톱25 증권사 부결 0.2% [금융 이사회 줌人 (2) 사외이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전한신 기자] 이사회를 보면 기업이 보인다. 금융투자업권 이사회의 사내·사외이사 구성부터, 여성비율, 보수 책정 관련한 이슈까지 4회 시리즈로 알아본다. <편집자 주>

국내 자기자본 상위 25개 증권사, 운용자산(AUM) 톱10 자산운용사의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의 가결율이 지난해 각각 99%대로 사실상 1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표는 이사회 전체회의는 물론 이사회 내부위원회 회의까지 합쳐 수치화한 것이다. 통상, 의견 조율을 거쳐 이사회에서 통일된 목소리를 낸다고 가정해도, 사외이사들의 경영진에 대한 견제구 역할이 지나치게 인색하고 미흡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지난해 금융투자업계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쏠림 후폭풍에 따라 적자 실적을 낸 증권사가 여럿 나왔다. 해외대체투자 리스크는 운용사에 발등에 불이 됐다. 경주마처럼 달려가는 기업에 리스크 경고등을 켜 줘야 할 사외이사의 역할이 아쉽다는 평이다.

금투 사외이사, ‘압도적인’ 찬성표

14일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된 증권사 사업보고서, 지배구조연차보고서, 한국금융신문 이사회 인물뱅크 등을 종합해 보면, 국내 자기자본 톱25 증권사(12월 결산법인 기준)의 2023년 연간 이사회(내부위원회 활동 포함) 안건(보고안건 제외)은 1054회 회의에서 1726건이며, 의결율은 가결이 99.5%(1718건)로 압도적이었다. 조건부/수정 가결율이 포함된 수치다.

반면, 사외이사들의 반대 등으로 부결된 안건의 비중은 0.2%(3건)에 불과했다. 안건에 대한 결론을 보류한 경우는 0.3%(5건)이었다.

부결 의견이 나온 증권사는 3곳(하나, 교보, 하이)이다. 구체적으로, 하나증권의 경우 평가보상위원회에서 금융투자업무 담당자 성과보상 기준안 승인 건 관련 부결됐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영업본부 성과보상 지급 건과 관련돼 보수위원회에서 부결됐다. 교보증권의 경우, 위험관리위원회에서 신용공여 기준 변경의 건 관련해서 3대 2로 부결이 나왔다.

보류 의견이 나온 증권사도 3곳(미래에셋, 신한, 키움)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퇴직공로금 지급 안건 관련, 추가 검토 및 논의를 위해 결의를 보류한 경우였다. 신한투자증권은 조직개편 승인 관련, 키움증권은 경영 승계 개시 관련 건에 대한 보류가 있었다.
사외이사 리스크 견제 미흡…톱25 증권사 부결 0.2% [금융 이사회 줌人 (2) 사외이사]
안건 중 일부에 대해 조건부 또는 수정 가결방식을 택한 경우는, 미래에셋, 한투, 삼성, 하이, 다올투자증권에 있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태영건설 자금보충부 유동화증권 기초 지급보증 승인의 건에 대해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3대 2 조건부 가결이 나왔다. 또 다올투자증권은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부동산PF 직접익스포저 한도 초과 승인의 건에 대해 조건부 가결(2024년 6월까지 승인)이 있었다.

반면,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모든 안건을 원안 그대로 찬성 가결했다. 구체적으로 NH, KB, 메리츠, 대신, 한화, 유안타, 현대차, BNK, IBK, 유진, 이베스트, DB, 부국, SK, 유화, 한양 등이다. NH투자증권은 임시 이사회에서 옵티머스펀드 관련 금융위 제재조치 보고 및 대응방안 승인의 건이 찬성 가결됐다. 대신증권의 경우 정기 이사회에서 자가사옥 담보대출 승인안이 가결됐다. 한양증권은 이사회에서 기부금 출연 승인의 건 등을 가결했다.

공통적으로 대부분의 증권사 이사회에서 차기 연도 경영계획 승인의 건이 거의 그대로 다 원안 통과되는 모습이 보였다. 아울러 IB 부문에서 부동산PF에 무게를 두었던 증권사들 중심으로 성과보상 규정 개정의 건 등이 다수 올라와서 의결됐다.

또 운용자산(AUM) 기준으로 국내 톱10 자산운용사의 이사회 회의(345회) 의결율도 가결이 99.8%(578건 중 577건)로 사실상 전부 통과됐다. 반대 의견을 포함한 부결율은 0.2%로 1건에 그쳤다. 부결이 나온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일했는데, 이것도 차기 회의에서 가결됐다.

삼성, KB, 신한, 한화, NH-Amundi, 한투, 키움, 교보악사, 우리 등 다른 톱10 운용사(공시기준 DB 제외, 우리 포함)들의 경우에는 모두 원안 안건을 그대로 찬성 가결했다.

상법 상 상장회사는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을 사외이사로 하여야 한다.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경우, 사외이사를 3명 이상으로 하되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돼야 하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와 구성 또한 의무화하고 있다. 금융회사의지배구조에관한법률(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서는 사외이사의 임기에 대해 해당 금융회사에서 6년, 또는 해당 금융회사 또는 그 계열회사에서 총 9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사회에서 장기간 역임한 사외이사들은 그만큼 책무가 무겁다. 2019년 처음 선임 돼 재선임 해온 금투업계 ‘장수 사외이사’를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은 전 금융감독원 증권시장담당 부원장보, 전 코람코자산신탁 대표이사 사장 등을 지낸 정용선 사외이사(2019년 5월~2025년 3월 정기 주총)가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김정기, 조영태, 김태원 사외이사 모두가 2019년 3월에 임기를 시작해 재선임 과정을 거쳐 오는 2025년 3월까지로 임기가 연장됐다. 김정기 이사는 앞서 하나은행 마케팅그룹 부행장을 역임했다. 조영태 이사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학과 교수다. 김태원 이사는 현 구글코리아 전무다.

이중효 교보증권 사외이사의 경우 2025년 3월 정기 주총까지가 임기다. 이중효 이사는 앞서 교보생명 대표 출신으로, 교보생명 사외이사를 지냈고, 교보증권 사외이사는 2022년 3월부터 맡았다.

전 국토해양부 제1차관인 한만희 유진투자증권 사외이사도 재선임되면서 2025년 3월 정기 주총까지로 임기가 연장됐다.

SK증권의 경우, 전 YTN 사장인 최남수 사외이사가 이번에 재선임되면서 2025년 3월까지로 임기가 연장됐다. 또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SK증권 사외이사로 오는 2025년 3월까지 임기다.

운용업계에서는, 2019년 3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손성규 삼성자산운용 사외이사(현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가 오는 2025년 3월까지 임기다. 또 올해 7월 말까지가 임기인 우리자산운용의 서윤석 사외이사가 있다.
사외이사 리스크 견제 미흡…톱25 증권사 부결 0.2% [금융 이사회 줌人 (2) 사외이사]

“사외이사 독립성이 기업가치·주주가치 좌우”

사외이사는 독립성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는 위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미흡한 측면이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외이사들을 이른바 ‘거수기’로 멸칭하기도 한다.

한지혜 한국ESG기준원 선임연구원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운영 현황 분석'(2023년 12월) 리포트에 따르면, 상장기업 2617개사 사추위의 최근 3년(회계연도 2020~2022년)간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표이사 또는 지배주주가 사추위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기업의 비중은 평균 53.6%였다.

한지혜 선임연구원은 “사추위가 권한과 목적 사항을 달성치 못할 경우, 이사회의 경영 감독 기능의 악화로 이어지게 된다”며 “궁극적으로는 주주가치 또는 회사가치 제고로 이어지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고 꼬집었다.

사외이사 평가가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됐다. 한 선임연구원은 “이사회 및 위원회 활동 평가를 통해 기존 이사회에서 부족한 역량을 사전에 검토하고 후보 추천기준 개정, 후보군 관리 계획 등을 수립해서 후보자의 독립성, 전문성, 자격 등을 철저히 관리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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