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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장 ‘새 얼굴’…거수기 역할 사외이사 변화 폭 주목 [금융지주 지배구조 분석(1)]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3-04 00:00 최종수정 : 2024-03-04 08:46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5명 중 27명 임기 만료
당국 모범관행 부담…인원 늘리고 여성이사 확대

지주회장 ‘새 얼굴’…거수기 역할 사외이사 변화 폭 주목 [금융지주 지배구조 분석(1)]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주요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을 본격화하면서 이사회, 최고경영자(CEO) 선임, 경영승계절차 등 제도 전반에 대한 개편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금융신문은 4대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관련 제도를 분석하고 개선 사항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이달 말 열리는 주요 금융지주의 주주총회에서 최대 현안은 이사회 재편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주인 없는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면서 금융지주 회장이 대거 새 얼굴로 바뀐 가운데 사외이사 구성에도 큰 폭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다.

3일 한국금융신문 ‘이사회 인물뱅크’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7명 가운데 73%에 달하는 27명의 임기가 이달 말 만료된다.

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은 7명 중 4명, 신한금융은 9명 전원, 하나금융은 8명 중 6명, 우리금융은 6명 중 4명, NH농협금융은 7명 중 4명이 교체 대상이다.

주요 금융지주는 통상 사외이사 임기를 2년 보장한 후 1년 단위로 연장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상법상 최장 6년(KB금융은 최장 5년)까지 임기를 채울 수 있다.

사외이사 임기가 대거 만료되지만 기존 관행을 따른다면 대부분 재선임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은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는 경우 임기가 만료된 이사를 연임시키며 최대 임기까지 보장해왔다.

올해로 최대 임기를 채워 교체되는 사외이사는 KB금융에서 김경호 이사회 의장이 있다. 김 의장은 2019년 3월부터 사외이사를 맡아 5년 임기를 지냈다. KB금융은 지난달 21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추천했다. 기존 권선주, 오규택, 최재홍 사외이사는 임기 1년의 중임 후보로 추천됐다.

하나금융에서는 김홍진 의장과 양동훈, 허윤 사외이사가 6년 임기를 채워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농협금융에서는 최대 임기까지 모두 채운 사외이사가 없다. 이중 이윤재 신한금융 의장의 경우 1년 더 연임이 가능하지만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융지주 사외이사 선임 방식은 대대적인 ‘물갈이’가 어려운 구조다. 5대 금융지주는 모두 현재 사외이사들로 꾸려진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에서 새로운 후보를 추천하고 이를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하는 절차를 따르고 있다. 사외이사진끼리 새 사외이사를 뽑는 폐쇄적인 충원 제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큰 폭의 물갈이가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주요 금융지주에서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가 이뤄진 가운데 새 회장 체제에 힘을 싣기 위해 이사진을 재편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에는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와 대규모 횡령 등 각종 금융사고를 예방하지 못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업무를 다하지 못한 채 ‘거수기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5대 금융지주 이사회에 상정된 105건의 안건 가운데 100%가 찬성 의결됐다.

금융당국은 ‘주인 없는 회사’인 금융지주의 이사회가 거수기로 전락하면서 회장이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는 지배구조가 자리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지난해 말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발표하고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 및 독립성 확보(9개 핵심원칙),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 체계(5개 핵심원칙) 등의 내용을 포함했다.

다만 모범관행은 강제성이 없고 제도 반영 시 이사회 및 주주총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즉각적인 반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신 주요 금융지주는 사외이사 수를 늘리고 이 자리에 여성 사외이사를 채워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은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이은주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전임 송수영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대신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새로 영입하면서 사외이사 수는 기존 6명에서 7명으로 늘어난다.

하나금융은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주영섭 전 관세청장,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추천했다. 임기 만료로 3명이 퇴임하는 가운데 4명을 새로 선임해 사외이사는 8명에서 9명으로 확대된다. 여성 사외이사는 기존 원숙연 사외이사에 윤심 신임 사외이사가 추가되면서 2명으로 늘어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아예 외면하기는 어렵지만 당장 모범관행이 이사회 제도에 반영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업무량이 많고 겸직도 불가능해 구인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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