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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현 현대차자동차 ADV본부 사장 “애플 출신이 테슬라車 만들어…현대차도 테크인재 발굴”

곽호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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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1-29 00:00

네이버 AI 이끌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창업
정의선과 만나 현대차 합류…SW역량 주도
‘IT기업답게 변신’ 현대차 체질개선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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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생 /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전산학 학사 / 퍼듀대 전산학 석사 / DEC, HP, MS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 애플 시니어 서버성능엔지니어 / 네이버 CTO(최고기술책임자)/ 네이버랩스 대표 / 현대차 TaaS본부장(사장) / 현대차 SDV본부장 / (현)현대차 AVP본부장, 포티투닷 대표이사

△1968년생 /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전산학 학사 / 퍼듀대 전산학 석사 / DEC, HP, MS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 애플 시니어 서버성능엔지니어 / 네이버 CTO(최고기술책임자)/ 네이버랩스 대표 / 현대차 TaaS본부장(사장) / 현대차 SDV본부장 / (현)현대차 AVP본부장, 포티투닷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글로벌 톱3’ 진입이 꿈이었다. 지난 2022년 그 꿈을 실현했다. 이제 한 발자욱 더 내딛는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이다. 그가 취임 초기부터 내세운 기치다. 미래에 등장할 모든 이동수단을 연결해 인류에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송창현 현대차·기아 ADV본부장 사장이 정 회장과 보조를 맞춘다. 그는 자동차 업계보다 IT업계에 몸담은 기간이 더 긴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 경영인이다. "IT기업보다 더 IT기업답게 변신하겠다"는 정 회장 체질개선 선언을 실행할 적임자다.

정의선이 심혈 기울여 영입
1968년생인 송 사장은 1987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아이오와주립대와 퍼듀대 대학원에서 전산학을 전공한 컴퓨터 공학도다. HP,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 일하다 2008년 네이버에 합류했다. 네이버 CTO(최고기술책임자), 네이버랩스 대표에 올라 AI(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AI 스피커 클로바, 번역서비스 파파고 등이 그가 이끈 대표적 프로젝트다. 지난 2016년경부터는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맡으며 자동차 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내비게이션, 음악, 음성서비스 등을 연결시켜주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랫폼을 내놓았다.

송 사장은 2019년 1월 돌연 네이버를 떠났다. 현대차그룹에 합류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하지만 그는 자율주행 기반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코드42(현 포티투닷)를 설립했다.

현대차그룹과 연결고리는 이어졌다. 그해 정의선 회장이 직접 송창현 사장과 만나 협력을 논의하고 송창현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결국 2021년 송 사장은 현대차에 합류했다. 직책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능을 총괄하는 신설조직 TaaS본부였다.

송 사장의 현대차 행은 예정된 수순으로 보였다. 그런데 왜 2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일이 진행됐을까.

재계에서는 과거 현대차가 수장급 IT 인재를 외부 영입했다가 실패한 사례에서 이유를 찾는다. LG전자 출신 곽우영 전 부사장과 삼성전자 출신 황승호 전 부사장이다.

이들은 컴퓨터공학과 출신으로 현대차의 미래차 개발을 주도하는 위치로 영입됐으나 큰 성과를 내지 못 하고 회사를 나왔다. 속도를 중시하는 IT업계에서 일하는 방식이 안전·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계공학 중심 현대차 조직문화와 융합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송 사장은 당분간 외부 별도 조직을 통해 개발 역량을 키우고, 현대차 내부적으로는 체질개선을 위한 시간을 갖자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개발 총괄자
올해 정 회장은 칼을 빼들었다. 연구개발(R&D) 조직인 남양연구소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조직내 소프트웨어 역량은 신설조직 AVP본부로 이동시키고 AVP본부장에 송창현 사장을 앉혔다. 그룹 개발 조직이 하드웨어를 담당하는 R&D본부와 소프트웨어를 맡는 AVP본부로 이원화한 모습이다.

그러나 중심축은 송 사장이 이끄는 AVP본부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내후년부터 본격적으로 차량 개발 방식을 SDV(소프트웨어 중심)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 확보가 늦어진다면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절박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 행사에서 "소프트웨어 경쟁에서 뒤쳐진 면이 있다"며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품질에서 모두 최고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2022년 예정했던 자율주행 레벨3 기술 상용화를 아직 이루지 못했고, 그 사이 개발을 담당하던 주축 인력들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자동차도 스마트폰처럼 만든다
송창현 사장 개발 전략은 "스마트폰처럼 만드는 자동차"로 요약된다. 지금까지 자동차 개발은 하드웨어를 갖추고 이에 맞춰 소프트웨어를 심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IT 업계에서는 '폭포수(Waterfall)'라고 부르는 개발 속도를 지연시키는 낡은 모델이다. 유연함도 부족하다. 앞으로 등장할 스마트 기기나 고도화한 기술을 연동시키기 어렵다.

송 사장은 표준화된 모듈형 아키텍처 방식을 제안한다. 각각 하드웨어, 운영체제, 애플리케이션으로 독립된 아키텍처를 통해 동시에 개발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송 사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하면 독립적 개발로 개발 속도를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 포맷, 통신 규약, 소프트웨어 등도 표준화한다면 외부 개발자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진입장벽도 낮아진다. 새로운 기기가 나와도 운영체제나 앱은 독립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스마트폰 생태계에서 적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송 사장은 "오픈 소스 커뮤니티가 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자동차 업계에서 SDV 개발 체제를 적용한 '모범'으로 테슬라를 꼽았다. 송 사장은 "애플 출신 기술자들이 건너와 IT기업 방식 개발을 한 테슬라가 어찌 보면 SDV 정답을 보여준 것"이라며 "현대차도 좋은 테크 엔지니어들을 채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도시 설계와 함께 가는 모빌리티”
현대차그룹 소프트웨어 전략은 궁극적으로 '클라우드 트랜스포테이션'을 지향한다. 사람과 이동수단, 도시 인프라를 연결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미래형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확장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 택배·차량호출 등 상업용차(PBV, 목적기반모빌리티), 하늘을 나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 등 다양한 형태의 이동수단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AVP본부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뇌'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같은 미래 사업 비전은 정의선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구상한 '인간 중심' 철학과도 연결된다. 정 회장은 지난 CES 2020 미디어데이에서 신사업 UAM을 소개하며 "이동 시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해 역동적인 인간 중심의 미래 도시 구현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오염, 교통체증 등 도시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는 자동차에서 비롯됐다는 게 정 회장의 생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늘을 나는 자동차(UAM), 새로운 형태의 대중교통수단(PBV), 사용자 위치나 환경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AI 시스템 등 스마트 시티에 최적화한 사업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송 사장 생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는 지난 2020년 국회 모빌리티포럼 창립 세미나 발표자로 나와 "도시 인구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도시 시스템 전반이 업그레이드 돼야 하고, 모빌리티도 새로운 도시 설계와 함께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질개선 부작용 극복은 과제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개발 체제 안착이라는 중책이 맡겨진 송창현 사장이지만 당장 조직 내부 분위기를 수습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회사가 R&D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직개편안을 발표한 지난달 17일 이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송창현 사장에 대한 글이 다수 올라왔다.

직원들은 우호적인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단순히 외부 출신 인사에 개발 총책임자를 맡겼기 때문은 아니다.

송 사장을 향한 불만은 자동차 업계 경력이 짧고 특출난 성과도 부족해 보이는 인사가 하루아침에 상사가 됐다는 점이다. 품질경영의 주역인 자동차 기계공학도들이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개발자에게 주도권을 내주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엿보인다.

새롭게 R&D본부장으로 임명된 양희원 사장과 협력과 호흡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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