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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혁신'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중간 점검 성과는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1-29 00:00

급여 절반 반납해 자문위 설치하고 M&A 규제 개선
금융당국 소통 ‘열심히’ 당면 현안 위주 처리 ‘아쉬워’

‘변화와 혁신'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중간 점검 성과는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오화경닫기오화경기사 모아보기 저축은행중앙회장이 3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아 임기 후반에 접어들었다. 2022년 2월 17일 제19대 저축은행중앙회장으로 당선된 후, 1년 11개월째 업계를 관장하고 있다. 오는 2025년 2월 15일 그의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저축은행 규제 완화와 혁신 주도를 내걸고 호기롭게 출발했던 오화경호(號)의 성과는 무엇이 있는지 중간 점검을 실시했다.

예대율 완화·디지털화 등 성과

오 회장은 선거 운동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급여 50% 반납’을 시작으로 공약 이행의 첫발을 뗐다. 첫 달 월급을 절반만 받았으며, 반납한 50%를 중앙회 내 각 부문의 전문 자문역을 두는 데 사용했다. 10명 내외로 구성된 경영자문위원회는 법조계 출신 등 고위급 인사로 이뤄져 있다. 연평균 3~4회 비정기 회의를 열고 저축은행 업계가 당면한 어려운 현안에 대해 아이디어를 구하는 자리로 활용하고 있다.

오 회장은 이외에도 주요 공약으로 5가지를 꼽았다. 크게 ▲중앙회 중심의 저축은행 변화와 혁신 ▲저축은행 양극화 해소 ▲예금보험료 인하 ▲인수합병(M&A) 지원과 관련 규제 철폐 ▲직원교육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다.

현재 내건 공약 중에서는 예대율 완화와 M&A 규제 개선, 디지털 전환 성과를 이뤄냈다. 저축은행이 조달 비용 절감과 수신 변동성 완화를 도모하고 영업 구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도왔다.

앞서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을 위해 2022년 10월 이후 시행한 한시적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 일부를 작년 6월 종료한 가운데, 저축은행 예대율 규제의 경우 작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완화 기간을 연장했다. 작년 7월에는 저축은행 간 M&A 범위를 확대하는 등 영업규제를 합리화하는 개선 방안이 마련됐다. 비수도권 저축은행이 저축은행을 최대 4개까지 소유 및 지배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오 회장은 오랫동안 국회에 계류 중이던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실었다. 작년 2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저축은행도 지난해 9월 29일부터 공시송달 지급명령이 가능해졌다. 공시송달은 채권자인 은행 등이 연체 채무자에게 지급명령을 내릴 시, 당사자 주거가 불확실할 때 법원이나 신문 등에 일정한 기간을 게시해 송달과 같은 효력을 발생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작년에 저축은행 지점·출장소 설치 규제 완화와 관련된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하며, 올해 1월 19일 첫 시행됐다. 기존 법령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원칙적으로 본점만 설치할 수 있고 지점이나 출장소를 설치하려면 금융위의 인가를 받아야 했는데, 이를 신고제로 전환했다.

저축은행 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디지털창구시스템을 구축해 저축은행 영업점을 페이퍼리스(paperless) 환경으로 전환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기반을 강화했다. 모바일웹뱅킹 서비스를 구축하고 머니뱅킹서비스도 구축해 작년 말 오픈했다.

모바일 신분증(운전면허증) 취급 서비스도 마련했다. 스마트폰으로 발급받은 운전면허증으로 본인 확인이 가능하게 했다.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대환 및 정책상품 대출 수수료를 인하했다. 대환 상품은 기존 1.3%에서 0.8%로 인하했으며, 정책상품은 1.3~1.4%를 1.0%로 내렸다.

“바위에 계란 치기지만 열심히 해”

오 회장을 따라다니는 꼬리표는 ‘첫 민간 출신’이다. 그동안 저축은행중앙회장은 관 출신들이 오는 자리였다. 1973년 중앙회가 출범한 이후 총 16명의 회장을 선출했는데, 이 중 14명이 관료 및 유관기관 출신이었다. 민간 출신 회장이 2명 있긴 했지만, 곽후섭 제10 회장과 이순우닫기이순우기사 모아보기 제17대 회장은 각각 우리은행장과 서울시 부시장 등을 지낸 인물로 저축은행 업계 출신이라고 보긴 어렵다. 사실상 하나저축은행 대표를 지낸 오 회장이 민 출신 회장으로 유일한 셈이다.

업계가 그간 관 출신 인물을 선호한 이유는 규제 산업인 금융업 특성상 금융당국과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인데, 오 회장은 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 및 입법부와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한 저축은행 대표는 “처음에 금융당국과 업무 협조가 되지 않으면 어떡하냐는 고민이 많았다”며 “저축은행 대표들이 가지고 있는 인맥을 적극 활용해 업무 협조를 부탁하는 것을 보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79개 저축은행 대표가 있는 단체 메시지 방을 활용해, 활동 내용을 공유하고 누구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리며 본인의 업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 것을 오 회장의 장점으로 꼽았다.

다른 저축은행 대표는 “이전에 저축은행 대표를 지냈던 분이기 때문에 업권의 고민과 어려움이 무엇인지 잘 안다”며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는 의식이 명확하게 있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는 해결했고 일부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 형식이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 회장이 당선된 이후 경기가 악화하고 전반적인 업황이 좋지 않아, 숙원 과제 해결보다는 당면한 현안을 처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야 했던 게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중앙회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착륙을 지원하기 위해 자율 협약 제·개정을 통해 사업 정상화를 지원했다. 전 금융권 최초로 자율 협약을 시행해, 협약이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세부 절차와 지원방안을 구체화하고 부실(우려) 사업장 매각에 대한 의결 근거 등을 마련했다.

회원사의 유동성 지원체계도 개선했다. 중앙회 외부 크레딧라인을 기존 5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확대했다. 가용 유동성 규모도 예탁금의 20%에서 30%로 늘렸다. 24시간 유동성 지원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긴급자금지원 대출 한도도 확대했다. 일반 예탁금 중도해지 프로세스도 개선했다.

한 저축은행 고위 간부는 “경기가 좋아진 상황에서 저축은행 규제 개혁 활동을 기대했지만, 시장이 계속 악회하다보니 현안 해결에서 벗어나기 어렵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예보료율 인하 묘수 못 찾아

예금보험료 인하에 대해선 아직 묘수를 찾지 못했다. 오 회장은 예보료율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중앙회 차원에서 자구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그는 올해 저축은행 업계 최우선 숙원사업으로 예금보험료 인하를 꼽았다.

현재 예보료율 상한은 0.5%이며, 저축은행은 0.4%로 설정돼 있다. 시중은행 0.08%, 보험·증권 0.15%, 상호금융 0.2%인 것과 비교하면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은 높은 수준이다. 업계는 예보료율을 다른 업권과 동일하게 0.15~0.2% 내외로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보료는 부실 위험이 크면 부담이 상승하고 낮으면 내려가는 구조다. 과거 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오른 예보료율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지만, 건전성과 자기자본 등의 규모가 과거 대비 크게 개선된 지금까지도 같은 예보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예보료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연동해 책정되는데, 작년 9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14.14%로 규제 비율이 7~8%인 것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15.56%로, 저축은행과는 1.42%P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중앙회는 2022년 5월 업계와 중앙회 등 내외부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예보제도 개선대응 TF’를 신설했다. 금융위와 예금보험공사도 작년 8월 예금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각 금융협회와 민간 전문가 등 총 12명으로 꾸려진 민관합동 TF를 구성했지만, 저축은행 업권이 원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투입된 공적자금이 사실상 특별계정 운용이 끝나는 오는 2026년까지 회수가 불가능해, 저축은행 예보료율을 인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 회장은 올 초 한국금융신문이 실시한 설문에서 “저축은행이 부담하고 있는 예금보험료율은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기 어려운 매우 높은 수준으로 저축은행 업계 경영 및 금융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필요하다”며 “예금보험 관련 대외 전문가 등을 통한 예금보험료 인하에 필요한 정보 및 논리 등을 보강해 유관기관과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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