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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3대 지수, 곧바로 ‘악영향’ [뉴욕 증시]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8-03 09:31 최종수정 : 2023-10-10 08:51

나스닥, 전 거래일 대비 2% 가까이 하락 출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미국 신용등급 내려
향후 3년간 예상되는 ‘재정 악화’ 등이 이유
다만, 과거보다는 투자 심리 영향 제한적일 듯

현지 시각 2023년 8월 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New York Stock Exchange)에서 뉴욕 증시 상장 종목 중 핵심 기술 종목 100개를 모아 만든 나스닥(NASDAQ·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 지수 등 주요 3대 지수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일제히 폭락했다./그래픽=〈한국금융신문〉

현지 시각 2023년 8월 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New York Stock Exchange)에서 뉴욕 증시 상장 종목 중 핵심 기술 종목 100개를 모아 만든 나스닥(NASDAQ·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 지수 등 주요 3대 지수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일제히 폭락했다./그래픽=〈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주요 3대 지수는 바로 악영향을 받았다. 일제히 휘청인 것이다.

현지 시각 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New York Stock Exchange)에서 뉴욕 증시 상장 종목 중 핵심 기술 종목 100개를 모아 만든 나스닥(NASDAQ·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7%(310.47포인트) 감소한 1만3973.45에 마감했다.

테슬라(Tesla‧대표 일론 머스크)가 2.67% 떨어지는 등 나스닥 구성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10위 안에 드는 기업이 모두 파란불을 켰다.

이어서 미국 대형 기업 주식 500개를 포함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S&P500·Standard & Poor's 500 index)는 1.38%(63.34포인트) 내린 4513.39를 나타냈으며, 30개 대표 종목 주가를 산술평균한 다우 존스 공업평균 지수(DJIA·Dow Jones Industrial Average)도 0.98%(348.16포인트) 낮아진 3만5282.52를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인 러셀(Russell) 2000 지수의 경우 1.48%(29.42포인트) 꺼진 1964.75로 집계됐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80%(146.61포인트) 하향한 4513.39를 가리켰다.

투자 심리가 악화한 데는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대표 폴 테일러)는 미국 국가신용등급(IDRs‧장기 외화표시 발행자 등급)을 가장 안전한 최상위 등급 ‘AAA’에서 한 단계 아래인 ‘AA+’로 강등했다.

3대 신용평가사가 미국 신용등급을 내린 건 지난 2011년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피치는 신용등급 조정 배경에 관해 ▲재정 악화 ▲국가채무 부담 증가 ▲지배구조 악화 등 앞으로 3년간 미국이 불안정한 경제 상황을 겪을 것이라 설명했다.

특히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놓고 대치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해결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 다른 비슷한 나라에 비해 지배구조가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미국 연방정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Gross Domestic Product) 대비 6.3%로, 지난해 기록한 3.7%보다 늘어난 상황이다. 또한 지난 5월 말에는 미국 여야가 지출 삭감을 둘러싸고 수개월간 협상을 거듭하다가 연방 부채한도 11시간 정도 남기고 가까스로 합의에 이르러 디폴트(Default‧파산)를 피한 바 있다.

국채시장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미 재무부가 늘어나는 적자를 충당하고자 장기 증권 발행을 확대할 준비를 한 여파다.

다만, 과거보다는 증시 낙폭이 크지 않은 모습이다. 앞서 지난 5월 피치 레이팅스가 이번 신용등급 강등을 예고한 적 있어 1차 방어막이 더 큰 하락을 막았다.

미국 10년 물 국채금리는 전날 대비 5bp(1bp=0.01%포인트) 오른 4.08%, 2년 물은 2bp 하락한 4.89% 안팎에서 거래됐다.

경제 전문가들도 이번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신용등급이 내렸다는 이유로 국채 투자 가치를 낮게 보진 않을 거란 분석이다.

나아가 최근의 골디락스(Goldilocks) 상황을 망칠 악재가 나오지 않는다면 주가는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골디락스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상황, 즉 경제에 있어선 침체도 버블(Bubble‧거품)도 아닌 안정적인 주식시장을 뜻한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대표 데이비드 솔로몬)의 알렉 필립스(Alec Phillips) 수석 정치‧경제학자는 “이번 결정이 새로운 정보에 의존한 것이 아니기에 시장 심리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며 “이번 강등은 재정 전망에 대한 새로운 정보나 주요 의견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 꼬집었다.

그러면서 “등급 강등으로 국채를 매각해야 하는 주요 보유자가 있을 가능성은 작아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임마누엘 카우(Emmanuel Cau) 바클리즈 (Barclays PLC‧대표 C. S. 벤카타크리시난) 전략가는 “연착륙이 빠르게 시장 컨센서스(Consensus‧증권사 평균 추정치)가 되고 있다”며 “주가는 강한 랠리(Rally‧강세 전환) 이후 숨 고르기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골디락스 이야기를 바꿀 부정적 촉매제가 없다면 더 오를 것”이라 예상했다.

시장은 이날 발표된 민간 고용 지표에도 주목했다.

ADP(Automatic Data Processing·대표 카를로스 A. 로드리게스) ‘전미 고용 보고서’에 의하면 7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달 대비 32만4000명 증가했다.

증가 숫자가 전달의 45만5000명보다는 감소했지만, 미국 종합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The Wall Street Journal)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7만5000명보다는 큰 폭 웃돌았다.

7월 임금 상승률의 경우엔 전년 대비 ‘6.2% 증가’를 기록했다. 전월의 6.4%보다는 둔화했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발표될 노동부의 고용 보고서를 주시하고 있다. 고용이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나타낸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가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기업들 주가는 실적에 따라 방향이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은 호조세다. 지금까지 실적을 공개한 기업 82%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순이익을 내놨다. 이에 시장에선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 물밑에서 흐른다.

이날 CVS헬스(대표 레리 메를로)는 예상치를 웃돈 실적 발표에 주가가 3.33% 올랐다. 스타벅스(Starbucks·대표 케빈 R. 존슨)도 중국 매출이 46% 올랐단 소식에 0.86% 상승했다.

반면, 반도체 기업인 AMD(대표 리사 수) 주가는 매출이 크게 떨어지는 등 PC 시장 부진이 이어진단 소식에 7% 이상 주가가 폭락했다. 아울러 솔라이지 테크놀로지(SolarEdge·대표 지비 란도)도 매출이 예상치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주가가 18% 이상 빠졌다.

문제는 아시아, 유럽 등 각국 증시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 악재료 작용하고 있다.

전날 한국 유가증권(KOSPI) 시장의 경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전 거래일(2667.07) 대비 1.90%(50.60포인트) 떨어진 2616.47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투자자가 홀로 7696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동안 외국인투자자와 기관 투자가는 각각 854억원, 685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유망한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한 장외 주식거래 시장 ‘코스닥’(KOSDAQ) 역시 전날보다 3.18%(29.91포인트) 하락한 909.76에 문 닫았다. 마찬가지로 외국인과 기관이 물량을 순매도하는 모습이었다.

일본과 중국, 대만도 같았다. 일본 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0%(768.89포인트) 급락한 3만2707.69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9월 14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90%(29.75포인트) 낮아진 3261.20에, 대만 증시 ‘가권지수’는 1.85%(319.14포인트) 밀린 1만6893.73에 종료했다.

유럽의 경우, 영국 런던증권 거래소(LSE‧London Stock Exchange)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개의 우량 주식으로 구성된 파이낸셜 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FTSE·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100 지수는 전장 대비 1.36% 하락한 7561.63에 마감했다.

이어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각각 1.36%, 1.26%씩 내렸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스톡스(Stoxx) 50 지수 역시 1.61% 떨어진 4336.50에 거래를 끝냈다.

국내 유가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영향을 받았다. 위험회피 심리가 자극되면서 2%대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New York Mercantile Exchange)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West Texas Intermediate) 9월 물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2.31%(1.88달러) 감소한 79.49달러(10만3234원)에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10월 물 가격 가격은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2%(1.71달러) 하락한 83.20달러(10만8135원)를 기록했다.

현재 정부는 국내외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 모니터링(Monitoring‧감시)를 강화하고 필요시 시장 안정 조치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전 방기선 기획재정부(장관 추경호닫기추경호기사 모아보기) 1차관 주재로 열린 실무회의에서 방 차관은 “시장에선 지난 2011년 S&P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보다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나, 향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심화하면서 국내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관계 기관 간 긴밀한 공조 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필요시 시장안정을 위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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