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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고금리 국민 고통" 은행 돈잔치 작심 비판…금융당국 대책은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2-14 06:00 최종수정 : 2023-02-28 14:04

"은행, 공공재 성격"…지배구조 투명성 이어 상생 압박
금융당국, 서민금융 확대 검토·손실흡수능력 확충 작업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2023.1.30)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202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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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고금리 기조 속 은행권에 대한 서민 고통 분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은행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바탕으로 성과급과 퇴직금 등 ‘나홀로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다.

윤석열 대통령이 잇달아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나선 데다 은행의 ‘돈 잔치’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직접 지시하면서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서민금융 역할 확대와 손실흡수 능력 확충 등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1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은행 고금리로 인해 국민들 고통이 크다”며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으므로 수익을 어려운 국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이른바 상생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향후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튼튼하게 쌓는 데에 쓰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는 고금리로 서민과 자영업자들의 상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은행들이 이자 이익에 기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며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을 거치며 은행 대출이 늘어난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 등으로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 이자 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기준) 총 15조850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던 2021년(14조5429억원)보다 8.9%(1조3077억원) 늘었다. 실적 호조는 이자이익이 견인했다.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거둬들인 순이자이익은 39조67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4% 증가했다.

역대급 실적을 기반으로 은행 직원이 받는 성과급 규모도 커졌다. 은행권은 올해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300∼400%에 해당하는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주요 시중은행은 연말 연초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평균 3억∼4억원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해 법정퇴직금까지 합한 금액은 6억∼7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많게는 10억원 이상을 받는 직원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상생금융이란 말을 사용했다”며 “어려운 국민과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금융분야에서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배려하자는 취지의 말”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잇달아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이후 토론회에서 “은행은 국방보다도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설립 대신 인허가 형태로 운영 중이고 과거 위기 시 은행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구조조정했던 경험을 우리는 갖고 있다”며 “그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은행의 거버넌스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은행의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과 함께 충당금 확충도 중요하다는 인식이다. 금융위는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 등을 통해 은행권 손실흡수 능력 확충에 나서는 한편 현재 추진하고 있는 취약계층 금융지원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앞으로도 금융당국은 이미 발표된 소비자 금리부담 완화 및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추가적인 정책방안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취약계층 지원프로그램, 이익 사회 환원 등을 추가 확대하는 방안 등을 은행권과 지속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배당보다 손실흡수능력 등 자본 건전성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금감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이 과점 형태로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특권적 지위가 부여되는 측면이 있는 데다 어려움을 겪는 실물경제에 자금지원 기능을 고려하면 손실충당 여력을 충분히 쌓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일부 고위 임원의 성과급 규모가 수십억 내지는 최소 수억 원 이상 된다는 것은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며 “은행 이익을 오롯이 주주와 임원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게 은행의 구조적 독과점 시스템과 여러 기능에 비춰 적절한지 서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하다. 상생과 연대의 정신으로 과실을 나눌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경기상황 등에 대응해 은행이 선제적으로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할 수 있도록 '특별대손준비금'을 적립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올 상반기 중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향후 예상되는 손실에 비해 대손충당금·준비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금융당국이 은행에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당국은 은행권의 취약계층 대상 금융지원이나 사회공헌활동 등도 면밀하게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올해 업무계획 발표에서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실효성 있게 금융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지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지원의 실제 기여도를 분석해 우수 지원사례를 발굴하고 확산되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서는 취약계층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한 금융지원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나 주주행동주의 사모펀드가 주주행동을 예고하며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있고 외국인 주주 등 대외신인도를 감안하면 배당을 조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임직원 성과급과 퇴직금도 노사 합의 사항이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은행의 공공성이나 이익 환원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주주가 있는 민간기업인 만큼 정부의 개입과 압박이 과도하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앞서 은행권은 4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자율적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 이어 3년간 공동으로 총 5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조성해 긴급생계비 대출 재원 기부 등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인 ‘2023 은행 동행 프로젝트(가칭)’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이와 관련해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해 4000억원을 지원하고, 5000억 규모의 사회공헌을 실행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여기에 포함된 프로그램이 통상적 관행 업무에 포함된 걸 포장한 것이 아닌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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