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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부터 상환”…가계 대출자들, 수수료 물더라도 빚 갚는 이유는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2-10-18 19:00 최종수정 : 2022-10-18 21:44

금리 치솟자 이자 부담에 중도상환 급증
신용대출 중도상환 올해 50만건 돌파 전망
“금리 상승기, 수수료 경감 필요” 지적도

“신용대출부터 상환”…가계 대출자들, 수수료 물더라도 빚 갚는 이유는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올해 들어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자 신용대출 만기가 되기 전에 수수료를 내고서라도 중도 상환하는 대출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대출로 투자) 열풍이 주식과 가상자산 등 자산 시장 침체로 수그러든 데다 한국은행의 잇단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계속 커지면서 대출자들이 비교적 쉽게 갚을 수 있는 신용대출부터 갚아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18일 국민의힘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8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중도상환 건수는 총 33만7408건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8개월 만에 작년 연간 건수(34만170건)와 비슷한 규모의 중도 상환이 이뤄졌다.

월평균 중도상환 건수는 지난해 2만8347건에서 올해 4만2176건으로 48.8% 급증했다. 5대 은행 신용대출 중도상환 건수는 2018년 43만4499건(월평균 3만6208건), 2019년 45만8435건(3만8202건), 2020년 43만5010건(3만6250건)이다. 2018년 이후 월평균 중도상환 건수가 4만건을 넘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 가계 신용대출 중도상환 건수는 50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대출 중도상환이 급증한 것은 올 들어 급격한 대출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대출자들이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교적 갚기 쉬운 빚부터 상환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용대출은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 규모가 작은 데다 주택 구매뿐 아니라 주식 투자, 급전 마련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목적을 달성하거나 이자 부담이 커지면 수수료를 부담하고서라도 빚을 갚을 수 있는 여지가 커 중도상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용대출의 금리가 주담대보다 높은 점도 중도상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도상환 수수료도 주담대에 비해 신용대출이 적은 편이다. 시중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중도상환수수료는 0.6~0.8%, 주담대 중도상환수수료율은 1.2~1.4% 수준이다.

주담대 중도상환 규모는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5대 은행의 가계 주담대 중도상환 건수는 2018년 42만1662건(월평균 3만5138건)에서 2019년 39만6087건(3만3007건), 2020년 39만1889건(3만2657건), 2021년 27만2979건(2만2748건), 올해 1~8월 16만1230건(2만153건)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담대의 경우 주택 구매라는 목적이 뚜렷하고 대출 규모가 커 상환 재원 마련이 어려운 만큼 금리가 올랐다고 해서 당장 상환에 나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금리 인상으로 신용대출 중도상환이 늘어나면서 중도상환수수료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은 만기 미스매치에 따른 자금 운용의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 중도상환수수료를 받는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중도상환금액에 대출 잔존기간 비율, 중도상환 요율 등을 고려해 책정된다.

5대 은행이 5년간 중도상환수수료(가계 및 개입사업자, 법인 등 모두 포함)로 벌어들인 돈만 1조154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2474억원, 2019년 2654억원, 2020년 2759억원, 2021년 2269억원, 올해 1~8월 1390억원 등이다.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은행별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은 국민은행이 2881억원이었고, 하나은행(2488억원), 우리은행(2165억원), 신한은행(2123억원), 농협은행(1889억원) 순이었다.

최근 은행권의 건전성이 높아진 상황을 고려하면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시중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17.1%로, 권고 비율(8%)의 두 배를 웃돌고 있다. BIS 비율은 은행의 건전성을 점검하는 핵심 지표다. 윤 의원은 "과거 저금리 대출을 금리 급등 시점에 중도상환 받으면 은행은 더 높은 이자율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게 된다"며 "대출 계약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수익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중도상환 수수료를 경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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