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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빵’ 뚜레쥬르 미국서 화려한 변신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9-26 00:00

CJ푸드빌 中 철수 딛고 美서 흑자행진
품질로 승부…미국서 100개 매장 계약

▲ 김찬호 CJ푸드빌 대표

▲ 김찬호 CJ푸드빌 대표

[한국금융신문 나선혜 기자] CJ푸드빌(대표 김찬호)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가 미국에서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흑자를 냈다. 한때 ‘애물단지’ 소리를 들으며 만년 적자를 기록하던 예전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CJ푸드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뚜레쥬르 직영점 사업을 하던 뚜레쥬르 인터내셔널은 지난 2018년 약 2800만원 흑자를 냈다.

CJ푸드빌 해외 사업 중 최초 흑자 기록이었다. 이어 이듬해 프랜차이즈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해 출범한 CJ푸드빌USA이 지난 2019년부터 계속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2019년 약 15억원, 2020년 약 23억원, 2021년 약 54억원 정도로 그 규모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CJ푸드빌미국 매출은 511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이처럼 현재 미국 베이커리 시장에서 뚜레쥬르가 선전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걸었던 것은 아니었다. CJ푸드빌 해외 시장 진출은 지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진출지는 미국. CJ푸드빌 관계자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미국 시장은 가장 컸기 때문에 첫 진출지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CJ푸드빌 속내는 조금 달랐다. 미국 매장에 ‘해외 1호’라는 타이틀을 부여하긴 했지만 정작 공을 들인 나라는 중국이었다.

2005년 베이징 1호점을 냈고 2007년엔 상하이 1호점을 개점했다. 2014년 아시아 지역 처음으로 중국 내 프리미엄 매장을 열며 고급 베이커리 브랜드를 표방했다. 상하이, 광저우, 충칭까지 4개 지역에 각각 법인도 설립하며 공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국가별로 맞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며 “중국에는 법인을 세우며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출했고 미국은 직영점으로 사업을 시작해 속도면에서는 중국이 월등히 앞서갔다”고 설명했다.

CJ푸드빌은 중국 뚜레쥬르 확장에 심혈을 기울였다. 4개 법인을 거점으로 주요 성(省)별로 공략했다. 하지만 중국시장에서 성장은 기대만큼 순조롭지 않았다. 지금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비비고’가 당시 뚜레쥬르 중국 사업 발목을 잡았다.

CJ푸드빌은 ‘한식의 세계화’를 외치며 중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 비비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하지만 당시 세계 시장에서 한식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았고 오프라인 매장은 적자를 거듭했다. CJ푸드빌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고 급기야 2014년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 뚜레쥬르 미국 20번 째 州 진출1_펜실베니아주 1호 해버포드점 외관.

▲ 뚜레쥬르 미국 20번 째 州 진출1_펜실베니아주 1호 해버포드점 외관.

그 여파가 뚜레쥬르 중국 사업에도 영향을 끼쳤다. 2017년 200개까지 늘었던 뚜레쥬르 중국 매장은 2018년 193개, 2019년 165개로 점차 줄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에서 뚜레쥬르는 매출 4320억원에 누적 영업 손실 840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CJ푸드빌은 중국 시장에서 백기를 들었다. CJ푸드빌은 2019년 중국 현지 사모펀드 호센캐피탈에 중국 사업권을 넘겼다. 중국 진출 14년만에 철수 수순을 밟은 셈이다.

CJ푸드빌은 2020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뚜레쥬르 부문 매각까지 추진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제 값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해 매각은 없던 일이 됐다.

그런데 이런 위기 상황에서 기회가 왔다. 코로나19로 완전히 달라진 시장 상황이 만든 기회였다. 영화 ‘기생충’과 가수 ‘BTS’를 필두로 한류가 전세계적으로 흥행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미국 시장에서 뚜레쥬르가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K-컬쳐에 대해 현지인들이 매우 호의적”이라며 “시장 판도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은 지난 5월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네브레스 3개 주에 뚜레쥬르 신규 매장을 열었다. 7월에는 뉴저지, 캔자스에 매장을 연 데 이어 지난달 텍사스에 2번째 매장을 출점했다. 이로써 뚜레쥬르는 미국 내 총 20개 주에 진출하게 됐다.

미국 시장에서 뚜레쥬르의 이런 성공 비결은 차별화한 제품 경쟁력에 있다. 크루아상, 바게트 등 단일 품목 위주 현지 베이커리와 달리, 한 매장에서 평균 200여 종에 가까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

프리미엄 생크림 케이크의 경우 현지 버터 케이크와 달리 K-베이커리 특징인 촉촉한 생크림을 살려 뚜레쥬르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현지 고객 니즈를 반영한 현지 전용 제품인 망고 생크림 케이크도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 히트했던 순진 우유 크림빵도 현지 베스트셀러 중 하나다. 뚜레쥬르는 현재 미국 내 100개 매장 계약을 완료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미국 내 행정적 절차로 인해 개점이 지연되고 있긴 하지만 현재 약 100개 매장 계약이 완료된 상태”라고 말했다.

5년 연속 미국 사업 흑자를 위해 CJ푸드빌은 미국 내 가맹점으로 영위하는 뚜레쥬르 품질을 한층 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CJ푸드빌 글로벌 사업을 맡았던 안헌수 미국 법인장을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국내 노하우를 해외에 바로 적용하고 현지 인력 뿐 아니라 국내에서 인력을 내보내는 등 신경 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에는 김찬호 CJ푸드빌 대표가 직접 미국을 방문해 현지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정기적 비정기적으로 제품과 시스템을 관리 중”이라며 “점포관리, 마케팅을 비롯해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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