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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KB ‘3파전’…서울시 금고지기 누가 될까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4-12 15:37

‘연 48조’ 예산·기금 관리…상징성·우량 고객 유치
서울시 제안서 접수마감…평가 거쳐 이달 중 확정
“올해도 은행 출연금 규모로 승부 갈릴 것” 전망

(왼쪽부터)진옥동 신한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사진=각사

(왼쪽부터)진옥동 신한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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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연 48조원의 서울시 예산과 기금을 관리하는 서울시금고 사업 입찰 경쟁에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KB국민은행이 뛰어든 가운데 어느 은행이 차기 금고지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금고 운영권을 따내면 내년부터 4년간 전국 시금고 중 최대 규모인 서울시 예산을 굴리면서 각종 유무형의 이득을 취할 수 있어 은행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서울시금고 제안서 접수 마감 결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세 은행 모두 서울시 제1금고, 제2금고를 동시에 지원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이번 입찰에 지원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금융과 전산 분야 전문가 등 민간전문가, 시의원 등이 참여하는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통해 금고 운영 은행을 선정한다. 이달 중 입찰 참여 은행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 평가를 거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업무 취급 약정 체결은 오는 5월 중 이뤄진다.

현재 서울시 1금고(일반 및 특별회계)는 신한은행이, 2금고(기금)는 우리은행이 관리하고 있다. 서울시금고는 1915년 우리은행 전신인 조선상업은행이 금고 약정을 맺은 후 우리은행이 관리해왔지만 2018년 신한은행이 103년간의 독점 체제를 깨는 데 성공했다. 위성호닫기위성호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과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은행장(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PT에 나서는 등 전면전을 벌인 끝에 신한은행이 1점 차로 1금고 지위를 따냈다.

신한은행은 금고 선정기준 중 서울시 출연금 부문에서 우리은행을 제쳤다. 당시 입찰을 앞두고 서울시가 1·2금고(복수) 체제로 개편했는데, 신한은행이 우리은행(1250억원)의 2.4배인 3000억원을 출연금으로 써내면서 1금고 운영권을 따냈다. 신한은행의 약정 기간은 올해 12월 31일로 만료된다. 국민은행은 직전 서울시금고 입찰전에서 고배를 마신 후 올해 재도전에 나섰다.

서울시는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25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20점) ▲시민의 이용 편의성(18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8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7점) ▲그 밖에 사항(2점) 등 6개 분야 19개 세부항목을 평가한다. 최고 득점한 은행이 차기 시금고 우선지정대상이 된다.

이번에 선정되는 은행은 내년 1월 1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4년간 서울시금고를 운영하게 된다. 서울시금고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금고 중 최대 규모인 데다 상징성도 커 은행들이 가장 탐내는 기관영업 중 하나다. 서울시의 예산 규모는 올해 약 47조7000억원에 달한다. 제1금고는 44조2000억원 규모의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2금고는 3조5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맡는다.

서울시금고로 선정되면 서울시 예산과 기금 등을 관리하고 세금 등 각종 세입금 수납과 세출금 지급, 현금 수납·지급, 유가증권 출납·보관, 유휴자금 보관·관리 업무 등을 맡게 된다.

예산 관리를 통한 수수료 이익뿐 아니라 신용도가 높은 공무원과 가족을 비롯한 산하기관 임직원 등 우량 고객 유치와 시·군·구청사 대상 자사 브랜드 홍보 효과 등도 얻을 수 있다.이와 함께 각종 서울시 사업 유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고 향후 25개 자치구 금고 운영권 확보 경쟁에서도 유리해진다는 이점도 있다.

이 때문에 복수 은행 체제를 처음 시도한 직전 시금고 입찰에서는 은행 간 과당경쟁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2018년 서울시 금고 지정 입찰 과정에서 전산시스템 구축비용으로 1000억원을 제시했다가 기관경고와 과태료 21억3110만원을 부과받았다.

당시 금감원은 해당 전산시스템 구축비용 중 393억원은 금고 운영 계약을 이행하는데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사항으로, 서울시에 제공한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서울시 금고 유치전을 총괄한 위성호 당시 신한은행장(현 흥국생명 부회장)에게 주의적 경고(상당)를 통보했다.

은행들은 지자체 금고로 선정되기 위해 협력사업비 명목으로 출연금을 약정한다.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지자체 금고 출연금은 총 1조864억원에 달한다.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출연금 논란이 일자 은행업 감독 규정과 지자체 조례 등이 손질된 상태다. 은행들의 과도한 출연금 지출이 비용부담을 불러오고 향후 대출금리 상승 등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거나 주주 이익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시도 이번 평가 항목에서 ‘협력사업계획(출연금)’ 평가 배점을 4점에서 2점으로 줄이고 대신 ‘서울시에 대한 대출·예금 금리 배점’을 18점에서 20점으로 높였다. ‘관내 무인점포·현금자동인출기(ATM) 설치 대수’와 함께 ‘녹색금융 이행실적’도 새 평가 지표로 추가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출연금 규모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입찰 참여 은행들의 신용도나 재무구조 안정성이 모두 양호해 점수 차가 유의미하게 벌어지기 어렵고 신설된 항목의 변별력도 크지 않아 결국 금리와 출연금 규모가 당락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과당경쟁 지적이 계속되면서 올해는 3000억원이 상한선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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